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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갈라졌다. 민주당 다선(多選) 의원 중심의 원구성은 실패했다. 실패의 책임을 누구는 초선의 여성군의원 탓으로 돌렸다. 항간에서 비주류로 부르는 무소속 연대의원들이 의장단 5석 중 4석을 차지했다. 주류측에서는 원하지 않던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화순군의회가 16일 제167회 임시회를 열고 의장 선출 등 원구성을 했다. 당초 군의회는 지난 7일 임시회를 열고 원구성을 할 계획이었지만 전날까지도 의장자리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당일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개의조차 못했다.

 

현재 화순군의회 의원은 10명, 이중 민주당 의원이 7명, 무소속 의원이 3명이다. 때문에 민주당 의원들만으로도 얼마든지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선출이 가능하다.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단 구성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5대 의회 때도 마찬가지여서 당시 후반기 원구성에 있어 3명의 무소속 의원들이 민주당과의 협의를 통해 상임위원장 1석을 배려받은 후 3명 중 2명이 정형찬 또는 문행주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정중구 의원을 택했다. 전반기에는 민주당이 의장단을 싹쓸이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6대 의회에서도 10석 중 7석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의장단 싹쓸이에 실패했다. 게다가 손을 잡았던 민주당 의원들끼리도 분열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싹쓸이 원구성 실패의 원인은 지난 6.2선거에서의 일부 민주당 군의원 공천자들의 해당행위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공천이 유력시되던 전완준 화순군수가 구속되자 구충곤 도의원을 화순군수 후보로 전략공천했고, 이는 민주당원들의 분열로 이어졌다. 일부 공천자들은 공공연하게 무소속 군수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물의를 빚었다.

 

군수선거에서는 당연히 무소속후보에게 패배했다. 공당으로서의 위신이 깎였고 지역위원회의 지도력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민주당 소속 군의원들의 분열은 물론 민주당 중심의 군의회 원구성에도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민주당 군의원들의 분열은 몇몇 의원들이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군수후보를 지원해 물의를 일으킨 의원을 의장단으로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조유송 이선 의원 등은 "해당행위를 한 의원을 의장단 자리에 앉힌다면 추후 같은 일이 되풀이되도 제제할 방법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의를 제기한 것.

 

하지만 박광재 임지락 오방록 류경숙 등 4명의 의원은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조유송 이선 의원은 문행주 최영호 등 2명의 무소속 의원과 연대했다. 또 한명의 무소속 의원인 정중구 의원과 민주당의 강순팔 의원은 속내를 비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의원들은 각각 한쪽과 뜻을 같이하는 것으로 추측되면서 양측의 세력이 팽팽하게 맞섰고, 이런 상황에서는 최고연장자인 조유송 의원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때문에 지난 7일 예정된 의장단선거에서 박광재 의원 등이 불참하자 항간에서는 의장선거에서 불리하니까 출석하지 않았다는 등의 설이 난무했다.

 

양측은 16일 다시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회를 열기까지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해 물밑작업을 통해 세를 확장하려 애썼지만 원하는 만큼의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후문이다.

 

의장단 선출을 위한 임시회가 다시 열린 16일, 정중구 의원이 연락도 끊고 아예 출석하지 않으면서 임시회에는 9명의 의원들만이 출석했다. 예상대로라면 4:4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1명의 표심에 의해 결과가 좌우돼야 했다. 하지만 투표가 진행되면 될수록 예상외의 결과가 나왔다.

 

조유송 의원과 박광재 의원간의 접전이 예상됐던 의장 선거는 조유송 의원이 당선됐다. 1차투표에서 조유송 의원이 5표를 얻은 것이다. 박광재 의원은 3표, 강순팔 의원은 1표를 얻었다.

 

순간 장내가 술렁였다. 5:4로 조유송 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강순팔 의원이 1표를 득표한 것은 예상외의 결과였기 때문이다. 박광재 의원에게 투표해야할 1명이 조유송 의원이나 강순팔 의원에게 투표했다는 등의 해석이 난무했다.

 

의장에 이어 부의장 선거 결과가 나오자 장내는 더욱 술렁였다. 이선 의원이 5표, 임지락 의원이 2표를 얻은데다 초선의원인 류경숙 의원도 1표를 얻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효표까지 1표 나왔다.

 

당초부터 표심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강순팔 의원을 제쳐두고라도 박광재 의원을 중심으로 한 원구성에 찬성하는 의원들측의 표가 분산된 것이다. 임지락 의원에게 가야할 표 중 2표가 이선 의원이나 류경숙 의원에게 갔거나 무효표가 된 셈이다. 

 

운영위원장 선거에서는 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각 상임위원장 선거의 경우 해당 위원회에 소속된 의원들이 후보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운영위원회 위원도 아닌 오방록 의원에게 누군가 투표를 한 것이다.

 

박광재 오방록 의원은 불참한 가운데 치러진 운영위원장 선거에서는 7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최영호 의원이 5표, 오방록 의원이 1표를 얻었다. 무효표도 1표 나왔다.

 

오방록 의원의 득표에 대해 일각에서는 상임위원회 선출 방법을 모르는 어떤 의원의 명백한 실수거나 누군가의 고의에 의한 것이라고 술렁거렸다. 부의장 선거에 이어 연이어 나온 무효표의 출처에 대해서도 궁금해 했다.

 

총무위원장 선거에서도 무효표 행진은 계속됐다. 총무위원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문행주 의원이 4표, 오방록 의원이 3표, 임지락 의원이 1표, 무효표가 1표 나오면서 문행주 의원과 오방록 의원을 대상으로 2차 투표가 진행됐다.

 

오방록 의원에게 투표했어야 할 1명이 이번에도 엉뚱한 곳에 투표한 것이다. 그 1명이 오방록 의원에게 투표하고 무효표를 만들어낸 표심이 오 의원에게 기운다면 오방록 의원이 총무위원장에 당선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2차 투표에서는 문행주 의원이 5표, 오방록 의원은 4표를 얻으면서 문 의원이 총무위원장에 당선됐다.

 

 산업건설위원장 선거에서도 무효표는 여전했다. 9명이 참여한 선거에서 임지락 의원이 5표, 류경숙 의원이 3표를 얻었다. 무효표도 1표 나왔다. 박광재 의원 측은 류경숙 의원을 위원장으로 밀었고, 조유송 의원 측은 임지락 의원을 위원장으로 민 것이다.

 

박광재 의원 측이 원해서가 아니라 조유송 의원 측의 의도에 의해  임 의원이 위원장에 선출된 셈이다. 임지락 의원은 산업건설위원장 자리는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전반기 군의회 의장단 선거는 민주당 의원들의 분열로 인해 민주당이 10석 중 7석을 차지하면서도 무소속 의원들에게 5석 중 2석의 의장단석을 내준채 마무리됐다. 소위 주류로 지칭되는 박광재 의원 측에서는 산업건설위원장 1석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원하던 자리는 아니었다.

 

이에 오방록 의원은 4명 중 반란을 일으킨 1명을 초선의 류경숙 의원으로 지목했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본회의 산회가 선포되기 전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면서 류경숙 의원을 향해 "류경숙씨, 많이 도와줘서 고맙다"며 쓴소리를 뱉은 것. 

 

박광재 오방록 임지락 류경숙 의원이 함께 한 그룹에서 분명 반란표가 나왔고, 반란표의 주인공으로 류경숙 의원을 지목한 것이다. 5대 의회에서 산업건설위원장을 지낸 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사사로운 감정을 의사진행발언 등 절차도 지키고 않고 초선의원을 향해 내뱉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한편 이날의 무효표는 투표용지에 기표를 하지 않거나 정확하게 기표하지 않아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강순팔 의원은 기권하지도 않았고, 무효표를 만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디지탈화순뉴스,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화순#문행주#화순군의회#조유송#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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