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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청주에서 KT 인터넷 설치노동자가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며 흥분한 고객에게 살해당했다. 며칠 전에는 양산에서 아파트에서 고공 도색작업을 하던 한 노동자가 음악소리가 시끄럽다며 화난 주민이 작업줄을 잘라 그대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작년 12월에는 경산의 CU 편의점에서 봉투값 지불 문제로 벌어진 말다툼 때문에 손님이 알바노동자를 칼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레 가해자의 터무니없는 분노로 향한다. 어떻게 그런 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가. 가해자를 극형에 처하라는 목소리가 가득한 이유를 헤아려야 한다. 그건 우리 대부분이 감정노동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진상 손님이나 꼰대 아저씨나 막말하는 상사나 갑질하는 거래처에게 자존감을 훼손당한 불쾌한 경험을 누적시켜 왔다. 우발적인 분노 한 켠에 우리의 공통된 누적된 분노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를 사회에서 영구 격리하는 방식으로 사태는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의 분노가 일시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또 다른 우발적 범죄가 필연적으로 누군가에게 가해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우리의 질문은 달라야 한다. 우발적 범죄는 왜 유독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하청 노동자에게, 알바노동자에게 향하고 있는가.

우리는 비용을 줄여 최선의 수익만을 내려는 손길에 등이 떠밀린다. 고공작업 시 옥상에 사람을 배치할 돈은 없지만, 안전비용을 아껴 뇌물로 활용할 돈은 있다. 편의점 CU의 홍석조 회장은 작년에 앉아서 127억 배당을 받았지만, 야간알바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신고에만 의지해 강도를 상대한다. 어떤 중년 노동자는 KT에서 명퇴당하고 자회사에 겨우 취업해 반토막난 임금을 받다, 홀로 성난 고객을 상대하다 죽어야 했다.

같은 감정노동을 하더라도 경찰은 이렇게 죽지 않는다. 변호사나 의사도 이렇게 죽지 않는다. 분노가 향하는 곳은 따로 있는 이유, 그것은 우리의 노동을 존엄하게 여기지 않는 세간의 시선에 있다. 존엄하지 않기에 안전을 보장할 이유도 없고, 개인적인 분노를 참을 이유도 없다. 추모의 시작은 서로의 밥벌이 선택한 삶이 존엄함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임을 믿는다. 비루하고 무가치한 노동은 없다. 비겁하고 무책임한 자본이 있을 뿐이다.



#KT#CU#비정규직#알바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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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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