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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나봐요." 농촌 사람들은 요즘 무자비하게 쏟아져 내리는 눈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월 중순께 20년만에 쏟아지는 눈으로 곤욕을 치뤘던 농촌이 지난 15일 내린 폭설로 또 다시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곤경에 처했다.

이번 폭설은 특히 경기지역 시설원예, 축산 농가들에게 집단적인 손실을 안겨다 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오후 경기 지역 농업인들에 따르면, 근래 보기 드문 폭설로 인해 축사가 망가지거나 하우스가 주저앉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웨더(http://www.kweather.co.kr)가 제공하는 적설통계에 의하면 15일 오후 5시 현재 서울 23.4cm, 고양 24cm, 강화 26.4cm, 양평25.5cm, 춘천 24.5cm, 홍천 20cm, 동두천 19cm, 인천 16.6cm, 수원 14.2cm, 이천 16.1cm 에 달하고 있다.

보기 드물게 많은 눈이 집중적으로 내리면서 경기 전역과 강원 일부 지역 시설원예와 축산 농가들은 집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고양시 일산구 문봉동에서 젖소 60마리를 키우는 이완주(40) 씨는 "지난번 폭설 피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육성우사가 모두 망가졌다"면서, "인근 하우스는 거의 모두 주저 앉다시피했고, 주변에 있는 25개 목장도 피해상황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현지 폭설피해 상황을 전했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면에서 시설원예를 하고 있는 강금자(45) 씨는 "시설원예 농가들이 밀집해 있는 남양주시 일대 농가들이 집단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면서 "지난번 폭설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쏟아지는 눈은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경기 안성군 보개면 북가현리에서 시설원예를 하고 있는 김기근(49) 씨는 "2~3곳을 제외한 나머지 거의 모든 하우스가 망가졌다"면서 "지난번 폭설이 내릴 때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많은 농가들이 오늘 밤 추가로 피해가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기 안성시 양성면 면목리에서 시설 원예를 하고 있는 이호상(46) 씨는 "많은 농민들이 이번 폭설로 피해를 입었다. 정확한 피해 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지난번만큼이나 많은 눈이 내린 것을 볼 때 피해규모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후 늦게까지 게속 내리고 있는 눈이 밤 늦게까지 그치지 않는다면 피해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경기 양평군 옥천면에서 한우를 키우고 있는 김춘봉(45) 씨는 "오늘 지난 몇 년동안 가장 많은 눈이 내린 것 같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피해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오늘 밤을 지나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당초 발해만에서 형성된 저기압이 14일 밤 늦게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뒤 15일 낮에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서해 북부상에 정체하면서 수증기를 많이 담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보통 만주를 지나가는 기압골의 중심이 특이하게도 황해도 지방을 통과하면서 중부지방에 많은 눈을 뿌렸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15일 오후 늦게부터 충청 지역과 경북 지역에도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월 상순까지 한두 차례 정도 눈이 더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기상청은 올해 적설량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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