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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사건이 발생한 서울 북창동 OO클럽(오른쪽).
ⓒ 오마이뉴스 권우성

29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찰 출석요구에 응해 조사를 받기로 함에 따라 김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복폭행' 피해자인 서울 북창동 S클럽과 K가라오케 종업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직접 폭행현장을 지휘하고, 때론 흉기까지 휘두르며 직접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반면, 한화그룹 경호실 관계자들은 김 회장이 현장에 있었지만 직접 폭력을 휘두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①김 회장이 현장에서 폭력을 지시했나?= 클럽 종업원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모자와 등산복 차림으로 현장에 나타나 종업원들을 룸에 가두고 위협했다. 또 둘째 아들에게 "맞은 만큼 때리라"고 폭행을 지시했다.

김 회장이 대동한 경호원들은 옆에서 다른 종업원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있었다. 김 회장의 적극적인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다.

한화측도 김 회장이 현장에 있었던 점은 인정하고 있다. 임아무개 경호부장과 진아무개 경호과장은 지난 27일 경찰 조사에서 김 회장이 아들과 함께 폭행 현장에 있었다고 시인했다.

자신이 부리는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나타난 김 회장이 폭력교사나 방조혐의를 벗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②김 회장이 현장에서 직접 폭행했나?= 피해자들은 김 회장이 직접 나서 뺨과 눈을 때렸다고 증언하고 있다.

<한겨레>와 인터뷰한 종업원들은 청계산으로 끌려 갔을 때 김 회장이 작은 손전등으로 얼굴을 비추며 "내 아들이 눈을 맞았으니 너도 눈을 맞아라"며 계속 때렸다고 밝혔다. 또 그 자리에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을 직접 폭행한 종업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S클럽으로 찾아와 사장의 뺨을 여러 차례 갈겼다.

반면, 한화측은 김 회장이 직접 폭행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회장이 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임 경호부장 등은 "김 회장이 때린 적은 없다"며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피해자들인 종업원과 김 회장의 대질신문도 불가피하게 됐다.

▲ 27일 오후 서울 남대문경찰서 조직폭력팀 사무실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과 관련해서 한화그룹 경호책임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③김 회장이 권총을 들고 위협했다?= 사건 초기 일부 언론은 김 회장과 일행이 회칼과 쇠파이프·몽둥이 등을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 회장은 권총을 들고 S클럽 사장을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클럽 조아무개(43) 사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 회장이 '내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으면 당신은 죽었다'고 뺨 3대를 연달아 때렸다"며 "당시 김 회장이 들고 있던 권총에는 금장식의 손잡이가 달려있었다"고 주장했다. 조씨의 주장대로 김 회장이 권총을 소지한 채 위협했다면 불법 무기소지가 된다.

다른 종업원 몇몇은 김 회장 일행이 S클럽을 습격할 당시 회칼을 차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청계산 폭행 때는 전기충격기와 쇠파이프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종업원들은 대부분 흉기 소지에 대한 증언을 번복했다. 경찰도 폭행 현장에 문제가 될만한 권총이나 회칼은 없었던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리고 있다.

④김 회장이 청계산 납치감금 주도?= 사건 초기 S클럽 종업원들은 K가라오케로부터 연락을 받고 갔다가 청계산으로 끌려갔다.

이 곳에서 종업원들은 김 회장과 경호원들로부터 피투성이가 되도록 맞았다고 증언하고 있다. 분명 김 회장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한화 경호원들은 김 회장이 북창동 S클럽에 갔을 뿐 청계산에는 가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28일 경찰은 양측 주장의 진위를 밝히기 위해 청계산 일대 CCTV등 관련 자료를 입수해 조사하고 있다. 특히 폭행사건 당시 주변 목격자 몇 명을 찾아 목격자 진술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계산 폭행의 진실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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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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