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경선 진출한 정청래·김민석·송영길 후보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본경선에 진출한 정청래(왼쪽부터)·김민석·송영길 당대표 후보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
남소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나선 송영길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 사건 조작기소 특검에서 '공소취소' 권한은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전당대회에서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특검에 사실상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을 발의했으나 비판 여론이 일자 6·3 지방선거 뒤로 논의를 미뤄둔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안의 민감도가 워낙 높아 지방선거가 끝났는데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의힘과 보수언론에선 공소취소 문제를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공격하는 단골 소재로 활용하는 등 정권의 부담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소취소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전당대회 후보 가운데 송 후보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지난 23일 보도된 인터뷰에서 "조작기소 특검을 추진하되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은 빼야 한다"면서 "공소취소 여부는 (조작기소 정황이 드러나면) 검찰이 결자해지하게 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안팎에선 송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을 염두에 두고 이슈를 선점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특히 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송 대표가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 배제를 언급한 것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편에선 이런 발언이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거쳐 나온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공소취소의 현실성과 효과를 둘러싼 의문
공소취소 문제는 진보진영 내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인식됩니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민주당에서 특검법을 발의해 보수결집을 부추기고 중도층 여론이 악화되는 등 선거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입니다. 서울과 대구, 경남 등의 지자체장 탈환에 실패하고 부산북갑과 평택을 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것도 공소취소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런 기류는 선거가 끝나고도 여전히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국민의힘에선 "공소취소 특검 발의하면 탄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가 하면 "김민석이 당대표가 되면 공소취소를 추진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퍼트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지층 내에서도 공소취소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이 받는 재판을 취소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형사법의 대원칙인 '자기 사건의 심판 금지'와 '이해충돌 방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주장이 진보적 학계와 법조계에서도 나옵니다. 이런 법적 쟁점을 돌파하려면 여론의 강력한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지방선거 후 여권이 처한 현실은 역부족이라고 인식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일각에선 공소취소의 현실성과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조작기소 특검법이 통과돼 특검에 권한이 부여되더라도 실제 이를 행사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는 얘기입니다. 수사에서 납득할만한 공소취소가 밝혀지면 모르겠지만 애매한 결론이 나올 경우 특검이 공소취소를 강행하는 부담을 지겠느냐는 겁니다. 이와관련해 법조계 일각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지난 23일 국회를 통과한 종합특검법 연장안에 공소유지 변호사 제도를 둔 것이 조작기소 특검법의 공소취소변호사와 연결된 일종의 '예행연습'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힘 받는 '선 특검법 시행, 후 공소취소' 의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21
연합뉴스
이런 이유로 '선 특검법 시행, 후 공소취소' 의견이 힘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 사건에서의 강압 수사와 진술 회유 등을 규명하기 위해 특검 수사를 진행한 뒤 조작기소가 사실로 드러나면 검찰이 스스로 공소취소를 하도록 하자는 주장입니다. 조작기소가 명백히 밝혀졌는데도 검사들이 공소를 취소하지 않으면 그때 가서 특검법을 개정하면 된다는 겁니다. 법원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공소기각을 선고하는 경우도 상정할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연관된 공소취소는 법률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입니다. 이 문제를 잘못 건드리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국정 운영 전반에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1심 당선무효 판결(정치자금법 위반 벌금 1000만 원)로 내년 초에 열릴 가능성이 커진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물론 내후년 총선에서도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공소취소 문제를 길게 끌면 끌수록 여권은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조만간 진행될 전국 순회경선에서 후보들이 확실한 입장을 갖고 조속히 정리하는 게 바람직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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