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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인 12일 점심쯤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공휴일이고 해서 뭐 재미있는 것 없나하고 이리저리 채널을 돌렸다. 마침 KBS 2TV에서 처음 보는 오락프로그램 '샴페인' 재방송을 하고 있었다. 연등회 중계방송만 나오던 차에 잘됐다 싶었다. 그런데 두 번째 코너인 '샴페인토크'를 시청하고 있다가 뭔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19금 토크쇼'라며 공휴일 대낮에 재방송? 

 

'샴페인토크'는 부부리얼 토크쇼라는 간판을 내걸고 부부 생활에 대해 기혼자들이 체험담을 이야기하는 코너이다. '샴페인'의 원래 방송시간은 토요일 밤 11시 25분이다. MC인 신동엽은 시작할 때 "공중파 최초로 19금 토크지만 생각이 있는 아이들이 알아서 잘 조절해서 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토요일 밤 11시 정도라면 부부 리얼 토크를 해도 무리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류의 방송이 가족이 다 모인 공휴일 낮 시간 때에 그것도 공중파에서 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석가탄신일 재방된 5월 10일 토요일 방송분 내용은 낯뜨거운 이야기로 가득했다. 개그우먼 김지혜는 결혼하게 된 사연을 소개하면서 충분히 성적으로 연상할 수 있는 적나라한 동작을 재현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정력제에 대한 내용이 5분간 계속 되면서 시청자들의 얼굴을 붉히게 했다. 특정 정력제의 이름이 거론되는가 하면 정력제를 대신할 만한 섹시한 속옷, 스테미너 음식 등이 좋다, 테크닉보다는 배려, 매너가 우선이라며 성관계를 연상시킬 만한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선정성 논란 속의 '샴페인'

 

첫 번째 코너인 '허락해주세요'에 '소녀시대' 티파니가 출연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등급은 '15금'이지만 실제로 '19금' 수위를 아슬아슬 넘고 있는 방송에 미성년자인 티파니가 출연해도 되느냐는 지적.

 

5월 10일 방송분에서는 티파니가 다리를 가리기 위해 덮고 있던 담요를 뺏고 성희롱적인 발언을 한 신동엽, 이수근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네티즌들은 티파니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 두 출연자의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주영훈 출연에 대해서도 많은 네티즌이 분노하고 있다. 학력위조 사건으로 자숙기간을 가져야하는 주영훈이 공영방송에 아무일도 없다는 듯 얼굴을 내비친 것.

 

네티즌 오윤석(ous2)씨는 '샴페인'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왜 KBS는 부도덕한 사람들을 계속 출연시키거나 복귀 시키는 겁니까? 우리는 저런 사람을 방송에서 보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라며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KBS는 이렇게 여러가지 문제가 연달아 제기된 방송을 석가탄신일 오전 11시에 재방송한 것이다.  

 

이에 네티즌 박태정(emole)씨는 "도대체 생각들이 있는 사람들인지 모르겠다"며 "문제가 많았던 방송을 낮 11시 가족들이나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시간에 재방송하는 알 수 없는 편성이다. 공영 방송이고 시청자를 생각하는 방송이라면 상황에 맞는 방송 상황에 맞는 편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전에도 가슴사이즈 발언, 잠자리 횟수 발언 등으로 선정성 문제가 제기되었던 '샴페인'이다. 잠잠해질 틈도 없이 KBS '샴페인'의 시청자 게시판은 연일 터지는 선정성과 도덕성 문제로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제작진 측은 침묵하고 있다. 

 

공중파방송의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다. 하지만 시간대는 생각을 해서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한다. 선정성 문제로 일부러 심야에 편성한 성인 프로그램을 공휴일 한낮에 재방송한다는 것은 공영방송인 KBS가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케이블의 수위가 높아진다고 해서 공중파의 수위가 도를 지나쳐서는 안된다. 온가족이 함께 보아도, 아이들끼리 보아도 낯 뜨거운 일이다. 


태그:#샴페인, #신동엽신봉선, #KBS, #티파니, #주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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