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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처방해준 '공부 잘하는 약'이 실은 미국에서 '마약류'로 분류된 중독성 있는 '향정신성' 의약품이라면? 더구나 그 약이 아이 머리를 좋게 해준다며, 공공연히 의사가 권해 실체도 모르고 우리 아이에게 먹인 약이라면?

 

KBS 1TV <추적 60분>이 17일 밤 10시 '수능 D-28일, 공부 잘하는 약을 팝니다?'편을 방송한다. 시중 병원에서 몇몇 의사가 '공부 잘하는 약'이라며 처방하고 판매한 약의 실체와 문제점을 짚었다. 중독성 있고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향정신성 전문의약품이 정확한 진단과 설명 없이 아이들에게 쉽게 처방되고 남용되는 실태를 취재했다.

 

<추적60분> 제작팀은 실제 서울 경기 지역 중고생 170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74%가 넘는 아이들이 그런 약이나 식품을 먹고 있다고 대답했다.

 

 

실제 <추적60분>이 만난 주리 양(가명)은 "공부 잘 하는 약이다. 미국에선 영양제처럼 먹는다"는 의사 말에 수능시험 날까지 4년이나 '공부 잘하는 약'을 먹었다. 하지만 <추적 60분> 제작진이 밝혀낸 사실은 놀라웠다. 실제 주리 양이 먹은 약은 비타민류 영양제가 아니었다.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치료제였다. 주리 양과 부모는 물론 몰랐다. 그리고 믿지 못했다. 그 약을 처방해준 의사가 유명 의사라고 했다.

 

하지만 <추적60분>에 따르면, 이 약은 미국에서 향정신성 전문의약품이다. ADHD 약이 메칠페니데이트 계 약물로 중추신경계를 흥분시켜 각성 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지만, 코카인과 같은 2등급 중독성 약물로 지정된 약물이다. 미국에선 마약류로 분류돼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 <추적 60분>의 미국 현지 취재에 따르면, 미국에선 'ADHD'를 판정하는데 여섯 달 이상 신중하게 진단한다.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어떨까? <추적60분> 제작진은 실제 병원 12곳에 가서 '공부 잘하는 약'이 필요하다고 하자 4곳에서 ADHD 약을 처방해주는 현실을 고발한다. 또 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고, 보호자만 갔는데도 ADHD약을 처방해 준 병원도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추적60분>이 만난 '건강세상 네트워크' 강주성 대표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그렇게 막 내줄 거면 수퍼마켓에서 팔아야죠"라고 꼬집었다.

 

<추적 60분> '수능 D-28일, 공부 잘하는 약을 팝니다?'편을 연출한 백종희 PD는 "소아정신과 의사들이 너무 그 약을 맹신하지 않는지 지적하려고 한다"며, "의사들은 중독성이나 의존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우리나라 마약담당 수사관에게 물으니, 항정신성 마약류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또 백종희 PD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관리하는 정부 의지가 중요하다"며, "제일 중요한 건 정신과 의사다. 이 약이 부작용이 없다가 아니라 부작용을 인지하고 꼭 처방이 필요한 사람에게 처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추적60분#공부잘하는약#ADHD#양수척효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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