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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동완(시흥 가선거구) 무소속 시의원 후보
 우동완(시흥 가선거구) 무소속 시의원 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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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신문기자가 뉴타운 철회운동과 시의원 주민소환운동을 열심히 취재해서 기사를 썼다. 이 주민소환운동의 결과로 총선에서 당시 민주당 소속이던 현역 국회의원이 낙선했다. 몇 년 뒤 이 기자는 안철수와 새정치를 함께 하겠다는 꿈을 안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는 기초의원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전에 썼던 뉴타운 철회운동 등이 '해당행위'가 돼 공정한 경선 경쟁은 시작도 하지 못하고 컷오프에서 탈락했다. 그뿐이 아니다. 기자였던 그를 '사기를 치고 돈을 뜯는 사이비 기자'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투서가 중앙당에 날아들기도 했다.

그를 추천했던 이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을 해야 했고, 그와 함께 지역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한 이들이 반발했다. 그는 절대로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보증할 수 있다고 그들은 입을 모았다. 그 역시 "지역에서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컷오프에서 탈락한 그는 '억울하고 분해서' 목 놓아 울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꼭 시의원으로 당선돼 지역을 변화시키겠다고. 그의 이름은 우동완이다.

올해 35세인 젊은 청년인 우동완은 3살과 6살 아들을 둔 아버지이기도 하다. 지난 12일, 우동완 후보는 새정치를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의 지역구는 시흥 가선거구. 이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2명의 후보를 공천했다. 공정한 경선은 이뤄지지 않은 채 컷오프를 통해서 공천을 확정했다.

"민주당, 기득권 버리기는커녕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

지난 13일 오전, 시흥의 한 카페에서 만난 우 후보는 "공정한 경쟁이 보장될 줄 알았는데 순진했다"며 "공천에서 국회의원 줄 세우기가 여전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았다"고 말했다. 특히 우 후보는 "신문기자로 정당한 취재활동을 하고 기사를 쓴 것을 가지고 '해당행위'를 했다고 평가하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우 후보는 "새정치는 주민소환 원인을 제공했던 시의원을 다시 공천했다"며 "당시 그런 기사를 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 후보는 무소속 출마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나이도 젊고 지지기반도 약해 모든 것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누군가는 씨를 뿌리고 싹을 틔워야 지금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철수와 새정치를 한다고 생각해서 꿈을 안고 정치에 뛰어들었지만 민주당과 합당하면서 안철수의 새정치는 죽었다. 민주당이 기득권을 버리고 새정치를 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기득권을 버리기는커녕 더욱 공고하게 만들었다."

 우동완(시흥 가선거구) 무소속 시의원 후보
 우동완(시흥 가선거구) 무소속 시의원 후보
ⓒ 유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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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은 얼마 전에 조정식 새정치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명의 시의원 후보(시흥 다선거구)를 공천자로 내정한 뒤 이성덕 시의원에게 선거 불출마를 요구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조 위원장이 내정한 후보들은 이변 없이 공천을 받았으며, 안철수계로 새정치에 합류했던 서한선 후보는 이에 반발하면서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서 후보는 기자와 만나 "조정식 위원장이 자신을 공천에서 배제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어 알고 있었다"며 "탈당하고 복당한 후보를 공천을 준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심정을 밝힌 바 있다.

서한선·우동완 후보 외에서 경기지역에서는 안철수계로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공천을 신청한 이들은 대부분 공천에서 탈락했다. 일부에서는 "안철수계가 완전히 전멸했다"는 자조 섞인 탄식마저 나오고 있다.

이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안철수 대표 안티세력으로 돌아서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남아 있는 이들도 지방선거가 끝난 뒤에 탈당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 후보는 지역에서 공천에서 부당하게 배제되고 있는 안철수계 출마자들이 안철수 대표를 여러 차례 만나려고 시도했으나, 안 대표가 아예 만나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안철수 대표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안철수 지지세력, 안티로 돌아섰다"

우 후보는 "안철수 대표가 신당을 창당할 때 모였던 사람들이 안 대표의 지지기반이 되고 안 대표를 지켜주는 세력이 될 것인데 이번에 민주당과 합당하고 공천하는 과정에서 전멸했다"고 주장했다.

"당원들의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안 대표가 민주당으로 들어간 것이 문제다. 결국 경기도에서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돌아섰고, 안티가 됐다. 왜 합당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우 후보가 출마하는 시흥 가선거구는 15일 현재, 7명의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공천을 받은 후보가 각각 2명씩 출마하며, 한기석 정의당 후보와 우동완·한기철 무소속 후보가 출마한다.

가 선거구에서 3명의 시의원을 선출한다. 7명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우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뉴타운 반대운동을 했던 지역주민들이 우 후보의 공천탈락 소식을 듣고 분개하면서 지지를 약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 후보는 "거대 양당체제에서 무소속을 출마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지만 누구든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공식을 깨는데 앞장서겠다"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우동완#안철수#새정치민주연합#시흥시#조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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