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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눈엔 내가 안녕하냐(요)." "철도 민영화 반대, 불통의 시대, 우리의 목소리를 거침없이 내어보아요." "의료, 수도, 전기. 모든 공공재의 사유화 반대를 지지합니다." "부패한 정부는 모든 것을 민영화 한다." "번복하는 말 때문에 안녕 못한 국민들." "공주님 청와대 마당에 송전탑 심어 드릴까요."

이는 19일 저녁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만들어 들고 있는 피켓 내용이다.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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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노래패 '더 없는 살림에'의 공연을 듣고 있다.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노래패 '더 없는 살림에'의 공연을 듣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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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명이 모여 하고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피켓에 써서 들고 서 있거나 발언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뿐만 아니라 노동자, 일반시민 등이었다. 인근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서 동아리 모임 소속 학생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노래패 '더 없는 살림에' 팀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또 한 시민은 따뜻한 음료를 20여개 정도 사와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1시간 가량 열렸다.

경남에서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경남대에서는 지난 16~17일 사이 게시판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붙기 시작했는데, 이날에도 정문 게시판에 남아 있어 지나는 학생과 시민들이 읽어보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경남대 몇몇 학생들이 마련한 것이다. 한 학생은 "정문 경비실에 전기를 연결해 확성기를 사용하려고 했지만 허락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핸드 마이크'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발언과 노래 공연 도중에 지나는 사람들을 향해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기도 하고 "안녕 못합니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돼"

성토대회에서는 '안녕하지 못한' 시민들이 그 이유를 외쳤다.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한 남성(21)은 "아르바이트나 짧은 계약직을 하고 있는데 언제 잘릴지 모르는 상황으로 불안하고, 언제 자리 잡고 일할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는다"며 "무엇인가 개선하려고 하면 많은 힘이 필요하고, 안녕한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경남대 심리학과 재학생이라고 소개한 여학생은 "게시판에 붙여 놓았던 대자보가 며칠 전 새벽에 누군가에 의해 찢어졌다는 말을 듣고 대자보를 쓰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우리 사회는 침묵을 강요하고 있어 저는 안녕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자보 쓰려고 하니까 남자친구가 '괜히 나섰다가 해를 당하면 어쩌느냐'고 해서 싸웠다"며 "그렇게 걱정하는 것 자체가 폭력이고 침묵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 여학생은 "이번에 철도 민영화 때문에 이렇게 나온 게 아니고, 그것을 계기로 불만이 터진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고등학교 동아리 모임에서 왔다고 한 여고생은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게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되고,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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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적고 있다.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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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재학생이라고 한 학생은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학에만 들어가면 안녕할 줄 알았는데 대학에 와보니 취업과 군대 문제 등으로 고민이 많다"며 "철도 민영화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별 생각 없이 지내왔는데, 이번에 서울에서 대자보가 나붙었다는 소식을 듣고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깨달았고, 그래서 대자보를 쓰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민주(정치외교학과) 학생은 "그동안 정치에 대해 나와 상관이 없다고 해서 입을 닫고 살았고 그야말로 무관심한 것이 편하다고 생각했다"며 "이번에 대자보를 쓰니까 친구들이 잡혀가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 이런 말을 듣는 것 자체가 자유민주주의에 맞지 않다. 그냥 정부 정책에 반대하면 종북 내지 빨갱이라고 매도하는데, 그런다고 해서 움츠릴 게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위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진주에서도 비슷한 행사가 열린다. 생활정치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는 오는 21일 오후 4시 진주 대안동 차없는거리에서 "안녕들 하십니까? 진주사람들 광장으로"라는 제목으로 '대자보 문화제'를 연다.

이들은 "각자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덕은 손피켓이나 자발적인 개인의 대자보를 가져와도 좋다고 제안한다"며 "현장에서 동참하는 시민들이 직접 피켓이나 스케치북 미니자보를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며, 모인 시민들과 함께 율동을 하는 플래시몹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적고 있다.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적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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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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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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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가 열렸는데, 한 시민이 길 건너편에 있는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를 읽어보고 있다.
 19일 저녁 창원 마산합포구 소재 경남대 정문 쪽에서 열린 "창원,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나들이" 행사가 열렸는데, 한 시민이 길 건너편에 있는 게시판에 붙은 대자보를 읽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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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대자보#경남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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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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