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추가하는 라모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말 무사 1루 두산 라모스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 점수 추가하는 라모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말 무사 1루 두산 라모스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두산이 안방에서 kt와의 더블헤더를 쓸어 담으며 파죽의 8연승을 내달렸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경기에서 1차전 장단 14안타를 치며 12-4, 2차전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때려내며 8-4로 승리했다. 지난 3일 LG트윈스와의 어린이날 시리즈를 시작으로 최근 8경기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8연승 행진을 달린 두산은 2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줄였다(24승 19패).

두산은 1차전에서 신예 최준호가 6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프로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했고 2차전에서는 '토종에이스' 곽빈의 6이닝 8탈삼진 무실점 역투가 돋보였다. 타석에서는 허경민과 양의지가 더블헤더 2경기에서 나란히 5안타를 추가한 가운데 이 선수의 맹타가 돋보였다. 시즌 3호 홈런을 포함해 더블헤더 2경기에서 3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을 적립한 두산의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가 그 주인공이다.

기복 심했던 두산 외국인 타자의 활약

두산은 2017 시즌이 끝나고 2년 동안 타율 .301 275안타 51홈런 171타점 151득점을 기록한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꾸준했던 정규리그에 비해 가을야구에서의 활약(타율 .278 1홈런 3타점 1득점)이 다소 아쉬웠고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즈에게 패해 3연패에 실패하면서 팀 구성에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당시 두산은 에반스뿐 아니라 정규리그 14승을 따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의 재계약도 포기했다).

하지만 2년 동안 51홈런을 때린 검증된 타자 에반스와의 재계약 포기는 결과적으로 두산에게 뼈 아픈 실책이 됐다. 두산은 2018년 새 외국인 타자로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스위치히터 외야수 지미 파레디스를 영입했지만 파레디스는 21경기에서 타율 .138 1홈런 4타점 7득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퇴출됐다. 파레디스의 대체선수였던 스캇 반 슬라이크(12경기 타율 .128 1홈런 4타점) 역시 없느니만 못한 외국인 타자였다.

2018년 외국인 타자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른 두산은 또 한 번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고 2019년에는 타격에 특화된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데려왔다. 그리고 두산은 '페르난데스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페르난데스는 2019년 타율 .344 197안타 15홈런 88타점 87득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페르난데스는 2020년에도 199안타와 함께 21홈런 105타점 104득점으로 리그 최고수준의 외국인타자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페르난데스는 두산 유니폼을 입은 네 번째 시즌이었던 2022년 .309의 타율과 157안타를 기록하고도 홈런이 6개로 뚝 떨어졌고 한 시즌 최다 병살타 신기록(34개)을 세우며 두산의 9위 추락에 큰 원인을 제공했다. 그렇게 KBO리그에서 4년 동안 타율 .328 723안타 57홈런 351타점 316득점을 기록한 페르난데스는 2022시즌을 끝으로 두산과의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한국무대를 떠나게 됐다.

두산은 2023년 호세 로하스라는 우투좌타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영입해 코너 외야수로 활용했다. 로하스는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253 19홈런 65타점 52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무난해 보이는 성적에 비해 좌투수 상대 OPS(출루율+장타율)가 .615에 불과했을 정도로 좌완에 약점이 있었고 득점권 타율도 .255로 평범했다. 결국 두산은 2023년 12월 새 외국인 타자 라모스와 계약하면서 로하스와의 인연을 마무리했다.

최고의 타격감에도 전략적 하위타선 배치
 
라모스 '2점 홈런!' 4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1사 1루 두산 라모스가 2점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라모스 '2점 홈런!' 4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1사 1루 두산 라모스가 2점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스위치히터 외야수 라모스는 지난 2022년 kt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서 활약하며 야구팬들에게 선을 보인 바 있다. 당시 라모스는 18경기에서 타율 .250 3홈런 11타점 10득점을 기록하면서 국내리그에 적응하고 있었지만 4월 23일 NC전에서 발가락에 사구를 맞는 부상을 당하면서 앤서니 알포드와 교체됐다. 라모스는 2023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활약하다가 12월 두산과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했다.

라모스는 많은 홈런을 때리는 거포형 타자는 아니지만 2023년 트리플A에서 타율 .318 13홈런 55타점 OPS .954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리모스는 중장거리형 타자로서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에 어울리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라모스는 아내의 출산 때문에 스프링캠프 합류가 다소 늦어졌지만 시범경기에서 9경기에 출전해 타율 .333(27타수 9안타) 7타점 3득점을 기록하면서 정규리그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라모스는 시즌 개막 후 11경기에서 타율 .178 무홈런 8타점 3득점으로 부진하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일부 두산팬들은 파레디스의 악몽을 떠올리며 하루 빨리 대체선수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렇게 SSG 랜더스 투수 로버트 더거와 함께 1호 방출 선수 후보로 떠오르던 라모스는 보름의 조정 기간 끝에 1군에 복귀했고 복귀 후 외국인 타자다운 활약을 선보이며 두산 타선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4월1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복귀전에서 3안타 4타점 2득점을 폭발한 라모스는 23일 NC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고 5월에 열린 9경기에서는 타율 .452(31타수 14안타) 2홈런 6타점 8득점 무삼진으로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라모스는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친정(?) kt와의 3연전에서도 6안타 2홈런 5타점 5득점을 기록하면서 두산의 8연승을 견인했고 .178까지 떨어졌던 시즌 타율도 어느덧 .301까지 끌어 올렸다.

2군에 다녀온 후 19경기에서 타율 .382(68타수 26안타) 4홈런 18타점을 기록 중인 라모스는 현재 두산 타선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강승호와 양의지, 양석환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8연승 기간에도 라모스를 한 번도 중심타선에 배치하지 않았다. 가장 타격감이 좋은 외국인 타자가 하위타선에 배치될 정도로 현재 분위기가 좋은 팀이 바로 8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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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두산베어스 헨리라모스 5월폭발 외국인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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