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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에서 전나영씨가 판틴 역에 캐스팅 됐다는 내용이 소개된 웨스트엔드의  웹사이트.
 30주년 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에서 전나영씨가 판틴 역에 캐스팅 됐다는 내용이 소개된 웨스트엔드의 웹사이트.
ⓒ 웨스트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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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머런 매킨토시(Cameron Anthony Mackintosh)는 세계적인 영국의 뮤지컬 제작자다. 전 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친 뮤지컬 <레미제라블>,<캣츠>,<오페라의유령>,<미스사이공> 등을 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영향력이 있으며, 강력한 극장 제작자" 라고 평한 바 있다. 그가 이끄는 웨스트엔드의 작품 출연은 뮤지컬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일 것이다. 지난 6월 6일 웨스트엔드의 2013년 <레미제라블> 30주년 기념 공연을 알리는 소식에 한국인 2세인 네덜란드 뮤지컬 배우 전나영(24)씨가 이름을 올렸다. 전나영씨가 <레미제라블> 판틴 역으로 발탁된 것.

최고의 뮤지컬 무대에 발탁된 한국인 2세  

그 소식을 접하고 "오디션을 보고 나면 늘 초조하다. 최선을 다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던 배우 전나영의 얼굴이 떠올랐다. 2012년 한국에서 개봉해 인기를 얻은 영화 <레미제라블>을 본 사람이라면 판틴 역의 앤 해서웨이가 부른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d a dream)'의 애절한 선율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세계인들은 뮤지컬 <레미제라블> 공연을 통해 한국인 2세 전나영이 부르는 '아이 드림드 어 드림'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2011년 2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장기 공연을 한 <미스사이공>은 네덜란드에서 35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배우 전나영은 단아한 외모와 함께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주인공인 베트남 여성 킴을 연기해 무대를 사로 잡았다. 이 무대를 통해 그는 뮤지컬 배우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인정받았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자란 배우 전나영씨.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자란 배우 전나영씨.
ⓒ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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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사이공> 공연 이후 전나영은 작품 <키스미케이트>의 케이트 역에 발탁돼 빛나는 신예로의 위치를 굳혔다. 또한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TV드라마에서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나영에 대해 네덜란드 BNN의 프로그램 디렉터 안톤 스미스씨는 "그는 작은 역에서 큰 배역까지 역할에 딱 맞는 모습으로 무대를 꽉 채운다. 또한 자신과 맞는 배역을 만드는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3년 전나영은 네덜란드에서 두번째로 공연되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의 마리아 역으로 공연을 준비하던 중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레미제라블> 오디션 요청을 받게 됐다. 세계 무대가 꿈이었던 전나영은 단숨에 런던으로 달려가 오디션을 받았다. 오디션은 생각했던 것보다 하루 더 길어졌다. 처음 제안 받았던 에포닌 오디션을 끝내고 판틴 오디션까지 볼 수 있게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었다. 

세계 무대를 꿈꾸는 전나영은 네덜란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마리아가 아닌 영국 <레미제라블>의 판틴을 선택했다. 그는 지난 5월, 무대 준비를 위해 런던으로 향했고, 6월 17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1년 동안 <레미제라블>의 판틴으로 살게 된다.

영화 <서편제>를 보며 꿈을 키우다

런던 오디션을 다녀온 직후 전나영씨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미스사이공> 공연 이후 2년만에 다시 만난 그는 첫 인터뷰 때도 그랬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배우라는 느낌을 주었다.

관련 기사 : 22세 한국계 배우, 네덜란드를 사로잡다

전나영씨가 출연한 뮤지컬 <미스사이공> 작품 동료 죠디와 함께 있는 모습.
 전나영씨가 출연한 뮤지컬 <미스사이공> 작품 동료 죠디와 함께 있는 모습.
ⓒ 장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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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영은 동료들 사이에도 특별한 친구로 통한다. <미스사이공> 공연을 함께 하면서 가까워졌다는 친구 죠디는 "뮤지컬하는 친구들은 특별한 재능들이 많아 항상 오디션이나 공연을 하고 나면 서로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는데 전나영은 항상 자신과 경쟁을 한다.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의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특별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그를 칭찬했다.

한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네덜란드에서 교육 받고 자란 전나영은 "부모님에게 느꼈던 문화적 차이를 철이 들면서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났지만 만나면 금방 한국인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한 느낌이 준다. 그 이유는 그가 네 살 때 판소리 영화 <서편제>를 보며 자신의 꿈을 키워왔다는 말로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양 작품을 하면서 동양인 외모 때문에 어려운 점이 없느냐"의 질문에 그는 "지금까지는 긍적적인 결과들만 있었다. 이곳 배우들은 한결 같은 외모 때문에 재능이 뛰어나도 크게 드러나지 않는 반면 자신은 동양인의 외모를 지니고 있어 눈에 잘 띄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물론 타고난 재주도 있겠지만 전나영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노력형이다. 세계 무대로 진출하고자 하는 그의 이유는 좀 특별하다. 작품을 표현할 때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같은 배역이라도 다른 느낌을 연기하게 돼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기를 더 잘하고 싶어 더 많은 나라의 언어를 배우게 된다는 그는 네덜란드어와 영어 이외에도 불어, 독일어 등 되도록 많은 나라의 언어를 지금보다 더 잘 하고 싶다고 말한다. 물론 그의 한국어 실력도 수준급이다.

더 많은 공연과 경험을 넓은 세상에서 쌓고 싶다는 전나영은 언젠가 자신의 작품으로 한국을 찾고 싶다는 당찬 꿈을 밝히기도 했다.

"자신의 행복과 즐거움은 예술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어릴적 무대에서 신나서 노래하고 행복해하던 그 느낌 그대로 언제나 무대 위에서 행복하고 즐거움을 누려야 한다. 무대 활동으로 인해 스스로의 몸이나 마음이 상하게 하는 건, 예술하는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다."

"전나영의 판틴 선보이고 싶다"



공연 준비에 정신이 없을 전나영과 17일 공연을 앞두고 추가로 전화인터뷰를 진행했다.

- 영국 무대에 서는 소감이 궁금하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무대 준비로 한 달 간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고 내 배역을 잘 소화하기 위해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이제 곧 시작 시간이 왔다. 큰 무대든 작은 무대든 무대는 늘 나에게 새로운 경험이고 즐거움이다.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 <레미제라블> 판틴 배역을 맡았다. 전나영에게 판틴은 어떤 인물인가?
"내가 판틴이 되어야 하는데... 나에게 꼭 맞는 판틴의 모습을 무대에서 선보이고 싶다. <레미제라블>은 워낙 큰 작품이어서 판틴 배역을 맡았던 훌륭한 배우들이 많다. 작년에는 영화 <레미제라블>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고, 부담이 되긴 하지만 전나영의 판틴을 만들어 선보이고 싶어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세계 무대를 향해 발자국을 내딛은 전나영, 이제 영국의 런던 무대에서 자신의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나선 젊고 건강한 배우의 연기가 세상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져, 보고 듣는 이들이 모두 행복해지길 기원해 본다. 전나영이 판틴으로 공연하는 <레미제라블>은 영국 런던의 퀸즈극장에서 6월 17일부터 만날 수 있다.


태그:#전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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