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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7일 오후 3시 44분]
 
"당이 감옥에 보낼 때도, 당이 전과자라는 이유로 공천을 주지 않아도 원칙을 지키며 당에 남아 있었던 것은 김대중·노무현의 못다 한 꿈을 잇고 싶은 소망 때문이었다. 지난해 당 지도부가 '그동안 고생했다'며 재보궐 선거에서 기회를 줬지만 '감사하다'고 말하고 참고 거절했다.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 통합의 그 꿈을 위해, 오늘을 위해 거절한 것이다."
 
미리 배포된 출마선언문엔 없던 내용이었다. 스스로 "친노는 폐족(廢族 : 조상이 큰 죄를 지어 벼슬을 하지 못하게 된 자손)"이라고 성찰하며 친노의 재기(再起)를 책임진 이의 결기가 전해졌다.
 
'노무현의 왼팔',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이 27일 충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오랫동안 시련 속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던 그에게 놓인 두 번째 시험대다.
 
그는 분명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영남사람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참여정부의 일등공신이었지만 지난 6년간 사실상 유배 상태에 놓여 있었다. 참여정부가 공식 출범하기도 전에 불법 대선자금 수수혐의로 옥고를 치렀고 또 그로 인해 지난 18대 총선 때는 공천조차 받지 못했다.
 
그러나 안 최고위원은 계속되는 시련 속에서도, 다른 친노 인사들이 자의 반·타의 반으로 당을 떠날 때도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결국 작년 7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진정성'으로 첫 시험대를 통과한 그가 이제 '노무현 정신 계승'을 무기로 두 번째 시험대에 오른다.
 
"노무현의 '국가균형발전' 정신 집약된 세종시, 모든 권한 동원해 지켜낼 것"
 
충남 논산 출신인 안 최고위원은 "지역주의 극복, 국민통합은 정치인 김대중, 노무현의 필생의 과제였고 숙원이었다"며 "이제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의 대통령이 완성하지 못한 미완의 역사를 저 안희정이 충남에서 민주당의 깃발을 들고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충남의 민심을 들끓게 하고 있는 세종시 문제는 그 미완의 역사를 잇는 최전선이었다.
 
안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행복도시 세종 기공식에 참석했을 때 '(행복도시가 더 이상 수정되지 않도록) 대못을 박는 심정'이라고 말했는데 그 꿈이 지금 허망하게 무너지고 있다"며 "세종시의 진실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꿈과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안 최고위원은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지 못하면 이류 대학생이 되며 서울의 기업에 들어가지 못하면 3류 인생이 되는 우리의 현실이 있다"며 "이를 깨지 않으면 목포 하의도의 섬소년 김대중, 진영의 시골소년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는 세상은 더 이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재차 국가균형발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 서열구조를 깨기 위한 답은 분권과 균형의 새 시대를 여는 것"이라며 "좋은 대통령 만나 지방이 발전하는 시대는 끝났다, 16개 시·도지사와 230개 단체장들이 '분권과 균형'의 시대를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최고위원은 "충청도만의 문제가 아닌 행복도시에 대해 전체 지방이 뭉쳐 싸워야 하는데 (16개 시·도지사 중) 사표 내고 도망가는 사람은 있어도 싸우는 사람은 없다"며 "제가 승리하면 도지사가 갖고 있는 권한을 다 동원해 (세종시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행복도시 세종을 '더 큰 세종'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면 개헌도 추진할 것이고 분권과 균형을 요구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명숙 "홀로 참여정부 고통 짊어졌던 안희정, 노무현 정신 계승할 적격자"
 
출마선언에 함께한 이들도 안 최고위원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날 안 최고위원의 출마 기자회견에는 정세균 대표를 위시한 당 지도부와 전·현직 의원들, 한명숙 전 국무총리,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정찬용 전 인사수석 등 참여정부 인사, 그리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이기명 노무현재단 고문 등 친노세력이 대거 참여했다.
 
정 대표는 "행복도시는 민주당이 디자인하고 추진한 곳이고 또 우리가 책임져야 할 곳"이라며 "노무현 정신을 고스란히 계승할 정치인인 안 최고위원이 충청남도, 행복도시 지킴이로는 최고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한 전 총리도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도 참여정부가 짊어져야 할 고통을 홀로 두 어깨에 짊어지고 그늘 속에서 지낸 이가 안 최고위원"이라며 "중심이 있는 사람, 항상 진실하고 역사인식이 투철해 바른 정치 감각으로 바른 길을 가는 사람인 안 최고위원이 이 혼란한 시대에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정말 고통과 우여곡절을 겪고 국민과 함께, 여당과 야당이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만든 것이 세종시인데 (이명박 정부가) 지방선거를 겨냥해 세종시를 버리고 있다"며 "안 최고위원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할 수 있는 적격자"라고 강조했다.
 
또 "안 최고위원이 출마선언을 하는 이때 노 전 대통령이 가고 안 계시지만 노 전 대통령의 뜻을 잇는 국민이, 한명숙이, 민주당이 안 최고위원과 함께하고 있다"며 "6.2 지방선거에서 다 같이 만세를 부를 수 있도록 희망을 갖고 함께 가자"고 말했다.
 
안 최고위원과 함께 노무현의 양팔로 불린 이광재 의원도 "저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도 하고 국회의원도 2번이나 했지만 안 최고위원은 고난과 시련을 겪었다"며 "노 전 대통령을 사랑하고 그 뜻이 이어져야 한다면 '노 전 대통령의 적자(蹟子)', '시련의 정치인' 안희정에게 충남을 맡겨 달라"고 호소했다.
 


#안희정#노무현#충남도지사#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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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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