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은 동계 방제라는 걸 이른 봄에 한다. 한자풀이를 하자면 겨울철 병충해 잡는 농약치기다. 월동을 한 벌레와 균을 잡는 것이다.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를 쓰는 관행농법이든 친환경농법이든 동계방제법 만큼은 대개 비슷하다. 석회유황합제라는 것과 기계유라는 걸 쓴다. 난 직접 만든 자닮유황이라는 액상유황과 자닮오일이라는 비누화된 식물성오일, 그리고 황토분말을 쓴다. 모두 유기농 허용 물질이다.
유기농 사과밭, 특히 어린 사과나무엔 잎을 또로록 말고 숨는 혹진딧물이 피해를 많이 입힌다. 사과나무 심고 지난 2년동안 혹진딧물 때문에 제대로 자라지 못한 나무가 전체 사과나무의 10퍼센트는 된다. 초봄, 혹진딧물이 날아드는 시기에 제대로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과꽃봉오리가 살짝 벌어지는 시기가 동계방제의 적기란다. 해질 무렵 노을에 물든 어린 사과나무들은 분무기에서 나오는 안개로 시원한 샤워를 했다.
묘목을 직접 접을 붙여 1년을 키워 2년 전에 사과밭에 옮겨 심었으니 이 사과나무 나이는 만 세 살이다. 지난 해에는 사과가 딱 12개 열렸다. 사과꽃이 여기저기 보이니 올해 잘 기르면 많지는 않아도 나눌 만큼은 되겠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올해는 어엿한 유기농 사과농사꾼으로 자리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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