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순창> 7월 15일자 1면. '최영일 군수 개인 의혹..왜 군청이 나서느냐'는 제목으로 <한겨레 21>과 <연합뉴스>에 실린 관련 기사를 소개하고 있다.
열린순창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아 6.3지방선거 때 재선한 군수가 지난 7월 1일 임기를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그날부로 이상한 일이 벌어진 지역이 있다. 군수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한 언론사에 구독 중단과 '보도자료 제공 중단'을 하겠다는 통보가 이뤄진 것이다.
2026년 7월 1일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전라북도 순창군에서 벌어진 일이다. 권위주의 정권의 언론탄압을 연상케 하는 일이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군수에 의해 벌어진 것이다.
순창군으로부터 구독 중단 통보를 받은 언론은 <열린순창>이다. 해당 매체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최영일 순창군수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된 검증 보도를 진행했다. 총 11건이었다.
최영일 순창군수는 선거가 끝난 후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원회에 해당 기사들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 요구는 위원회에 의해 기각됐다. 공직후보자에 대한 검증 보도는 폭넓게 인정되어야 한다는 차원의 결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언론중재위의 이런 판단에도 불구하고, 순창군청에 의해 구독 중단과 보도자료 제공 중단 통보가 이뤄졌다(이와 관련 군청측은 "선거기사심의위원회에 시정 요구를 한 것은 군수 후보자 개인으로서 공직선거법이 보장한 방어권을 행사한 것일 뿐이며, 이번 행정 조치와는 무관한 별개의 사안"라고 밝혔다 - 편집자 말). <열린 순창>은 군청 공보팀장이 해당 통보를 했다고 밝혔지만, '이런 결정이 팀장 선에서 이뤄질 수 있을까'란 의문이 든다.
필자는 사안을 정확하게 확인해보기 위해 순창군에 정보공개청구를 해 보았다. 순창군으로부터 공개받은 '2026년 행정관서 신문구독료 집행계획 변경'이라는 문서를 보면, 순창군이 <열린 순창>을 구독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순창군청으로부터 정보공개받은 ‘2026년 행정관서 신문구독료 집행계획 변경' 문서
순창군
한 해가 시작되는 시점도 아닌 7월 1일부터 갑자기 특정 언론에 대해 구독 중단을 결정하는 건 이상한 일이다.
더구나 그 지역언론은 순창군청의 각 부서가 보는 것이다. 예산은 순창군 기획예산실에서 집행되더라도, 실제 구독은 순창군의 각 부서가 한다. 이는 순창군청의 공무원들에게 갑자기 특정언론은 보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순창군수는 어떤 입장일까? 순창군수는 자신이 구독 중단에 대해 보고를 받은 것까지는 인정하고 있다. 순창군의회에서 무소속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서 구독 중단 경위에 대해 추궁하자, 보고받은 것까지는 인정했다. 그러나 최영일 순창군수는 기획예산실장 전결사항이어서 자신이 결재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열린 순창>이 진행한 11건의 검증 보도는 기획예산실장에 관한 것도, 부군수에 관한 것도 아니었다. 이해당사자는 군수였다. 따라서 형식을 '보고'로 했더라도 사실상 군수가 결정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품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순창군의 또 다른 문서를 봐도, 신문구독료는 군수 선까지 직접 챙기는 사안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필자가 순창군으로부터 공개받은 또 다른 문서인 '2026년 제2회 추경예산 대책보고'를 보면, 신문구독료·광고료 문서의 결재라인에 군수까지 표시되어 있다.
▲필자가 순창군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해 받은 ‘2026년 제2회 추경예산 대책보고’ 문서
순창군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이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정치적, 법적 책임은 순창군수에게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언론자유 침해'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하지만 이 지점에서 필자가 가장 궁금한 것은 최영일 군수를 공천한 민주당의 입장이다. 이명박-박근혜-윤석열 정권은 비판적인 언론들을 탄압했다. 그리고 민주당은 그때마다 그런 행태에 대해 맹렬하게 비판했다.
지금 순창군수가 <열린 순창>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일은 민주당이 보수 정권 시절 그렇게 질타하던 언론 자유 침해 행태와 다름없다. 구독 중단이라는 방식으로 특정 언론에 재정적인 압박을 가하겠다는 것이고, 보도자료 제공 중단이라는 방식을 통해서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런 식의 언론 자유 침해를 더 이상 방관하면 안 된다. 자당 소속 군수의 반민주적 행태도 규율하지 못하는 정당을 국민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 따라서 민주당 중앙당 차원에서 <열린순창>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와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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