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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신년 달력과 다이어리를 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안간힘을 쓴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된 다이어리를 직접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고 거래처나 잡지의 별책 부록으로 제공되는 수첩과 다이어리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달력과 다이어리는 새해 맞이 필수품목이 되었다. 특히 탁상용 달력은 직장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신년 준비물 중 하나이다.

▲ 2005년 다이어리 사용의 일부분
ⓒ 이인우
언제나 그렇지만 머피의 법칙은 여기에서도 적용되는데 바로 새로 받은 다이어리의 맨 뒷면에 자신의 인적사항을 적고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준비하고자 만반의 준비를 하고나면 얼마 안 지나서 더 좋은 다이어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결국 새로 받은 다이어리와 이미 이름을 적어놓은 다이어리 중에 어느 것을 사용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 올해 만큼은 다이어리를 유용하게 사용할 예정이다.
ⓒ 이인우
이처럼 다양한 다이어리 중에서 일년 동안 함께 할 것을 어렵사리 고르고 나면 지인들의 연락처를 옮겨 적어놓고 지난해에는 다이어리를 제대로 쓰지 못했지만 올해만큼은 정말 제대로 써봐야지 하는 다짐을 한다.

▲ 책상위에 3개씩이나 있는 탁상용 달력 - 얼마후면 하나 만 남을것
ⓒ 이인우
탁상용 달력 역시 다이어리와 마찬가지로 가장 나중에 들어온 달력일수록 마음에 든다. 그래서 보통 2~3개의 달력이 책상 위에 놓이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가장 잘 활용하는 달력만이 남게 된다.

달력과 다이어리를 처음 받을 때만해도 많은 사람들이 "올해 만큼은 정말 소중하게 쓰임새 있도록 사용해야지" 하는 나름대로의 다짐을 할 것이다. 그러나 보통 새해가 되고 이쯤의 시간이 지나면 '과연 나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 한 번 돌아보게 된다.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된 꼴이다. 물론 아직 거창하게 용두사미를 거론 할 만큼 시간이 훌쩍 지나버리진 않았다는 사실이 나름대로 다행이다. 다시 처음에 가졌던 2005년 다이어리와의 약속을 되새기고 지금부터라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이어리와 만난다면 매년 가졌던 다이어리에 대한 후회는 올해만큼은 하지 않으리라.

▲ 언제나 어디서나 사용하기 편리한 스프링 노트
ⓒ 이인우
나는 사실 평상시에는 스프링 노트를 사용하는 편인데 거창한 다이어리가 생기고 나서부터 어느 것을 메인으로 사용해야 할지 고민이다. 스프링 노트는 간편하게 휴대하기도 편리하고 간단히 메모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이지만 다이어리는 사실 좀 부담스럽다. 글쓰기도 불편하고 또 가능하면 흘려 쓰는 것보다는 정자로 글을 써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의식이 굳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이어리는 사무실에서 주로 사용하고 평상시에는 예전처럼 스프링 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역시 다이어리는 손이 자주 가지 않게 되고 같은 내용을 탁상 달력과 다이어리 또 스프링 노트에까지 정리하는 불합리적인 일까지 발생했다.

불과 한 달여 전만해도 2005년 다이어리를 제대로 써 볼 작정이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흐릿해져가는 나의 모습이 좀 아쉽기만 하다. 아직 포기하기에는 많이 이르지만 언제까지 이 다짐이 지속될지 사실 나 스스로도 의심스럽다. 그래서 이렇게라도 2005년 다이어리와 약속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어느 광고 문구가 생각난다. 기록은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며 내가 살아온 과거의 흔적이고 또 역사가 된다. 내가 어린 시절 사용했던 공책과 교과서 그리고 참고서 여기저기에 적혀진 나의 글씨체를 보는 것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듯이 오늘 나의 생활을 기록하고 업무를 기록하는 일 또한 먼 훗날 나의 개인사(個人史)가 되어 소중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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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그리고 조선중후기 시대사를 관심있어하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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