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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여준 의장은 비장했다. 기성정치권은 6.4 지방선거 성적표에 목숨을 걸고 있지만 이미 그는 초월한 듯 보였다. 새 정치를 여는 데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그 뜻을 피력했다.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여준 의장은 비장했다. 기성정치권은 6.4 지방선거 성적표에 목숨을 걸고 있지만 이미 그는 초월한 듯 보였다. 새 정치를 여는 데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그 뜻을 피력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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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신 박사의 칼럼을 기억한다. '민중의 무의식은 언제나 옳다.' 총선이 끝나면 늘 나오는 말이 있다. 황금분할. 이건 누가 기획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민주당은 민주당의 후보를, 우리는 우리 후보가 당선되도록 해야 한다. 원내 127석,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1야당이 왜 모든 정치세력을 제압하고 독자적으로 이길 전략과 목표를 안 세우나."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여준 의장은 비장했다. 기성정치권은 6.4 지방선거 성적표에 목숨을 걸고 있지만 이미 그는 초월한 듯 보였다. 새 정치를 여는 데 이번 지방선거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로 그 뜻을 피력했다.

윤 의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어느 당이 얼마나 크게 이기나 그것은 우리의 주요 관심사가 아니다"며 "우리가 열어갈 새 정치의 길에 지방선거가 코앞에 닥쳤으니 치르는 선거이지 그 선거를 치르기 위해 이번에 정당을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과의 연대도 없다"고 못 박았다. 윤 의장은 "아니, 안 하는 게 맞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과 연대할 것 같으면 민주당으로 들어가지 뭐하러 신당을 만드냐"며 "그리고 그것은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요새 국민들은 연대 하면 완전 꼼수로 안다"며 "안철수가 새 정치 한다더니 결국 기성정당과 세력을 연대해? 그게 무슨 새 정치냐, 비판이 쇄도할 것이며 그것은 우리에게 자살행위"라고 말했다.

'반새누리 연대'로 이번 지방선거를 돌파하는 데도 부정적이었다. 그는 "새 정치와 야권 내부의 파이를 키운다는 게 무슨 관계가 있냐"며 "그런 식으로 하는 걸 국민이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왜 민주당 세력만 새 정치의 확대대상이어야 하냐"며 "그게 무슨 확장성이 있나"고 혀를 찼다. 윤 의장은 "지금 규모가 작고 힘이 약한 아직 정당도 아니지만, 우리의 이상과 목표는 한국정치의 판을 바꾸는 데 있다"며 "구조적으로 한국정치의 판을 바꿀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도대체 뭘 믿고 그런 말을 하느냐고? 국민을 믿는다"며 "국민이 원하는 게 그것이므로 우리는 한다"고 재차 말했다. 그러니 어디와 연대해서 파이를 피우고 뭐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우리는 새 정치를 만드는 방법으로 성과를 얻는 게 더 중요하다"며 "우리의 목적과 수단은 기성정치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럼 도대체 새 정치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던졌다. 그는 "한국정치의 판을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기존의 진보정당들이 그토록 노력했으나 달성하지 못했던 목표였다.

윤 의장은 "한국정치에서 진보적 이데올로기로 절대로 판을 못 바꾼다"며 긴 설명을 곁들였다.

"한국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이 뭔가? 한국전쟁 이후 단 한 번이라도 진보와 보수에 대해 제대로 된 이념논쟁을 해본 일이 있나? 전부 북한과 미국에 대한 태도 아닌가. 우리는 건국 이후 6·25라는 처참한 민족상잔을 겪었다. 무력충돌과 정치충돌이 있었다. 거기서 오는 체험의 역사성이라는 게 있다. 그것이 지금 뼛속까지, 사골 프레임으로 남아 있다. 진보이데올로기로 당분간 한국정치에서 큰 세력을 만들기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런 진보의 가치를 붙들고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려고 한다면 그 노력은 평가할 만한 일 아닌가?"

정당운영 방식에서도 '혁명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정치위원회 측은 SNS에 기반한 정당모델 등을 포함한 여러 갈래의 새로운 정당모델에 대해 연구 중인 것처럼 보였다.

그는 "책임 있는 참여를 해야 하는데 과연 그 점이 어떨까 싶다"며 "진보정당들이 여러 실험을 했지만 결국 당권과 관계되면서 당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SNS는 도로와 같으니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를 텐데,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윤 의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서울 시장 후보 당연히 낼 것... 민주당 왜 연대 생각만 하나"

- 무엇보다 정당운영의 방식과 내용이 중요할 것 같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조직의 형태도 기성 정당과 달라야 하고 운영방식도 달라야 한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기존정당 같은 거대정당이 꼭 필요한가? 그렇지 않다. 정당모델을 연구해야 한다. 시대변화에 맞는, 또 새 정치에 맞는 조직의 형태, 운영방식도 세워야 한다."

- 구체적으로는 어떤 상을 갖고 계신가. 진보정당은 아래로부터의 민주적 의사결정을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고 또 민주당 일각에서는 SNS에 기반한 정당론도 제기하는데.
"아직은 구체적 그림이 없다. SNS에 기반한 정당은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 SNS 정당은 기성정당처럼 공룡조직은 아닐 테고, 또 SNS라는 망을 통해 순식간에 많은 사람의 지지를 모을 수 있다. 또 지지를 잃을 수도 있어서 이슈와 메시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은 SNS를 통해 한 개인도 공론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래서 미래학자 중에는 2020년대에 가면 정당이 없어질 거라고 하는 이도 있다. 정치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아예 없어진다는 거 아닌가.

그런데 문제가 있다. 책임 있는 참여를 해야 하는데 과연 그 점이 어떨까 싶다. 민주주의는 반드시 책임 있는 참여를 해야 한다. 진보정당들이 그런 실험을 했지만 결국 그게 당권과 관계되면서 당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 그건 위험하다. SNS는 도로와 같으니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를 텐데,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정치목적을 위해 민주주의 발전에 해가 되면 되겠나. 안 의원이 그 분야 전문가여서 그런지 꽤 고민이 많은 것 같았다."

- 인물난에 시달리는 안철수 신당은 집중과 선택을 할 거라는 전망이 있다.
"광역후보는 다 낸다. 좋은 분을 모셔서 광역의 단체장 후보를 내야 한다. 인재영입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 그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좋은 분들을 찾아서 후보를 낼 것이다. 많은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다."

- 오거돈 전 장관 영입설이 돌았는데.
"글쎄, 잘 모르겠다. 모셔 와야 할 분에 대한 예의 때문에 다들 알려지는 걸 굉장히 조심스러워해서 솔직히 서로 영입대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름을 묻지도 않고 안 의원도 그게 누구라고 말하지 않는다. 피차 불문율인 셈이다. 저도 과거 한나라당에 있을 때 사람 찾느라 무지 고생했다. 그래도 지금은 안철수현상이라는 국민적 기대가 있지, 그때는 그런 것도 없었으니 얼마나 어려웠겠나. 어쩌면 지금이 그때보다 사람 찾는 건 더 쉬울지 모른다. 그리고 결국 새 정치는 안 의원과 함께 정치를 하실 분들이기 때문에 결국 안 의원이 중심이 돼서 모셔오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보조적 역할을 할 뿐이다."

- 기성 정치인들에게도 계속 타진을 하는 것 같은데. 일부는 탈당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본인이 정말로 기성 정당의 충성심이 강한 인물이고 누가 뭐라고 해도 당을 나올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면 과연 그런 얘기가 건너갈 수 있었을까?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당을 나올 사람이 아니라면 감히 그런 말을 건넬 수 있었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 반드시 서울시장 후보도 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나오나.
"수도 서울인데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후보를 안 낸다고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후보를 내야지, 어떻게 후보를 안 내나. 새누리당도 답답한 모양이던데. 주중대사(권영세 전 의원)한테까지 얘기하고."

- 안철수 신당이  후보를 내면 지방선거 3파전은 불가피하다. 결국 새누리당만 도와주는 꼴이 될 거라는 비판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정혜신 박사가 <한겨레>에 쓴 칼럼을 기억한다. 민중의 무의식은 언제나 옳다. 총선이 끝나면 늘 나오는 말이 있다. 황금분할. 그런 건 누가 기획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저도 민중의 무의식이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민주당은 당연히 민주당의 후보를 지켜야 하고, 우리는 당연히 우리 후보가 당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왜 민주당은 자꾸 연대 안하면 못 이긴다고 생각하고 먼저 그러는지 모르겠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원내 127석이나 가진 제1야당인데 당당하게 모든 정치세력을 제압하고 독자적으로 이길 전략과 목표를 세워야지, 왜 자꾸 진다는 생각으로 연대할 생각만 하는지 저는 그 점이 궁금하다."

- 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연대는 없다는 말인가.
"없다. 지금으로서는 안 할 것 같다. 아니, 안하는 게 맞다. 그럼 민주당으로 들어가지 뭐하러 신당을 만드나. 그리고 국민들이 용납 안한다. 요새 국민들은 연대하면 완전 꼼수로 안다. 구정치의 전형적 작태로 인식한다. 안철수가 새 정치 한다더니 결국 기성정당과 세력을 연대해? 그게 무슨 새 정치냐, 비판이 쇄도할 것이다. 그건 우리에게 자살행위다. 우리에겐 그런 부담이 또 있는 거다."

- 새 정치로 세력화 할 거면 영남에서 격하게 붙어야지 왜 하필 호남이냐는 비판이 있다. 결국 야권의 파이를 줄이고 민주당의 대안정당이 되겠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인데.
"우리가 호남에 진출하려고 노력한 바 없다. 호남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대한 신뢰를 잃고 안철수라는 대안의 정치지도자를 바라본 것이지, 안 의원이 무슨 호남 유권자들을 빼앗아 왔나? 민주당은 안철수라는 정치인을 욕하기 전에 스스로 호남에서 신뢰를 회복하면 된다. 민주당은 그동안 호남 유권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았다. 왜 신뢰를 잃었나 생각하지 않고 이제 와서 남 탓을 하는 격이다. 우린 영남도 간다. 영남전략도 세운다. 지역주의 정치의 역사를 보더라도 호남이 바뀌면 영남도 바뀐다. 그러면 잘 되는 것 아닌가." 

- 박근혜정부의 독주를 막으려면 일단 야권의 파이를 키워야 하고, 그 다음 제3정당 노선을 해도 늦지 않다, '반새누리 연대' 노선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고 돌파해야 한다는 지적은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방식으로 야권의 파이를 키우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새 정치와 야권 내부의 파이를 키운다는 게 무슨 관계가 있나. 어떤 의미가 있나. 그런 식으로 하는 걸 국민이 원치 않는다. 왜 민주당 세력만 새 정치의 확대대상이어야 하냐. 그럼 그게 무슨 확장성이 있나. 우리는 지금 규모가 작고 힘이 약한 아직 정당도 아니지만, 제가 그동안 무슨 허장성세 같아서 이런 말을 안 해왔는데, 우리의 이상과 목표는 한국정치의 판을 바꾸는 데 있다. 구조적으로 한국정치의 판을 바꿀 거다.

도대체 뭘 믿고 그런 말을 하느냐고? 국민을 믿는다. 국민이 원하는 게 그것이므로. 그러니 어디와 연대해서 파이를 키우고 뭐 그런 차원이 아니다, 우리는. 또 하나, 지방선거에서 어느 당이 얼마나 크게 이기냐는 주요 관심사가 아니다. 지방선거는 우리의 새 정치 길에 있으니까 치르는 선거지 그 선거를 치르기 위해 정당을 만드는 게 결코 아니다. 새 정치를 만드는 방법으로 성과를 얻는 게 더 효과적이다. 우리의 목적과 수단이 기성정치와는 다르다."

- 한국정치의 판을 바꾸겠다는 것은 진보정치권에서 늘 하던 말이다. 10년이 지났지만 한국정치의 판은 바뀌지 않았다. 공고한 기득권 정치에서 판을 바꾼다는 게 가능하다고 보나.
"한국정치에서 진보적 이데올로기로 절대로 판을 못 바꾼다. 한국에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기준이 뭔가? 한국전쟁 이후 단 한 번이라도 진보와 보수에 대해 제대로 된 이념논쟁을 해본 일이 있나? 전부 북한과 미국에 대한 태도 아닌가. 우리는 건국 이후 6·25라는 처참한 민족상잔을 겪었다. 무력충돌과 정치충돌이 있었다. 거기서 오는 체험의 역사성이라는 게 있다. 그것이 지금 뼛속까지, 사골 프레임으로 남아 있다. 진보이데올로기로 당분간 한국정치에서 큰 세력을 만들기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런 진보의 가치를 붙들고 새로운 정치를 시작하려고 한다면 그게 크든 작든 노력하는 것은 평가할 만한 일 아닌가?"

- 기성정치권은 대한민국에서 단 한 번도 제3세력이 성공한 바 없다고 공언한다.
"안철수 현상이 왜 생겼나. 그 현상을 아직까지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건 우리의 준비부족이다. 제3정당 성공한 바 없다. 강력한 양당 기득권 구조가 버티고 있는데 그 공간이 열리겠나? 그러나 저는 저희가 하기에 따라서 그 공간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성정치에 아주 절망과 분노를 가진 국민의 열망 때문에 안철수 현상이라는 게 생겼다. 그 열망을 잘 담아내면 왜 못 바꾸나.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절대로 단순간에 안 된다. 당장 내년? 아니다. 한국정치가 적어도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그 방법을 제시하면서 단계적으로 한 발, 한 발 가야 한다. 그걸 국민이 지켜보고 저희가 진지하게 노력하면 성원해줄 것이다. 어느 시점에서 정치가 많이 바뀔 때가 올 것이다.

우리는 혁명적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폭력적인 방법으로 하지 않는 것뿐이지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 자체는 혁명적이다. 우리 국민은 쇄신이나 개혁을 요구하지만 사회를 불안정하게 하는 걸 원치 않는다. 지금 국가 상황이 그렇다. 어떻게 하면 국민들이 불안을 느끼지 않게 하면서 혁명적 개혁을 해내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고민해야 할 바다."

(* 인터뷰 계속 이어집니다.)


#윤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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