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23 07:26ㅣ최종 업데이트 26.09.2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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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기름값 18주째 하락
▲주유소 기름값 18주째 하락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정부의 최고가격제 영향으로 전주 대비 소폭 내리며 1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20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지난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셋째 주(13∼1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0.5원 내린 1천858.6원이었다.연합뉴스

22대 국회가 시작된 2024년 5월 30일부터 연말까지, 국회의원들의 정치자금 지출내역에서 확인된 주유비는 5억 160만 원이었다. 실제 주유비가 확인된 의원은 204명, 결제 건수는 5703건에 달했다. 국회사무처가 의원실마다 차량유류비를 별도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에서 자동차 이용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국회의원에게 자동차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서울과 지역구를 오가고 여러 지역을 하루에도 수차례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동차 이용 여부보다, 어떤 자동차로 이동하고 있는가에 가까워진다. 고유가가 일상이 되고 수송부문의 탄소감축이 중요한 과제가 된 상황에서, 관련 법과 예산을 결정하는 국회의원들의 이동 방식도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정치자금에서 확인된 기름값 5억 160만 원

정보공개센터는 <오마이뉴스>가 <경향신문> <뉴스타파>와 함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구축한 2024년 22대 국회의원 정치자금 수입·지출 자료를 분석했다. 분석기간은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2024년 5월 30일부터 12월 31일까지이며, 선거자금은 제외했다. 분석 결과 휘발유·경유 계열의 실제 주유비 지출이 확인된 국회의원은 204명, 주유 거래는 5703건, 금액으로는 5억 160만 2961원이었다.


이 금액은 국회의원 차량 이용에 들어간 전체 기름값이 아니다. 실제 주유비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거래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개인 비용으로 낸 주유비는 정치자금 자료에 잡히지 않아 확인할 수 없고, 국회사무처가 의원실별로 지원하는 차량유류비 월 110만 원과 차량유지비 월 35만 8000원도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5억 160만 원은 공개된 정치자금 지출내역에서 주유비로 확인되는 금액이다. 따라서 이번 분석에서 확인된 5억 160만 원은 국회의원들이 자동차에 쓴 전체 비용이 아니라, 공개된 정치자금 지출내역에서 주유비로 확인할 수 있는 규모다.

7개월 동안 태운 기름, 탄소로 계산하면

정치자금에서 확인된 주유비를 바탕으로 이 정도의 연료를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탄소배출량도 계산해봤다. 정치자금 자료에는 유종과 주유량이 기록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5억 160만 2961원을 모두 휘발유에 사용한 경우와 모두 경유에 사용한 경우를 각각 가정해 보았다.

2024년 전국 평균 판매가격을 적용하면 5억 160만 2961원은 휘발유 약 30만 4611리터, 경유 약 33만 3801리터에 해당한다. 여기에 국가 온실가스 산정에 사용되는 배출계수를 적용하면 차량에서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직접 이산화탄소는 모두 휘발유였을 경우 약 663톤, 모두 경유였다면 약 860톤으로 추정된다.

실제 유종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정확히 이만큼의 탄소를 배출했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공개된 정치자금 자료에서 확인되는 주유비만으로도 수백 톤 규모의 직접배출이 발생하는 수준이라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같은 거리를 전기차로 이동했다면

5일부터 낮시간 전기차 충전 할인
▲5일부터 낮시간 전기차 충전 할인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느는 가을을 맞아 5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휴일 낮 시간대 전기차 충전 요금이 할인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5일에서 내달 31일 사이에 있는 21일의 주말과 공휴일에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전기차 충전 전력 요금을 50% 할인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4일 서울시내 한 충전소에서 충전중인 전기차. 연합뉴스

국회의원들이 자동차 이용 자체를 당장 크게 줄이기 어렵다고 한다면, 같은 이동을 어떤 차량으로 하느냐에 따라 비용은 얼마나 달라질까.

전체 주유비를 휘발유 구입에 사용했다고 가정하고 평균연비 11.2km/L를 적용하면 이동거리는 약 341만km다. 같은 거리를 평균 전비 4.96km/kWh인 전기승용차로 이동하고 2024년 당시 환경부 공공 급속충전요금을 적용하면 충전비는 약 2억 2313만~2억 3882만 원으로 추정된다.

주유비와 비교하면 약 2억 6279만~2억 7847만 원, 비율로는 52.4~55.5% 적은 금액이다. 실제 차량의 연비와 충전방식에 따라 비용은 달라질 수 있지만, 같은 거리를 이동해도 차량 선택에 따라 에너지 비용에 상당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정치자금 지출내역에서도 전기차를 이용한 사례가 확인됐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내역에는 2024년 6월부터 12월까지 '차량 충전비', '의정활동 차량 충전비', '전기차 충전' 등의 지출이 반복적으로 나타났으며, 취소된 거래를 반영한 순지출액은 약 97만 3000원이었다. 의정활동을 위해 자동차 이용이 불가피하다면, 무공해차를 이용하는 것은 이미 충분히 가능한 선택이다.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의 자동차

공공부문에서는 이미 신규 차량을 무공해차로 전환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2025년 공공기관이 신규 구매·임차한 전환 대상 차량 8271대 가운데 7826대, 94.6%가 전기·수소차 등 무공해차였다.

반면 국회의원 소유차량과 국회 등록차량의 90% 이상은 여전히 내연기관차다. 물론 국회의원 차량에 법적으로 공공기관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자동차 소유 현황이나 주유비만으로 개별 의원의 기후위기 대응을 평가할 수도 없다. 다만 국회의원은 온실가스 감축과 자동차 전환에 필요한 법과 예산을 결정하는 사람들인 만큼, 정책 결정자들의 자동차 이용과 선택 역시 정책이 향하는 방향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보공개센터와 녹색교통운동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국회의원과 중앙부처장, 광역지방자치단체장 등을 대상으로 '고위공직자 자동차 탄소제로 실천 약속 캠페인'(https://www.changemycar.kr/)을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은 자동차 이용 대신 대중교통과 자전거로 이동하고, 자동차 이용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배출가스 없는 무공해차를 선택하겠다는 약속에 현재까지 우원식, 손솔, 한창민 의원 등 11명의 국회의원들이 동참했다.

국회의원의 자동차 이용에는 적지 않은 비용과 탄소배출이 함께 따라온다. 하나 하나가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자동차 이용 자체를 줄이고, 이용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어떻게 탄소를 줄일 것인지 정책 결정자들의 이동에서부터 에너지 전환이 시작 될 수 있도록 의지와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정보공개센터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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