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를 돌아보고, 영월의 동강과 서강이 만나는 합수머리를 찾아가는 길에 만난 '소를 몰고 가는 여인'. 지금은 어디를 가도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더욱이 차도 한 편으로 걷는 소는, 절대로 포장이 된 도로 위로 올라오려고 하지를 않는다.
소를 끌고 가는 여인이 잡아 끌어보아도, 도로 위로 올라오지 않는 우직한 소. 한낱 짐승이지만 예의를 아는 것일까? 아니면 도로 위로 오르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저 멀리 굽이치는 길을 돌아설 때까지 한 옆으로만 걸어가는 소와 여인. 그 광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태백산 검룡소에서 발원한 물이, 정선의 아우라지를 만나 조양강을 이룬다. 그리고 이 물이 오대산에서 발원한 평창강(주천강, 서강)과 만나는 영월의 합수머리에서 남한강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동강의 길이는 56㎞에 달하며, 서강은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 선암마을에서 시작하여, 단종의 첫 유배지인 청령포를 감싸 안으며 영월읍 합수머리에서 동강과 만나 남한강으로 흐른다.
물이 맑고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 널려있다는 동강과 서강. 그리고 그 물이 합수머리부터 남한강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바뀌어 흐르는 구간에도 아름다움은 끝없이 펼쳐진다. 그러나 찢기고 할퀴어진 남한강은 이제 그 옛 모습을 다시는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합수머리에서 바라보는 동, 서강과 남한강이 애틋하게 다가오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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