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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현정씨가 9일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안홍기
95년 <모래시계>로 히로인이 됐던 고현정씨가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난지 10년만에 연기생활을 재개했다. 고씨는 9일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SBS 드라마 <봄날> 제작발표회 참석을 시작으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봄날>은 내년 1월 8일 방영 예정인 멜로 드라마.

고씨는 먼저 "이렇게 기자분들을 만나니 몰래 데이트를 하다가 어른들 허락받고 하는 것 같다" "매몰차게 떠났었는데 다시 왔을 때 무안주지 않고 반겨줘서 고맙다" 등의 표현으로 복귀 소감을 밝혔다.

연기활동 재개에 대해서는 "결심해야 서는 줄 알았는데 매일 대중 앞에 서 있더라"며 "자유롭게 인사하고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소식도 알려드리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밖에서 볼 때 대단한 결심으로 생각하지만 저는 자연스럽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에서 결정했다"며 드라마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고씨는 이번 드라마 출연을 계기로 "제 인생에도 제2의 봄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SBS를 통해 복귀하는 것과 관련, "다른 곳보다 친숙하고 SBS 드라마도 많이 봐서 자연스러웠던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고씨는 앞으로 계속 연기활동을 하고싶다는 뜻을 거듭 확인했다.

고현정씨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걱정도 많이 된다"

그러나 회당 2000만원을 넘는 고액 출연료 논란과 관련, "10년만에 나온 거라 다른 분들이 얼마 받았는지 몰랐다, 잘해주신다고 해서 믿고 고맙다고 했다"고만 답했다. 장진욱 싸이더스 HQ 이사는 이에 대해 "여론이나 기존 틀에서 최대한 최고 대우를 한다는 것"이라며 "언론보도에 나온 금액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고씨는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걱정도 많이 된다"며 10년만의 복귀에 대한 부담도 털어놨다. 고씨는 "<모래시계> 기억을 갖게 해드리는 게 낫지 않을까, 다시 나가서 실망드리면 어떻게 하나 고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전에 완벽한 연기를 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용기를 냈다"며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이날 발표회에는 30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고씨의 연예계 복귀에 대한 큰 관심을 나타냈다. 고씨는 지진희, 조인성씨를 비롯 김종혁 프로듀서, 김규완 작가 등 <봄날> 제작진과 이남기 SBS 제작본부장, 장진욱 싸이더스 HQ 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 응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박상도 SBS 아나운서는 소속사와 이름을 밝힌 뒤 드라마 중심으로 질문해줄 것을 기자들에게 미리 당부했다. 작품관련 외에 사적인 질문을 가급적 받지 않겠다는 고씨측 입장을 반영한 배려인 듯했다.

▲ 11월 9일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SBS드라마 <봄날> 제작발표회를 취재하기 위해 모여든 취재진들.
ⓒ 안홍기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10년만에 복귀하면서 가장 부담됐던 것은.
"잘 할 수 있을까‥ 모래시계를 많이 기억하고 계실 텐데 그냥 그 기억을 갖고 있게 해드리는 게 나은 것 아닌가. 다시 나가서 실망을 드리면 어떻게 하나. 그래도 예전에 완벽한 연기를 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모자라는 부분도 기억하실 것이고, 여러분이 많이 도와주면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용기를 냈다."

- 한때 최고 인기를 누렸던 배우로서 연기자 삶과 개인 삶이 항상 이중적으로 교차하는 위치에 있던 것 같다. 그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드라마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인으로서 복귀 소감을 드리는 것도 예의인데.
"10년만에 복귀해서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았을 텐데 걱정도 많이 된다. 10년이 짧은 기간도 아니고. <봄날> 제작발표회 날이고 다른 배우 분도 계셔서 개인 얘기 오래하고 싶어도 그런 자리도 아닌 것 같고. 서두에 얘기했지만 너무 잘 하려고 한다든가 그런 마음은 없다. 여러분께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 대중 앞에서 서게 된 계기와 드라마를 먼저 선택한 이유를 말해달라.
"영화를 한편도 못해봤다. 그래서 영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TV보다 훨씬 더 망설여졌다. 대중 앞에 서기로 결심한 것은... 결심해야 서는 줄 알았는데 매일 서 있더라. 이렇게 하는 것보다 자유롭게 인사도 드리고 궁금해하는 분들 있으면 알려드리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는 게 좋지 않나 하고 생각했다. 그게 결심인 것 같다, 밖에서 보면. 제 안에서 보면 자연스럽게 살아야 되지 않나 생각한 것 같다."

- SBS <봄날>을 선택한 계기는.
"제 인생에서 제2의 봄날이 왔으면 좋겠다. 제목도 좋고 같이 연기하는 분들도 평소에 만나고 싶었던 분들이다. SBS와 하는 게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다른 곳보다 익숙, 친숙하고 SBS 드라마도 많이 보고 자연스러웠던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 <봄날> 소식이 나오면서 고액출연료로 인한 간접광고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남기 제작본부장) 개개인 출연료 잘 모르지만 다른 연기자와 비교해 최고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고현정씨는 95년 <모래시계> 이후 첫 출연이라 최고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제작자와 계약을 했기 때문에 개개인 출연료는 잘 모른다."

"(장진욱 싸이더스HQ 이사) 세간 관심 됐던 고현정씨 출연료 소식은 신문 기사 통해 접했다. 기존 발표된 게 어떤 경로로 나갔는지 파악되지 않았다. 그러나 고현정씨랑 작품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고 여론이나 기존 틀에서 최대한 최고 대우를 하는 것이지, (보도에) 나와 있는 것처럼 얼마는 아니다. 그런 것보다 드라마에 관심 많이 가져달라"

▲ 9일 열린 SBS 드라마 <봄날> 제작발표회에서 주연배우로 캐스팅된 조인성, 고현정, 지진희씨가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안홍기
- 조인성씨가 과거 인터뷰에서 꼭 같이 연기하고 싶은 사람으로 고현정씨라고 말했는데.
"(조인성) 정말 같이 연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 깜짝 놀랐다. 만났는데 아무 얘기도 못 했다. 촬영을 하면서 연기가 뭔지, 무엇이 부족한지,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밥 사달라고 하면서 슬쩍 물어보려고 한다. 아직 그럴 계기가 없었다."

- 고현정씨가 <봄날>을 선택한 동기에서 캐릭터 등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 맡은 역할이 사랑의 열병으로 실어증에 걸릴 만큼 비극적 인물인데.
"원작 얘기를 많이 들었다. 처음에는 수화를 배워야 되는 것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그 역할에 매력이 갔다. 김종학 선생님이 많이 격려해줬다. 무슨 일 있을 때마다 상의드리고 했었는데 김종학 선생님이 결정적으로 용기를 줬다. 이남기 본부장은 첫 주연장인 <두려움 없는 사랑> 연출하면서 용기 많이 줬다. 김규완 선생님이 어떤 작품을 썼는지 모르던 바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분 신뢰도도 결심을 하게 했다."

- 이번 작품 이후 어떤 활동하게 되는가, 또 그동안 기자들을 많이 피했는데(일요신문 기자).
"<일요신문>이 가장 많이 그랬죠(웃음). 그동안 제 의지로 기자들을 피했다기보다 상황 때문에 그랬다. 사실 답답할 때 기자분들 만나서 얘기하고 싶기도 했다. 지금 마음으로는 계속 일하고 싶다."

- 인생의 두 번째 '봄날'을 얘기했는데 첫 번째 '봄날'에 대해 얘기해달라.
"봄이 원래 바람도 많이 불고 꽃도 피는데 춥기도 하고 그렇다. 계절에 맞춰 옷도 입고 싶은데 막 춥고 그랬던 것 같다. 좌충우돌도 많았고 10년간 그랬다. 이혼하고 1년은 오롯히 저만 생각했던 기간이었고. 그럴려고 노력했다."

- 작품선택 배경에 대해 설명했는데 출연료를 포함한 최고 대우를 해줬기 때문에 선택한 것 아닌가.
"최고 좋죠. 10년만에 나온 것이라 다른 분들이 얼마나 받았는지 몰라서.. 잘해주신다고 그래서 그거 믿고 '고맙습니다' 하고 (계약)했다."

- 작품하면서 고민 많을 텐데 가장 걱정되는 것은.
"자꾸 그런 거 생각하면 더 그렇더라. 한때는 고민도 계속 하고 생각에 생각을 했었는데 끝이 없더라. 요즘은 지진희, 조인성씨하고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생각뿐이다. 대본 빨리 써주시면 의상 준비해서 연기해야지 생각만 한다. 자꾸 다른 생각하면... 힘들고 고민되는 것은 주위 분들이 많이 도와준다. 그러나 어린 사람도 아니니까 고민했다가 다시 추스르고 일어나려고 한다. 말이 그렇지 저보다 힘든 분들이 얼마나 많은가. 힘들다고 얘기하는 것도 사치스럽다. 한때 그랬는데 요즘은 즐겁게 보내려고 한다."

- (사적 질문을 하지 말라는데) 어머니로서 마음이 가장 힘들텐데.
"그 점도 같은 맥락의 대답이 될 것 같다. 없어지지 않는 부분이고, 아이들은 또 당연히 제 아이들이고…."

-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만나서 얘기하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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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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