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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의 대부' 김근태가 졌다.

 

9일 밤 9시 20분 서울 도봉구 창동 김근태 후보사무실에 모인 지지자들은 긴 한숨을 토해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수고하셨다"며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처음에는 희망이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6시 MBC-KBS의 출구조사 결과는 7% 앞섰지만 계속 몇 백여표 차이의 접전이 벌어졌다. 김 후보 사무실에 모인 지지자들은 피를 말리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피 말리던 시간은 단 세 시간이었다.

 

김 후보의 사무실 개표상황판에 적힌 최종 숫자는 명백히 김 후보의 패배를 예고했다.

 

잠정결과이긴 했지만 통합민주당 김근태 후보가 총 28,771표, 한나라당 신지호 후보자가 29,787표를 얻어 김 후보가 1,016표 차로 석패하는 것으로 나왔다. 비록 자동분류기가 계산하지 못해 수작업을 거쳐야 할 미분류표가 약 5500표 가까이 됐지만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미분류표는 계산해 봐도 대세에 따라갈 것"이라며 "이제 끝났다"고 읇조렸다.

 

그의 예측대로 현재 밤 10시 55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7%의 상황에서 김 후보는 총 29,557표(45.79%)를 얻어 총 30,258표(47.63%)를 얻은 신 후보에게 밀려 패배가 확실해졌다.

 

사무실들에 모여 있는 지지자들은 곧 무거운 침묵에 빠져들었다. 군데 군데 사무실 밖 계단에서 지인들과 통화하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눈에 띄였다.

 

김 후보는 끝내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를 기다리던 일부 지지자들도 몸을 일으켜 자리를 떴다. 김 후보의 모습을 담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도 철수하기 시작했다. 곧 사무실은 고요해졌다.

 

패인을 묻자 대부분의 지지자들은 고개를 저으며 답변을 피했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며 "오늘은 제발 봐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무래도 투표율 때문 아니겠냐"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집계된 도봉갑 지역 투표율은 46.1%에 머물렀다. 그는"투표율이 조금이라도 높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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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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