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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녹색산업의 세계 전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도청과 사단법인 우리들의 미래가 공동 주최한 '녹색산업의 글로벌 쇼케이스를 위한 제주 그린빅뱅 전략' 컨퍼런스가 지난 12일 오후 2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컨퍼런스는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등 상호연관성이 깊은 산업 간의 시너지를 통해 녹색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 아래 개최됐다.

컨퍼런스 축사를 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바람이 많은 제주의 자연 특성을 살려 2030년까지 모든 에너지원을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자급하는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며 "도는 확고한 정책적 목표가 설정돼 있고,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등 녹색관련 산업 간의 상호작용성을 통한 여건도 잘 구비돼 있어 세계 녹색산업의 전시장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본프리아일랜드' 비전 실현을 위해 2020년까지는 인프라 확충과 시장 형성에 집중하겠다"며 "제주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를 만드는 일을 2017년까지 마무리 하고 2030년까지 약 37만대의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축사를 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축사를 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 온케이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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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지사는 지난해 7월 취임 당시 제주도를 녹색산업의 대표지역으로 만들 것이라 약속하고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제주 2030'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는 "한정된 재원을 가지고 어떻게 시장을 형성할 것인지를 놓고 중앙정부, 다른 지자체, 투자자, 금융권과 연결해서 유효 시장을 앞당기는 데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에 부는 스마트 에너지 바람

이날 컨퍼런스에는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을 지낸 김상협 우리들의 미래 대표가 '기후변화 시대의 Game Changer와 그린빅뱅 전략'이란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다.

김 대표는 "제주도는 녹색산업의 세계적 교두보가 될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제주 남단에 위치한 작은 섬인 가파도는 탄소 없는 섬으로 거듭나 수만 명에 방문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고 전했다.

가파도의 전기는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되고 있다. 바람과 햇볕이 발전의 근원이다. 또 날씨에 좌우되는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설치돼 있다. 여기에 가파도의 교통수단은 전기자동차다. 이러한 상황이 가능한 이유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로 추진한 제주 스마트 그리드(에너지인터넷) 실증사업 때문이다.

 기조연설 중인 김상협 우리들의 미래 대표
 기조연설 중인 김상협 우리들의 미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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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제주는 신재생에너지인 바람자원이 풍부하고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과 전기저장장치 사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 전기차 사업의 최적의 공간"이라며 "올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될 제21차 세계기후변화총회에서 제주를 중심으로 진행한 녹색산업 성과를 발표해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녹색사업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2020년까지 그린빅뱅의 시장규모를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2000∼3000억 달러, 에너지저장장치는 400∼700억 달러, 전기차 100∼300억 달러, 스마트그리드 300∼600억 달러로 예상한다"며 "4개의 규모를 합쳤을 때 보수적으로 산정한다 해도 3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들 산업이 상호작용해 시장규모를 더욱 넓힌다면 1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동 기조발표를 한 송경열 맥킨지 클린테크부문 대표는 "2020년 정도면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사용 비중의 30~4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전기차의 경제성이 가솔린차와 비슷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2030년에는 태양력과 풍력으로 대표되는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세계 3대 에너지원으로 성장하게 되면서 스마트그리드가 그린빅뱅 시대를 여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조발표를 한 송경열 맥킨지 클린테크부문 대표
 기조발표를 한 송경열 맥킨지 클린테크부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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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최근 국내기업들은 유가하락으로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분위기지만 세계 글로벌 기업들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우리가 주저하는 사이 상당히 뒤처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확고한 리더십과 통찰력으로 전략을 갖고 대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녹색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위한 녹색사업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수요관리정책단장은 "정부 정책을 만들면서 어려운 부분은 녹색산업의 경제성과 신뢰성"이라며 "하지만 정부는 현재 녹색산업 발전을 위해 투자와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원칙을 세웠기 때문에 기업들이 녹색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플레이 그라운드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개선해야 할 문제도 많아... 정책·인프라 지원돼야

현재 국내 녹색산업 현실에 대한 문제점 및 개선사항도 제기됐다.

문승일 서울대학교 교수는 "현재 전기차 산업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은 충전인프라가 부족해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라며 "제주도에 완벽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만들고 인증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전기자동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조금 제도에 의존하는 정책을 탈피해 제주를 세계적인 전기차 플랫폼으로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승일 서울대 교수
 문승일 서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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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교수는 "전기차 산업 활성화의 부진은 보조금 제도에 의존하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중요한 시기인 현재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기차 수요를 창출하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지 못하면 이웃나라 중국에게 밀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연간 12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섬이자 법·제도 개선이 용이한 제주도는 글로벌 전기차 플랫폼이 되기에 충분하다"며 "앞으로 제주지역에 늘어날 전기차를 감당할 수 있는 전력계통을 재검토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훈 KT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조성 등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녹색산업 관련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됐지만 산업 자체는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비즈니스모델을 소비자 쪽에 맞추고 여러가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센터 조직 등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이는 글 | 김태환(kth1984@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그린빅뱅#김성훈#스마트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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