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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회창 무소속 대선후보가 28일 오전 여의도 대신증권 객장을 방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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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 측이 '기호 12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기호순으로 후보의 이름을 불러주게 돼 있는데 응답자들이 언제 12번까지 기다리겠느냐는 것이다. 이 캠프 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제제기까지 했지만, 만족스런 해답을 듣지 못했다.
앞서 이 캠프는 기호가 결정된 직후 '이순신 장군의 12척 배'를 거론하면서, 논평까지 내어 '기호 12번'을 반겼지만 뒤늦게 '역풍'을 맞고 있는 셈이다.
"응답자들이 언제 12번까지 기다렸다 찍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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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의 공식 선거 포스터. 이 후보 측은 '기호 12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
ⓒ 이회창 후보 캠프 | 관련사진보기 |
28일 오전 캠프 팀장회의에선 기호 때문에 여기저기서 걱정이 터져 나왔다. 이혜연 대변인은 "후보가 12명이다 보니 전화 여론조사 할 때 응답자들이 끝까지 듣지도 않고 (답한 뒤) 끊어버린다고 한다"며 "이것 때문에 회의 분위기가 아주 심각했다"고 전했다.
캠프 측이 선관위에 전화를 걸어 기호 순서대로 모든 후보를 거명하는 조사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선관위 조사총괄과에서도 '법률적 조처는 어렵다. 후보 기준은 기호다. (기호순대로 후보를 부르는 조사방식이) 공정성을 위배했다고 볼 수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 팀장은 "이건 기호 때문에 받는 심각한 불이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나마 사람이 하는 전화면접 조사는 낫지만 (기계 음성으로 하는) ARS(자동응답) 방식은 더 심각하다. 해법이 안 보인다"며 "선거는 사기의 문제인데 (기호 때문에 받는 불이익으로) 지지율이 떨어져 (캠프나 후보의) 사기가 꺾이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후보 압축해 여론조사 해야... 선관위 유권해석 부탁할 것"강 팀장은 "여론조사를 할 때 지지율을 기준으로 후보를 압축해서 하든지 해야 한다"며 "선관위에 정식으로 유권해석을 부탁하는 등 계속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 팀장은 선거운동 기간에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최대 전략은 "이회창 후보 자신"이라고 말했다.
강 팀장은 "우리의 전략은 후보가 직접 발로 뛰는 것"이라며 "무소속이 정당 후보를 흉내 내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진다. (후보가 뛰어서) 동정도 얻고 감성적으로 직접 호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