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피겨 간판'들이 한국으로서는 처음 참가하는 국제 대회에 나선다. 사진은 이해인(왼쪽)과 차준환(오른쪽).

'새로운 피겨 간판'들이 한국으로서는 처음 참가하는 국제 대회에 나선다. 사진은 이해인(왼쪽)과 차준환(오른쪽). ⓒ 박장식

 
'피겨 여왕'조차 밟지 못했던 세계 피겨 '별들의 무대'에 대한민국 선수들이 당당히 오른다.

13일 오후부터 일본 도쿄 체육관에서 열리는 ISU 주관의 2022-2023 시즌 마지막 대회인 피겨 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 이번 시즌 세계랭킹이 높은 6개 국가를 초청해 남녀 싱글·아이스댄스·페어 종목에서의 종합 순위를 계산해 자웅을 겨루는 대회인 월드 팀 트로피에 한국 선수들이 출전한다.

지난 2009년 처음 시작해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대회인 월드 팀 트로피는 '피겨 여왕' 김연아조차 밟지 못했던 무대다. 여자 싱글 뿐만 아니라 남자 싱글, 아이스댄스 등 다른 종목에서의 성적도 필요했던 탓이다.  

피겨 유일의 국가대항전... 한국 첫 초대장 받았다

월드 팀 트로피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들이 국가 소속으로 치러 종합 순위를 가려내는 국가대항전이다. 동계 올림픽의 단체전과 비슷하다. 한국이 이러한 국가대항전에 참전한 것도 안방에서 열린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정도 외에는 전무했다.

특히 월드 팀 트로피는 6개 국가만 출전하는데, 지금까지 일곱 번의 대회가 열렸지만 일본과 미국, 러시아, 그리고 캐나다와 프랑스가 매 해 출전권을 놓치지 않으면서 사실상 1개의 출전권을 두고 여러 국가가 다투는 형국이었다. 결국 한국은 김연아 선수의 현역 시절에도 단 한 번의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달랐다. 여자 싱글은 물론 남자 싱글, 심지어 아이스댄스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드러냈다. 여자 싱글 이해인(세화여고)은 김연아 이후 첫 사대륙선수권 금메달에 이어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낸 첫 번째 선수가 되었고, 김예림(단국대) 역시 사대륙선수권 은메달과 유니버시아드 동메달을 따냈다.

남자 싱글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계선수권 메달 하나가 없었던 대한민국에서 차준환(고려대)이 쟁쟁한 메달 후보들을 물리치고 은메달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한국에서 막힘 없는 활약을 펼쳤던 이시형(고려대) 역시 월드 팀 트로피 무대에 차준환고 함께 오른다.

아이스댄스에서도 '특급 유망주'가 등판했다. 임해나-예콴 조가 그렇다. 캐나다에서 결성해 현재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서고 있는 임해나-예콴 조는 이번 시즌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로 은메달을 따내며 주니어 무대를 마쳤다. 결국 두 선수의 첫 시니어 데뷔 무대가 '별들의 전쟁'이 된 셈이다.

페어에서는 월드 팀 트로피를 통해 '데뷔 무대'를 갖는 선수들도 있다. 조혜진-스티븐 애드콕 조는 지난해 결성된 팀이다. 이번 경기를 시작으로 국제무대 데뷔전을 갖는데, 이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때의 김규은-감강찬 조 이후로는 처음이다.

차준환 주장으로... 첫 출전에 첫 메달 꿈 이룰까
 
 이번 월드 팀 트로피에 주장으로 선임된 차준환 선수.

이번 월드 팀 트로피에 주장으로 선임된 차준환 선수. ⓒ 박장식

 
현실적으로 종합 금메달은 쉽지 않다. 이번 대회는 전통적인 피겨 강국인 일본과 미국 선수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특히 차준환을 제외하고는 피겨 스케이팅에서 단체전을 경험해 본 선수도 없다. 여러 차례 출전했던 국가들을 상대로 메달 경쟁에 나서야 한다.

물론 변수도 많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본 남자 피겨의 우노 쇼마가 기권하면서 일본의 금메달 수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현장에서의 컨디션 역시 가장 큰 변수다. 이번 대회 주장을 맡은 차준환은 지난 11일 출국길에서 "컨디션이 좋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월드 팀 트로피는 남녀 싱글의 경우 1위는 12점, 2위는 11점으로 시작해 마지막 12위가 1점을 가져가는 형태로 진행된다. 아이스댄스와 페어 역시 1위는 12점으로 시작해 6위가 7점을 가져간다. 결국 남녀 선수 네 명이 최대한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게 중요하다. 

한편, 월드 팀 트로피는 13일 오후 3시 개막식을 갖는다. 오후 3시 50분부터 아이스 댄스 리듬 댄스가, 오후 5시 15분부터 여자 싱글 쇼트가, 오후 7시 25분부터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사흘 동안의 바쁜 일정 속에서 한국 선수들이 어떤 고지에까지 오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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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팀 트로피 피겨 스케이팅 이해인 차준환 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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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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