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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바위 포천시 창수면 추동1리 마을 뒤편 산자락에 있는 소원바위
▲ 소원바위 포천시 창수면 추동1리 마을 뒤편 산자락에 있는 소원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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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바위.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염원하는 소원이 있기 마련이다. 소원이 다 이뤄진다면 그도 별 재미없을 듯하다. 소원이란 열심히 고대하다가 이뤄질 때, 그 참다운 맛을 알게 되는 것 아닐까? 그런 사람들의 소원을 이뤄준다는 바위가 있다. 지난 26일,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추동1리에 들러 영험한 바위를 찾아봤다.

창수면 추동리는 한양 조씨들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마을. 이 마을은 매년 음력 2월 2일이 되면 왕방산 끝자락과 종현산이 맞물려 있는 곳, 산제사 터로 새벽에 올라가 산신제를 드린다. 오래도록 마을 주민들이 그렇게 정성을 드려왔다. 마을에 전해지는 습속이라 아직도 매년 제를 올린다는 것이다.

마을 뒷산자락에 있는 커다란 바위

동전 소원바위에 동전이 붙으면 소원을 이루게 된다고
▲ 동전 소원바위에 동전이 붙으면 소원을 이루게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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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바위 이 바위에서 100일을 빌어 아들을 점지 받았다고 전한다.
▲ 소원바위 이 바위에서 100일을 빌어 아들을 점지 받았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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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동1리에는 커다란 바위 하나가 마을 뒤편에 있다. 마을사람들은 이 바위를 '소원바위'라고 부른다. 현재 이 바위는 왕방산 소원바위 굿당 안에 있다. 굿당이란 굿을 전문으로 하는 집. 요즈음은 민가에서 굿을 하면 주변에서 시끄럽다고 하도 신고들을 해대니, 전문적으로 굿을 하는 굿당이 생겨난 것이다.

굿당은 대개 물 좋고, 산세 좋은 곳에 있기 마련이다. 현재 이 굿당을 운영하고 있는 당주인 김옥화(51)를 만나봤다.

"저도 이 지역에서 태어나 살았는데, 이곳에 와서 기도를 하다가 이 굿당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이 바위에 기도를 하면 한 가지는 꼭 이뤄진다고 합니다."

현재 소원바위는 굿당에서 임시로 전각을 지어놓고 있다. 바위가 영험해 이 바위 앞에서 굿판을 벌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 신내림을 받은 무격(巫覡)들은 이 바위가 영험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인가 바위에 동전을 붙이고 서원을 하면, 그 서원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아들 점지해 준 소원바위

소원바위 자연적으로 놓인 바위. 옆에서 보면 커다란 두꺼비 한 마리가 웅크린 것 같기도 하다
▲ 소원바위 자연적으로 놓인 바위. 옆에서 보면 커다란 두꺼비 한 마리가 웅크린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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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바위가 소원바위로 불리게 된 지 아주 오래됐다고 합니다. 바위 밑을 타고 흐르는 샘물이 바로 곁에 있어서, 아무리 가물어도 이 물은 한 번도 마른 적이 없다고 하네요. 물맛도 좋고 탁하지도 않습니다. 이 물은 위장병과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한 번씩 와 몇 통씩 떠가기도 합니다."

소원바위는 마을 근처에서는 가장 큰 바위다. 아마도 이런 바위와 물이 있어서 이곳에서 백일치성을 드릴 수가 있었을 것이다. 마을에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바위가 정말 소원을 이뤄주기는 하나 보다.

"아주 오래전에 이 곳 한양 조씨 문중으로 시집을 온 한 여인이 있었다. 그런데 시집을 온지 몇 년이 지나도 아이를 낳지 못하자. 시어머니의 구박이 날로 심해져만 갔다. 어느 날 꿈을 꾸었는데, 할머니 한 분이 이 바위를 찾아가라고 했다는 것. 며느리는 이 바위를 찾아와 100일 치성을 드렸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들어서지 않던 아이가 들어섰다는 것이다.

며느리는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은 장성을 해 벼슬을 했다. 그 뒤부터 이 바위는 소원바위라고 이름을 붙였으며,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기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신을 받은 사람들은 가끔 이 바위 위에 앉아있는 노파를 본다고도 한다. 바로 이 바위에 100일 치성을 드려 아들을 낳은 노파라는 것."

깨끗한 물 마시며 100일 치성... 소원 성취는 당연

물 왕방산에서 흘러 바위밑을 지나 솟아오른다는 물
▲ 물 왕방산에서 흘러 바위밑을 지나 솟아오른다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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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샘물이 쉴새없이 솟아오르며 물 표면에 여울을 만들고 있다
▲ 샘 샘물이 쉴새없이 솟아오르며 물 표면에 여울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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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은 늘 즐겁다. 답사를 하다가 듣게 되는 이런 전설 하나가, 지루하고 힘든 답사 길에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소원바위에 동전 한 닢을 붙여본다. 척 달라붙는다. 그리고 마음속에 한 가지 서원을 한다. 이번에는 옆 샘으로 가서 물을 한 바가지 떠 마셔본다. 차다. 속이 다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솟아오르는 물방울이 무늬를 만들어 낸다. 이런 물을 마시면서 100일 치성을 드렸다고 하면, 아마도 당연히 소원을 이루지 않을까? 

소원바위를 돌아 추동1리 마을회관을 잠시 들른다. 한낮의 시간을 놀이로 보내고 계시는 할머니들에게 소원바위에 대해 물어본다. 한 마디로 "대단한 바위"란다.

"그 바위가 소원을 들어주기는 하나봐. 열심히 빌면 이루지 못할 일이 어디 있을까? 지금도 사람들이 빌러 오는 것을 보면. 이러다가 우리 마을이 명물 되겠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소원바위#왕방산#아들 점지#포천시 창수면 추동리#굿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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