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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은 무슨 날이었을까? 달력을 보니 금요일이었다. 공무원들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크게는 대한민국을, 작게는 지역과 군민을 위해 근무하는 날이다.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을 이렇게 사실 확인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전북 진안군 행정지원과 홍보담당을 비롯해 담당자 전원은 이날 특별한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진안군청 홍보담당 전원이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홍보담당 공무원 네 명이 전부 자리를 비울 만큼 중요한 일이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 하고 알아보니 진안군 주재기자단이 나들이를 떠난 '군산 선유도'에 함께 간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지원과 이원재 과장 설명에 따르면, 주재기자단에서 홍보담당 공무원들을 초청했단다.

 

군의 정책을 홍보해야 하는 홍보담당 직원들이 기자들과 관계를 맺는 것은 분명 업무의 한 방향이겠지만 그것이 업무의 전부가 아닐 텐데 평일에 담당 공무원이 전부 주재기자단을 따라 선유도 나들이에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또 이날 공무원들의 선유도행을 업무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그냥 나들이로 보아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이원재 과장은 이에 대해 질문하는 기자에게 "주재기자단과 함께 선유도에 간 것은 군정 홍보의 한 방편이다"라고 답했다. 동의할 수 없지만 이 과장은 여하튼 이날 선유도행을 중요한 업무로 본 것이다.

 

그러면서도 예산을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묻자 "출장비는 지급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공식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에게 출장비를 지급하지 않았다면 이것은 너무한 처사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비용 전체를 기자들이 댔어도 공무원 개인이 부담을 했어도 문제다. 그러고도 부족했는지 한마디 덧붙였다.

 

이 과장은 "홍보계 직원들이 토요일 일요일도 잊은 채 계속 애쓰고 있다. 많이 지쳐 있다. 이번 주 토요일(18일)에도 나와야 하고…"라며 말이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과장 입장에서는 날씨 좋은 봄날 부하직원들에게 선유도 나들이라도 시켜주고 싶었던 애틋한 심정이었는지 모르겠다.

 

사무실을 찾았을 때 만나고 싶은 담당 공무원 모두가 기자들과 함께 선유도를 간 사실을 알고는 화들짝 놀란 것이 비단 나뿐이었을까 궁금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리를 비우고 담당 직원 전체가 함께 갈 만큼 중요한 업무는 아닌 것 같다.

 

끝으로 "직원들끼리만 갔다면 궁색한 변명이겠지만 기자들과 함께 간 것이다"라고 답하는 이원재 과장의 말은 지금 현재 우리 군에서 생각하고 있는 '홍보'의 개념이 어떤 수준인지를 짐작케 한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 기자실 폐쇄와 취재관행 변화가 요구된 것은 한 순간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문제가 쌓이고 쌓여 변화를 요구했던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홍보담당 공무원들의 평일 선유도행에 대한 군 차원의 명확한 사실 확인과 해명이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진안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진안#진안군#주재기자#선유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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