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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은 뛰어난 소설가입니다. 그는 언제나 민중과 함께 있었습니다. 노동자와 소외 받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썼습니다. 소설을 통해, 자신의 삶을 통해, 그는 우리에게 살아가는 방식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그는 1971년도에 <객지>를 발표했습니다. <객지>는 최초의 노동소설입니다. 객지의 무대는 간척지 매립공사 현장입니다. 이 소설에는 주인공이 두 명입니다. 강인하면서도 따뜻한 성격의 소유자 '이동혁'과 저돌적인 인물 '대위'가 그들입니다.

이 밖에도 객지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대세에 순응하는 늙은 장씨, 과거 폭력 조직에 몸담았던 구사대 '봉택이파', 제 잇속만 챙기는 '최십장', 벙어리 '오가' 등등. 황석영은 <객지>에서 노동자의 단결을 특히 강조합니다.

이 소설은 매우 단순합니다. 해가 뜨면 일하고 해가 지면 술로 소일하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하루 일당을 전표로 받습니다. 150원 짜리 전표 한 장이 하루 일당입니다. 현금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그 가치를 모릅니다. 노동자들은 전표를 저당 잡혀 술이며 음식들을 사먹습니다.

늘어난 외상을 주체하지 못해 노동자들은 소지품을 압수 당하기도 합니다. 노동자들이 공사 현장을 떠나려 해도 빚때문에 떠날 수도 없습니다. 대위는 분연히 일어섭니다. 사용자에게 노동의 부당함을 역설합니다. '봉택이파'는 대위를 무자비하게 폭행합니다. 이에 노동자들이 일어서고 동혁이 이들의 전면에 나섭니다. 경찰이 동원되고 노동자들은 '독산'으로 밀려납니다.

하루가 지나갑니다. '프락치'가 '독산'에 스며듭니다. 장씨 역시 '프락치'입니다. '독산'에 모여든 사람들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하나, 둘 '독산'을 내려갑니다. 동혁은 결단을 내립니다. 부상 당한 '대위'를 강제로 '독산'에서 내려보냅니다. 이제 남은 건 동혁 밖에 없습니다. 작가는 동혁의 입을 빌려 노동자의 단결과 의식을 강조합니다.

그는 자기의 결의가 헛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믿었으며, 거의 텅 비어 버린 듯한 마음에 대하여 스스로 놀랐다. 알 수 없는 강렬한 희망이 어디선가 솟아올라 그를 가득 채우는 것 같았다. 동혁은 상대편 사람들과 동료 인부들 모두에게 알려 주고 싶었다. '꼭 내일이 아니라도 좋다' 그는 혼자서 다짐했다


황석영, 그는 평생을 치열한 삶의 현장에 있었습니다. 노동현장에서는'객지'와 '삼포 가는 길'을, 월남전쟁에서는 '무기의 그늘'을, 농민항쟁의 현장에서는 '장길산'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황석영은 젊은 작가 못지 않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작가로서 그는 지금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황석영은 우리에게 더 없이 소중한 사람입니다.

객지

황석영 지음, 최현묵 그림, 방민호, 조남현 감수, 휴이넘(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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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이 맞는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저는 수필을 즐겨 씁니다. 가끔씩은 소설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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