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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 14일 치러질 예정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이른바 일제고사로 전국 학교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곳 김천도 예외가 아니어서 교육청에서부터 각 학교로 보충수업, 자율학습 실시, 모의고사 실시와 같은 여러 방법으로 학생과 교사들을 옥죄는 사례들이 있었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김천지회(지회장 설동진) 조합원들은 지난 9월 30일 오후 5시 경 교육청을 방문하여 일제고사 관련 학교교육과정 파행 사례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였다. 이날 전교조에서는 교육장과 함께 하는 협의회를 요구하는 공문을 띄웠으나, 교육장은 당일 자리에 없었고, 학무과장은 일제고사 파행 사례를 듣고, 특히 0교시 수업이 불법임을 인정하고 더불어 초중학교에 교육과정 파행 사례를 시정하도록 조치하여 10월 7일까지 전교조에 통보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약속한 날짜가 되도록 교육청은 아무 답변도 없고, 일선 초중학교에서는 여전히 일제고사를 향해 학생들을 입시경쟁교육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교육감, 교육장, 각 학교장들이 학교교육과정 파행 운영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교조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현재 전교조 김천지회에서 파악한 바로는 중학교는 밤 9시까지의 야간 자습, 교사와 학생의 의견을 무시한 채 강제 유료 보충수업 실시, 일제고사 대비 시험출제, 9교시까지 이어지는 학교 수업 등이며, 초등학교는 7교시 수업은 물론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보충수업, 학습도우미 교사의 정규수업 담당, 아침 0교시 수업, 문제풀이식 수업, 일제고사 관련 위주의 교과수업 등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교육장과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하여 학교교육과정 파행 운영을 독려하기도 하고 문제지를 제작하여 학교에 참고자료로 보내는 행위 등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18일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업성취도 평가 관련 시도교육청의 지도감독 강화 요청' 공문을 보냈다.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내신 성적에 반영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중3 중간고사 시험 범위를 학업성취도 평가범위와 동일하게 한다든가 문제풀이식 수업 운영과 같은 일제고사를 대비한 파행운영 사례가 없도록 하라고 명시되어 있는데도 학교현장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고, 오히려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행위가 있을 시 처벌이 있으리라는 경고만이 있다.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점- 일선학교에서 공문은 아주 중요한 지침이다. 수업을 하다가도 공문을 작성하러 불려오는 경우도 있다. 공문에 살고, 공문에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도 왜 버젓이 교육과학기술부 공문이 무시되고 있을까? 그리고, 교과부는 그에 대해 아무 제재도 가하지 않을 뿐더러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걸까?

 

"차라리 7, 8교시 수업은 이미 지친 상태에서 받으니까 나은데, 아침 0교시부터 수업을 받으니까 하루가 완전 지친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한 학생의 호소는 교육청 저 안에까지 들려가지 않고 오늘도 학교에서는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최대한 학생들을 독려하라는 다그침만이 있다.

덧붙이는 글 | 구자숙 기자는 전교조 조합원이자 중고등학생 두 자녀를 둔 어머니입니다.


#일제고사#김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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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퇴직하고 새 인생을 살고자 합니다. 제2의 인생은 이웃과 더불어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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