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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4동의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지난해 11월 8일 작물을 심었으나 1동은 식재를 포기했다. 양상추를 심은 지 90일이면 충분히 출하를 하지만, 120일이 지난 지금도 수확을 못하고 있다." (손영교)

"수박의 생장 상태를 확인한 농업기술센터 직원은 잔뿌리가 없어 수박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지난해 11월 20일경 수박 묘종을 심었다. 예년보다 생장 속도와 수정시기도 많이 늦었고 열매가 낙화하는 사례 빈번하다. 열매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다." (안영식)

경남 의령군 지정면 성산마을 농민들이 침수 피해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해 가을부터 비닐하우스를 설치했는데 침수문제로 일부 농민들은 재배를 포기하기도 했다. 벌써 결실을 거둬야 하는 양상추는 속이 차지 않아 출하를 못하고, 수박은 잔뿌리가 없거나 수정이 늦어져 출하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낙동강사업 19공구 공사장 옆에 있는 경남 의령군 지정면 성산마을 주민들은 침수로 피해를 입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비닐하우스 농지가 침수되자 검사하기 위해 웅덩이를 파놓았는데 물이 고여 있는 모습.
 낙동강사업 19공구 공사장 옆에 있는 경남 의령군 지정면 성산마을 주민들은 침수로 피해를 입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비닐하우스 농지가 침수되자 검사하기 위해 웅덩이를 파놓았는데 물이 고여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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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은 4대강 정비사업 때문에 침수현상이 벌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이전에는 특별한 침수 현상이 없었다는 것. 낙동강사업 19공구 준설공사 현장은 비닐하우스 논과 둑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금호건설이 시공을 맡았는데, 성산마을은 함안보에서 13.5km 상류에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경남지역본부는 지난 2월 23일 '성산마을 침수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지표 침수현상은 강우와 작물재배를 위한 관개용수의 배수가 원활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성산마을 침수피해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안영식)는 8일 오전 마을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공의 조사 보고서를 반박했다.

수공 "준설토 투기장은 농경지 침수와 관련 없다"

수공 조사용역은 부산대 함세영 교수(지질환경과학)와 중원대 김형수 교수(에너지자원공학)가 맡아서 했다.

수공 측은 조사용역 보고서를 통해 "현재 제내지의 개착지점에서 관측되고 있는 지하수위와 주변 지하수관정에서 관측되는 지하수위와는 상호연계성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수공 측은 "준설토 투기장 운영으로 인하여 제내지 일부 지역의 지하수위가 0.2m 이내로 상승하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이는 농경지에 고인 천수지하수와는 관계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설명했다.

수공 측은 "현장조사와 모델링 결과를 종합해볼 때, 본 조사지역의 지표 침수현상은 강우와 작물재배를 위한 관개용수의 배수가 원활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며 "고수부지 성토와 함안보 운영에 따른 지하수위는 최소 지표하 2.9m에 위치함으로 작토심을 감안시에도 영농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 "발표한 결과의 신뢰에 문제 많아"

함세영·김형수 교수의 조사보고는 현장을 살펴보았던 박재현 인제대 교수와 완전히 다르다. 박재현 교수는 함안보·합천보로 인한 지하수위 상승으로 주변 저지대 농지 침수 문제를 제기해 설계변경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수공 측 조사 보고서에 대해, 박재현 교수는 "발표한 결과의 신뢰에 문제가 많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농지에 고인 물이 단지 과도한 관개용수의 공급으로 인한 것이라는 결론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책위 "한 번도 갈수기인 가을에 농지 침수는 없었다"

 낙동강사업 19공구 공사장 옆에 있는 경남 의령군 지정면 성산마을 주민들은 침수로 피해를 입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성산주민대책위 안영식 위원장.
 낙동강사업 19공구 공사장 옆에 있는 경남 의령군 지정면 성산마을 주민들은 침수로 피해를 입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성산주민대책위 안영식 위원장.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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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마을 침수피해주민대책위원회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수공은 용역조사 보고서 전문을 공개할 것"과 "함세영·김형수 교수는 조사결과에 대하여 지역 전문가와 공개 토론할 것", "수공은 함세영·김형수 교수의 조사보고서를 폐기하고, 주민과 주민이 추천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를 다시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주민대책위는 "그동안 수공 방문, 주민집회, 전화통화 등을 통하여 조사결과 보고서 전문을 공개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면서 "하지만 수공은 이에 불응하고 허접하기 짝이 없는 결론만을 제시하고 있다"고 요구했다.

또 대책위는 "지난 수십 년간 성산들녘에서 농사를 지어온 주민들은 그동안 단 한 번도 갈수기인 가을에 농지침수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수공은 이번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민들이 그동안 침수문제를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지 성산들녘의 침수문제는 있었던 사실이라며 터무니없는 악성소문으로 주민들을 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침수 당시 비가 온 것도 아니었고 성산들녘의 배수로는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성산들녘은 배수장이 가동되고 있으며, 이 배수장으로 연결되는 배수로가 들녘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설치되어 있어 이 배수로를 통해 농지의 모든 물이 배수되기 때문에 배수로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동안에는 농지 침수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설명했다.


#4대강정비사업#낙동강사업#의령 성산마을#한국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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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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