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우리학교>의 한 장면
ⓒ 영화사 진진
<화려한 휴가>와 <디워>의 쌍끌이 흥행돌풍이 거세다. <화려한 휴가>는 올해 개봉 한국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400만 관객에 육박하고 있다. <디워>는 개봉 5일만에 300만 관객을 모아 <괴물>의 초기 흥행기록을 뛰어넘었다. 두 영화 합쳐 지난 주말 객석점유율도 70%를 웃돌았다. 이번 주말을 전후해 두 편 모두 500만을 돌파할 전망이다.

비록 관객수와 관심도는 두 영화에 훨씬 못 미치지만 또 다른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고 있는 영화가 있다. 일본 홋카이도 조선학교 아이들의 일상과 희망을 담은 다큐멘터리 <우리학교>(김명준 감독)가 바로 그것. 지난 3월 말 개봉해 만 4개월 동안 장기상영을 이어왔고, 지난 주말 7만 관객을 돌파했다. 국내 다큐멘터리로선 처음이다.

지금까지 국내다큐멘터리 최고 흥행작은 지난해 개봉한 <비상>. 인천유나이티드 축구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앞서 개봉한 <사이에서>의 관객 2만3795명을 넘어 3만9492명을 끌어모았다. <우리학교>는 이미 지난 5월 중순 4만 관객을 돌파해 <비상>을 넘어선 이후 계속 기록 행진을 벌여왔다.

사실 <우리학교>의 흥행은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우리학교>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운파상(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상), 올해의 독립영화상을 수상하고 인디다큐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선정되는 등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상영마다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작품을 먼저 본 관객들의 입소문이 계속 이어진 까닭이었다.

<우리학교>가 관객 7만명 돌파란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던 것은 우선 작품 자체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김명준 감독은 일본 '혹가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의 교원, 학생들과 3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그들의 일상을 가감 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등교를 위해서도 '용기'가 필요한 그들의 모습에 객석은 때론 눈물로 때론 웃음으로 화답했다.

작품성에 더해 '공동체 상영'이란 독특한 배급방식도 <우리학교>의 흥행에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5일 현재 <우리학교> 관객수는 극장관객 3만7684명, 공동체 상영 관객 3만3500명으로 공동체상영 관객이 전체 관객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공동체 상영이란 단체관람을 요청하는 곳을 찾아가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

지난 2월 <우리학교>는 정식 개봉에 한 달 앞서 공동체 상영으로 먼저 관객을 만났다. 이후 지금까지 전국을 돌며 300여회의 공동체 상영 자리를 마련했다. 교사, 노조, 대학, 교회, 지역단체 등에서 요청이 잇따랐다. 지역 구민회관에서, 대학 강의실에서, 또 교회당에서 상영회를 열었다.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을 찾기도 했다.

공동체 상영으로 관객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영화의 수용에서도 능동적 주체가 될 수 있었다. <우리학교> 마케팅을 담당한 영화사 진진의 양희순 팀장은, 몇몇 대형 배급사가 배급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충무로 상황에서 "공동체 상영이 독립영화계에 새로운 대안적 배급방식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우리학교>의 극장상영은 하이퍼텍나다의 앙코르 상영회를 마지막으로 7일 끝났다. 9월 초 DVD를 발매할 계획이다. 따라서 공동체 상영도 일단 8월로 마감할 예정이다. 이후엔 DVD를 통해 공동체 자체적으로 상영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 만약 스크린으로 <우리학교>의 감동을 만나고 싶은 공동체가 있다면 한국독립영화협회(전화 02-365-3162)로 신청을 서두르는 게 좋을 듯싶다.
2007-08-08 12:04 ⓒ 2007 OhmyNews
우리학교 조선학교 김명준 감독 다큐멘터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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