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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 정현순
검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검사결과를 본 보건소 직원은 나에게 "혈압이 조금 높고 체지방도 조금 높아요. 1단계 비만이시니깐 운동 열심히 하셔서 체중을 4Kg 빼세요. 지금 빼지 않으면 점점 늘어나서 빼기가 더 힘들어요. 걷기운동이 몸에 맞으니 많이 걸으세요." 며칠 전 마트에 갔더니 시흥시 보건소에서 직원들이 나와 운동요법을 처방해 주는 모습이 보였다.

처음엔 유료인가 하고 살펴보았다. 마침 체지방 검사도 하고 있었다. 평소 체지방검사를 하고 싶었던지라 "이건 얼마 내고 하는 거지요?"라고 물었다. 무료라고 한다. 그날은 고혈압과 당뇨, 비만 등 주로 성인병 검사를 해주고 있었다. 모든 검사가 무료라는 사실을 알고 망설이던 사람들도 선뜻 자리에 앉아 혈압을 재기 시작한다. 각자의 혈압과 당뇨, 체지방검사를 한 후 그에 맞는 운동요법을 처방해 주는 서비스인 것이다.

▲ 혈압을 재는 사람
ⓒ 정현순
혈압 수치가 나왔다. 심장은 혈관을 통해 우리 몸 구석구석에 피을 보내는 펌프와 같은 일을 하는데 이때 혈관의 벽에 미치는 힘(압력)을 수치로 나타낸 게 혈압이다. 정상 혈압 수치는 120미만/80이상, 고혈압은 140이상/90미만이다.

고혈압의 원인은 체질적인 비만, 술·담배·커피, 스트레스, 과다한 소금 등 무척 많다고 한다.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뇌졸증, 심근경색증, 심부전증, 협심증, 시력상실, 만성신부전증 등 합병증이 올 수 있다.

이날 내 혈압은 149/110으로 나왔다. 직원의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혈압이 높으시네요"라고 한다.

"네 혈압치료 받고 있어요. 오늘은 혈압약을 잊고 안 먹어서 그래요"
"잊지 말고 잘 드세요"

평소 혈압약을 먹고 있지만 잊고 못먹는 날엔 높게 나온다. 혈압이 높은 친구가 있다. 그는 약을 복용하다가 끊었단다. "왜 약을 안먹느냐고"냐고 물었다. 그냥 안 먹는단다. 그러면 큰일 난다고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 쓰러지면 뇌졸중 증세 등 위험하니깐 병원에 가보라고 해도 막무가내인 친구이다.

▲ 당뇨검사
ⓒ 정현순
▲ 당뇨수치
ⓒ 정현순
당뇨수치가 공복시에는 126정도, 식사 후에는 200 이상이 되면 안된다고 한다. 다행히 나는 밥을 먹고도 141이란 수치가 나왔다. 약간의 고혈압이 있는데 당뇨까지 생기면 안되기에 혈당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 당뇨 합병증은 심하면 실명이 되고, 신장도 나빠진다고 한다. 그 외에도 심근경색, 뇌졸증, 호흡부전, 위, 대장 등 여러 종류의 합병증이 온다고 한다.

그곳에서 당뇨검사를 받은 사람이 당뇨가 높은데도 자신은 알지도 못했다고 하면서 깜짝 놀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사람뿐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린 사실을 모르는 채 지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날 혈당치수가 높은 사람한테 보건소 직원이 당뇨병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그 사람은 다음날 당장 병원에 가본다고 했다. 일찍 발견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성인병은 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다른 합병증이 와서 치료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 맨발을 벗고 바지도 걷고 기계에 바싹 댄다
ⓒ 정현순
▲ 체지방검사
ⓒ 정현순
맨발을 벗고 바지도 걷고 하는 체지방검사가 시작 되었다. 그곳에 올라간 사람들의 표정은 사뭇 심각하고 긴장된 모습이다. 혹시 내가 체지방이 높으면 어쩌라 하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다리는 뒤에 바짝 기댄다. 기계를 꼭 잡으면 내 몸에 있는 체지방 검사가 시작된다. 검사 결과 나는 4Kg을 빼란 결과가 나왔다. 조금만 노력하면 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이 정말 힘들다.

체지방검사까지 끝나면 체성성분 결과가 도표로 나오게 된다. 이 분석결과에 따라 비만평가, 체성성분, 체형평가, 열량평가, 혈압판정도표, 종합평가에 의해서 운동처방까지 받을 수 있다. 운동은 걷기, 수영, 자전거타기 등이 있다.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찾은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 밝아보였다. 이때 나에게 나온 운동은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라는 것이었다. 어떤 주부는 "스트레칭은 어떻게 해야지요?"하고 물었다. 보건소 직원은 "매주 화·목요일 보건소에서 하고 있으니 찾아오세요"라고 가르쳐 주기도 했다.

▲ 상담을 하고있는 모습
ⓒ 정현순
한 중년의 남성이 검사를 마치고 보건소 직원과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10명 중 3~4명이 고혈압증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이곳에 와서 발견 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아직은 홍보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그럼 하루에 몇 명 정도 검사를 받고 가나요?"하고 물었다. "50~60명정도에요"라고 한다. 그 외에 비만과 당뇨도 안심 할 수없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 보건소의 윤씨
ⓒ 정현순
▲ 칼로리와 나트륨, 고혈압 관리 책자
ⓒ 정현순
성인병은 적당한 칼로리와 나트륨의 섭취가 아주 중요하다. 그곳에서는 음식의 열량과 나트륨의 양이 표시되어 있는 작은 책자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고혈압 관리, 한국인의 바른 식사지침의 작은 책들은 자주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평소 100kcal 덜 먹고, 100 kcal 더 쓴다면 성인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나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해서 성인병에 걸리지 않으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원치 않아도 한두 가지의 성인병이 찾아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약을 복용해서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혈압이 높아도 약을 안 먹는 친구가 마침 우리집에 놀러왔다. 그를 보자 답답한 마음에 "도대체 왜 혈압약을 안먹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의 대답은 고혈압약은 한번 먹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난 그에게 "세상에는 약을 먹어도 못 고치는 병이 얼마나 많은데 약을 먹고 안심하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한 일이지"라고 말해주었다. 그 친구, 언제쯤이나 병원에 갈는지. 그가 그런 생각에 벗어나 빨리 치료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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