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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회 후반기 의장에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이 당선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무소속 박현배 의원이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들은 예상 외의 결과에 할 말을 잃고 망연자실 하고 있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정치가 이런 건가요? 지금은 패닉 상태입니다."

 

안양시의회 의장 선거가 끝난 직후, 홍춘희(민주통합당) 의원은 이와 같은 말로 심정을 표현했다.

 

안양시의회는 2일 열린 제188회 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무소속의 박현배 의원을 의장으로, 새누리당 이재선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다수당인 민주통합당이 의장과 부의장 모두를 놓친 뜻밖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박 의원은 민주통합당 문수곤 의원과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여 문 의원을 2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12표 득표) 했다. 안양시의회 재적의원 22명 가운데 민주통합당 의원이 10명, 새누리당 9명, 통합진보당 1명, 무소속 2명(권주홍, 박현배 의원)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의장으로 당선된 박현배 의원이 민주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의장에 출마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열린 민주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문수곤 의원이 후반기 의장 후보로 결정되자, 이에 불복해 탈당했다. 박 의원이 탈당하자 민주통합당 의원들과 당원 10여 명은 1일 밤 박 의원을 찾아가 항의하기도 했다.

 

"패자가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부덕의 소치라고밖에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우리 내부의 문제가 외부로 드러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이문수(민주통합당·전반기 원내대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하연호(민주통합당 후반기 원내대표) 의원 역시 "너무 충격이 커서 할 말이 없다"며 "안양시의회사에 남을 전무후무한 일이 벌어졌다"고 참담한 심정을 표현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내심 만족하는 분위기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모든 게 순리대로(여당에서 의장이 되는 것) 돼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점은 안타깝습니다. 이번 일은 그동안 집행기관인 시에 무조건 '예스'만 해준 결과가 반영된 것입니다. 의회는 집행기관을 견제해야 하는 것인데 이번 6대 의회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당 내에서 반발이 생긴 것입니다."

 

권용호(새누리당·전반기 원내대표) 의원은 이와 같이 말했다.

 

그리고 용환면 의원은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게 돼서 바람직하다"며 "전반기에는 (새누리당) 의석이 부족해서 그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용 의원은 박현배 의원에 대해 "도시건설위원회에서 함께 일했는데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박 의원이 여야가 상생할 길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후반기 의장에 무소속 박현배 의원이 선출됨에 따라 민주통합당은 후반기 의정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민주통합당 소속인 최대호 시장의 시정 운영도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안양시의회 22석 가운데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10석의 의석만 확보, 최 시장의 시정에 힘을 실어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2010년 6대 의회가 시작될 당시 12석을 차지해 다수당이었으나 2명이 탈당, 이제는 새누리당과 동석인 10석이 되었다. 게다가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 무소속 박현배 의원을 지지, 의장에 당선시키면서 이제 새누리당에 힘이 실리게 되었다.

 

민주통합당은 후반기 상임위원장직을 한 석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투표 결과가 각 상임위원장 선출에 그대로 적용 된다면 민주통합당은 한 석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박현배 신임 의장은 "전반기 의회가 시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뭔가 변해야겠다는 생각에 탈당을 결심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정당 이념이나 철학을 뛰어넘어, 집행부의 거수기라는 틀을 벗어나 오직 주민을 위해 일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의 전폭적인 지지로 의장에 당선된 박 의원의 새누리당 입당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양시의장#박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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