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1년여 만에 자전거를 타고 인천서 서울을 오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먼길을 오가다 보면 중간중간 쉬게 마련인데, 즐겨찾는 곳은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곳이나 성수대교 지나 선유도 육교를 이용해 도로를 건너온 한강둔치입니다.
한창 가을빛으로 물든 선유도가 건너보이는 한강공원 벤치에서 땀도 식히고 목도 축이고 지친 다리도 쉬어가기에는 그만입니다.
복잡한 자전거도로를 피해 한적한 자전거길에서 상쾌한 강바람에 취하기도 하고, 정답게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연인들을 부러워 해보기도 합니다. 허무하게 허공으로 치솟는 한강 분수에서는 간혹 짧은 무지개도 보이곤 합니다.
특히 살랑살랑 손짓하는 갈대밭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데, 어떤 이들은 갈대숲으로 들어가 가을정취에 빠져듭니다. 선유도를 오가는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가을빛으로 물든 강물을 느긋하게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가십니다. 그렇게 잠시 쉬어가는 비밀장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가을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발행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