26.06.10 06:11최종 업데이트 26.06.10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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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자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이정민

오세훈 서울시장이 6·3 지방선거 승리로 보수진영의 유력 대선주자로 뛰어올랐지만 넘어야 할 벽이 만만치 않습니다. 당장 '명태균 사법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투표 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재선거' 논란도 변수로 등장했습니다. 서울시장 공약으로 내건 주택 공급 확대 등 부동산 문제 해결도 발등의 불이 됐습니다. 지난 임기 때와는 달리 '여소야대' 서울시의회와 여당 구청장 대거 당선으로 시정 운영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기 대선을 노리는 오 시장이 이제부터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오 시장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는 10일 재개되는 명태균 사건 재판입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정치브로커 명씨로부터 제공받은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로 특검에 의해 기소됐습니다. 오 시장은 명씨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비용을 대납시킨 혐의는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 측은 김건희의 명태균 여론조사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점을 들어 무죄를 자신하고 있지만, 사건 구조가 다르다는 점에서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오 시장이 비용 대납 과정에 관여했거나 이를 인식했는지를 특검팀이 얼마나 입증했는지가 관건이라는 게 법조계 전망입니다.


오 시장 재판은 현재 마무리 국면이어서 다음 주 결심공판이 끝나면 내달 중 1심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특검법은 공소제기일로부터 1심은 6개월, 2·3심은 각각 3개월안에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르면 12월 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잃게 됩니다. 지방자치법은 지자체장이 피선거권을 박탈당할 경우 즉시 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으로선 재판 결과에 따라 시장직을 상실할 수 있는 사법리스크 속에 임기 초반을 맞게 된 셈입니다.

공약으로 내건 주택 공급 속도전 발목 잡을 가능성

오 시장 당선에 힘을 실어준 '부동산 표심'이 거꾸로 족쇄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오 시장은 이번 선거중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오 시장은 당선 후 인터뷰에서 "선거를 겨냥해서 급조한 정치 공약이 아니라 담당 공무원들의 객관적인 행정보고"라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공공중심으로 주택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중인 상황에서 오 시장의 민간정비 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따릅니다. 오 시장이 10년에 걸쳐 서울시 주거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실제 착공과 공급실적이 미미했다는 점에서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오세훈표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집값이 단기적으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이 높은 강남권과 주요 역세권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될 경우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시의 정비사업 속도전이 전세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서울 도심 내 대규모 정비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발생하면서 전세 물량이 줄고 임대료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오 시장에게는 부동산 문제가 차기 대선 가도의 발판이 될 수도 있지만 무리한 속도전으로 부작용이 커질 경우 자칫 '토허제 해제' 파동 때처럼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오 시장이 5선 시장으로서 성과를 내려면 시의회의 협조가 절실한 데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오 시장이 한강버스나 '감사의 정원' 같은 역점 사업을 큰 제약없이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시의회를 국민의힘이 장악해서였지만, 이번 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70% 가까운 의석을 확보해 구도가 역전됐습니다. 시의회는 시예산안 확정과 조례 제·개정 권한 등을 갖고 있어 시의회가 반대하면 시장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거의 없습니다. 오 시장으로선 2011년 민주당이 다수였던 서울시의회가 추진한 '무상급식 조례'에 반발해 주민투표를 강행했다가 시장직에서 물러난 악몽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기 대선을 내다보는 오 시장은 모든 초점을 이재명 정부 비판에 맞춘 모습입니다. 심지어 투표 용지 부족 사태에 "선관위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것처럼 돼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두 대통령 책임"이라며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전국적인 재선거에는 선을 긋고 있지만, 부분 재선거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강경 보수 세력을 의식해 부정선거 음모론에 단호하게 선을 긋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오 시장이 진정 대권을 꿈꾸고 있다면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 성과로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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