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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당 영남위원회(위원장 조정래)는 4일 오전 11시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지방자치단체 선거에 시장후보를 낼 것임을 선언했다.

울산은 지난 2000년 국회의원 선거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가 마지막 순간까지 접전을 벌이다 석패한 바 있는, '진보정당이 제 1야당이 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시이다. 게다가 이번 광역시장 선거의 경우 민주노동당 내부적으로 '당선'을 목표로 할만큼 진보표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의 시장후보 결정을 불과 1주일 여 앞두고 터져나온 이번 선언은 진보진영에 상당한 충격과 논란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득표? 관심없다. 관성화된 울산 운동판을 뒤흔들 것"

다음은 정성훈(33) 사회당 울산시 지부장과의 인터뷰 내용.

- 사회당의 출마 선언으로 올해 시장 선거에 두 명 이상의 진보정당 후보가 나온다는 것이 기정 사실화되었다. 유권자들에게 '두 명의 진보후보'를 어떻게 설명할텐가.

"먼저 전제해야 할 것은 우리는 '분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쟁'하기 위해서 나간다는 것이다. 이 경쟁은 '누가 더 열심히 투쟁하는가'의 경쟁이기 때문에 보수정치권의 표 모으기 경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함께 투쟁하고, 함께 경쟁하자. 이것이 득표보다 더 많은 교훈을 진보진영에 남길 것이다."

-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정당 후보의 당선이 기대되고 있다. 사회당의 출마로 '최초의 진보 시장 배출'이 무산될 수도 있는데.

"그동안 울산에서 '정치세력화'는 운동권 명망가의 출세 등용문으로 왜곡되어 왔다. 당선되느냐, 마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떻게' 당선되는가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당은 민주노동당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이 보수정당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있지 못하거나, 아니면 영화 '밥·꽃·양' 문제로 도덕성 시비가 일고 있는 이들이라는 것에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우리는 시장 선거를 통해 진정한 정치세력화가 무엇인지 보여줄 것이다. 관성화된 울산 운동판을 뒤흔들어놓을 것이다."

- 사회당은 다른 정당에 비해 인지도 면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지역에 일구어놓은 성과 없이 덜컥 '출마'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물론 우리 당의 당원 수는 턱없이 적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업도 거의 한 적이 없다. 오늘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기자는 '사회당이 합법정당 맞냐'고 묻더라. (웃음) 하지만 우리 당은 노동자, 노점상, 장애인 등 소외된 이들의 투쟁에는 항상 함께 했다고 자부한다. 이것이 우리의 재산이고, 우리의 성과이다."

- 사회당과 사회당의 전신인 청년진보당은 이제까지 '전 지역구에 출마하되 지역구를 넘나드는 선거'(2000년 4.13 총선), '여성해방 선본'(2001년 10.25 보궐선거) 등 파격적인 선거 전략을 보여주었다. 이번 선거전략은 무엇인가.

"가장 소외받는 이들과 함께 할 것이다. 노동자 중에서도 미조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 노동자, 노점상, 장애인 들과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투쟁할 것이고 이것이 우리의 선거운동이 될 것이다."

- 후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선출할 것인가?

"현재 사회당 울산광역시장 예비 후보를 모집하고 있다. 3월 23일 영남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다. 우리 당은 단일 정당이기 때문에 후보에 대한 잡음은 없을 것으로 본다. 현재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한국노련 의장이자 사회당 부대표인 안승천 동지이다. 1960년 부산 빈민촌에서 태어나 14살 때부터 인쇄소 직공, 대공장 하청 노동자, 사우디아라비아 파견 노동자 등의 삶을 살았다. 이번 선거의 의미와 잘 맞는 동지라고 생각한다."

- 올해 선거에서 사회당이 생각하고 있는 연대의 폭은 어디까지인가.

"'자본주의 반대, 조선노동당 반대'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2002년 지방자치단체 선거 방침 기자회견문>

1. 2002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사회당은 울산시장 후보를 낸다.

98년 청년진보당으로 창당해 2001년 8월 당명을 개정한 사회당은 2000년 총선 서울 전지역구 출마와 2001년 서울 구로을, 동대문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통해 보수정치 일색의 한국 정치에 새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간 선거 대응을 수도권에 집중함으로써 영남지역에선 수많은 노동자, 서민의 투쟁에 앞장섰지만 선거 공간에서는 사회당의 정치를 본격화하지 못했다. 2002년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는 한국 노동자운동의 중심 도시인 울산에서 시장 후보를 냄으로써 영남지역에서 사회당의 진면목을 드러낼 것이다.

2. 3월 23일 영남위원회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노동자 투쟁에 앞장서온 사회주의자를 울산시장 후보로 선출하고, 영남위원회의 총력을 울산시장 선거에 집중할 것이다.

영남지역에서 처음 도전하는 선거인만큼 울산시장 후보는 영남위원회 당원 및 지지자 전체의 총의를 모아 선출할 것이며, 부산, 대구 등 영남지역 당원들의 전폭적 지원 속에서 선거운동을 할 것이다. 사회당의 울산시장 예비후보는 '자본주의 반대, 조선노동당 반대'라는 사회당의 정체성을 견지하며 근본적인 사회변혁을 위한 노동자 투쟁에 앞장서온 사람이 될 것이다.

3.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가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 후보 선출을 위한 총투표에 참가하지 않는다.

사회당은 민주노동당 강화를 결정한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에 반대한다. 민주노동당이 한국의 투쟁하는 노동자계급 정치를 대표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민주노동당 울산시지부와 함께 추진하는 지자체 후보 선출을 위한 총투표는 사회당원에게도 후보 경선을 개방하고 있지만 참가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의 정치방침 변화가 없는 한, 민주노동당 강화를 위한 예비선거일 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총투표라는 형식만 제시되었을 뿐 선거의 목표도 선거운동의 내용도 공유되지 않고 있다. 

4. 정리해고 저지, 비정규직 철폐, 노점상 철거 반대 등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분쇄와 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총력 투쟁으로 지방자치단체 선거를 치른다.

2001년에만 수천명의 노동자가 정리해고나 희망퇴직으로 실업자가 되고 하청, 용역 등 비정규직의 비율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울산 노동자의 현실, 월드컵 열풍 속에서 오히려 강제 철거와 생활고를 걱정해야 하는 울산 서민의 현실을 바꾸어내는 것이 사회당의 선거 목표다. 울산 노동자, 서민의 참담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싸움은 곧 한국 사회 전체를 바꾸는 싸움이기도 하다. 사회당은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선거운동이 아니라 총력 투쟁의 일환으로 선거투쟁을 벌일 것이다.

2002년 3월 4일
사회당 영남위원회, 울산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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