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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 포항제철소
ⓒ 정헌종
포스코 노동조합과 노경협의회가 경제 불안 등의 이유를 들어 지난 6월 2일 회사측에 임금협상을 위임하였다. 이번 임금협상 위임은 포스코 임금교섭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노조와 노경이 임금 동결에 대한 직접적 비난을 회피하기 위한 자구책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

포스코 직원인 ㅂ씨는 "위임이라는 것은 생각지도 않은 (뜻밖의) 일이며 이것은 임금 동결보다 더 나쁜 사례가 된다"고 주장하고 "이것(임금협상 위임)은 노조와 노경이 지난해 임금 동결을 서둘러 발표한 뒤 직원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이번에는 직접적인 직원의 비난을 피해보자는 자구책"일 뿐이라며 "회사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지 직원들은 안중에 없는 처사"라며 강력히 비난하였다.

포스코는 노경협의회 위원들과 일부 현장 직원을 대상으로 5월 중 회사측 입장의 임금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노동조합측은 지난 5월 18일 임시총회에서 회사측의 지불능력과 양대 노총의 임금요구안 그리고 4인 가족의 도시 근로자생계비 기준을 들어 8.4% 임금인상안을 결의한 바 있다.

"임원 보수한도는 높이고, 노동자에게만 고통 분담?"

이와 관련, 무교섭 임금협상을 지난 6월 2일 회사측에 위임한다고 발표한 노경협의회는 발표문에서 임금협상 위임에 대한 이유들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히고 있으나 이를 접한 노동자들은 냉소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포스코에서 기계정비를 하는 ㅂ씨는 "작년에 협력(직원)과의 임금 격차를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임금을 동결하였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경기 불안 운운하는 것에 기가 차다"며 "경영자들은 연속 2년 동안 보수를 천문학적으로 늘리고 스톡옵션을 계속적으로 부여하면서 노동자에게만 경제가 나쁜 거냐”며 경영자를 성토하였다.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는 2004년과 2005년에도 임원 보수 한도를 계속적으로 올렸을 뿐 아니라 2004년 7월에는 '직위승진 및 신규선임 임원' 22명에게 21만860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한데 이어 2005년 5월에도 이사 12명에게 9만주의 스톡옵션을 배당한 적이 있다.

또, 포스코는 중국과 세계 철강 시장의 과잉을 말하면서도 중국과 인도 등지에 과감한 설비 투자를 하고 있으며 한때 주춤하던 사업다각화 전략도 에너지회사에 대한 인수와 지분 참여 방법 등으로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여유 자금에 대한 투자처 모색을 의욕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유동성 임금비율 너무 높아 임금구조 왜곡"

포스코 조합원 ㅎ씨는 노정추(포스코노동조합정상화추진위원회)의 표현을 빌리면서 "회사가 주장하는 협력직원의 처우개선은 위선적"이라고 설명한 뒤 "(사실은) 협력과 직원의 차이는 더 벌어졌을 뿐 아니라 직원들의 욕구도 좌절되어 하향평준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 임금은 유동성 임금 비율(총액 대비 경영성과금 비율: 27%)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노조는 "임금수준도 순익이나 이미지에 비해 낮은 편(대기업 임금 11위)"이라고 조합설명회에서 밝혔으며 일부 노동단체에서는 "대졸과 고졸의 임금격차(12년)가 심하고 타 기업과의 임금 비교에서 근속 등이 고려되지 않는 등 임금부분에서 과장된 부분이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포스코노조와 노경협의회의 무교섭 임금교섭위임은 앞으로 있을 다른 기업들의 임금 교섭에도 많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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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정헌종 기자는 포스코 기계설비부 직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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