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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익산지역에서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는 유일한 연극단체인 극단 '작은소동'. 해마다 꾸준히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는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부분으로 인력수급 문제가 지적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최근에는 연극을 하겠다는, 혹은 꾸준히 하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다. 그나마 연극하던 사람들도 다들 서울로 올라가기 때문에 특히 지역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그리고 그 문제는 결국 작품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다. 인력이 적다보니 배역선정도 제한적이고, 그로인해 작품 선정 또한 한정된 틀 안에서만 선택 가능해진다.

 

이런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것이 바로 워크숍 공연이다. 보다 쉽게 말하면, 정기공연을 위한 전단계의 공연 혹은 교육적 차원의 공연으로 해석될 수 있다. 워크숍 공연의 형식은 극단에 소속된 단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직접 연극 한 편을 만들어보는 것.

 

단원 한 사람이 작품을 선정하고, 연출을 맡고, 기획을 하며, 배우들도 직접 선정한다. 혹여 배우가 부족하다면 자기 역량으로 데려와야 한다. 평소 자신이 맡았던 분야만을 한다면 더욱 잘해낼 수도 있겠지만, 이런 워크숍 공연을 통해 다양한 영역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줌으로써 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정된 인력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자구책의 성격도 있다.

 

더불어 이런 과정을 거치면 단원이 모집될 확률도 높아진다. 전문 배우들이 공연을 이끌어 가겠지만, 부족한 배역들은 평소 무대에 서보지 않았던 단원이나 아직 무대 경험이 없는 지원자들 중에서 선별할 수도 있는 것. 혹은 대학에서 연극 동아리활동을 하고 있거나 과거 활동했던 사람들이 다시 연극무대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다. 어느 정도는 실수가 용인되는 워크숍 공연을 표방한 만큼 무대에 오르는 부담감이 적다.

 

극단 '작은소동'은 올해를 워크숍의 해로 정하고, 5번 정도의 워크숍 공연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무대의 막이 지난 19일 올려졌다. 그 주인공은 극단 후원자이자, 그동안 조연출로만 참여한 바 있는 한상헌씨다. 한씨는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연극동아리 '무한대' 출신으로, 개원의의 바쁜 일상으로 대학 졸업 후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연극공연에 뛰어들지 못했다.

 

한씨가 선정한 연극은 지난해 9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펼쳐진 제10회 영호남 연극제에서 마산의 '객석과 무대'가 선보인 바 있는 '영종도 38km 남았다'. 삶이라는 날카로운 칼날에 찔려 아파하면서도 새로운 세상으로 비행하고픈 희망을 품고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처음 해보는 거라 아무래도 기존 공연에 비해 완성도는 좀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단원들도 작은소동 소속의 여배우 한명만 빼면 모두 현재 대학에 다니고 있는 동아리 후배들이고요. 이모저모 부족한 게 많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루 종일 병원일하고 저녁에 모여서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오셔서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공연은 오는 28일까지 매일 오후 7시30분 익산역 인근 아르케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워크숍 공연인 만큼 관람료도 5000원으로 저렴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연극#극단#작은소동#워크숍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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