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디어

포토뉴스

파사현정(破邪顯正). '사악한 것을 부수고 사고방식을 바르게 한다'는 뜻입니다. 교수신문은 이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았습니다. 촛불, 탄핵 인용, 조기 대선... 연이어 큰 사건을 경험한 2017년 한국 사회는 얼마나 변화했을까요. 내년엔 '파사'를 넘어 '현정'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올해 상황이 달라진 사안들, ‘보도 그 이후’가 알고 싶은 기사들, 사연 속 주인공의 현재가 궁금한 사례들을 모아 '2017 비포 앤 애프터'를 구성했습니다. [편집자말]
연말이 되면 늘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올해만큼 이 말이 어울리는 때도 없지 않을까? 광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외치던 게 까마득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지난 연말부터 올 3월까지 벌어진 일이다. 대통령 선거도 7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 시간 동안 세상이 달라진 것이다.

대한민국만큼이나 다이내믹한 곳은 MBC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MBC는 이른바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수구 적폐 세력 최후의 보루였다. 날마다 왜곡·편파 보도를 지적받았다. 구성원들은 사측의 부당전보와 부당 징계 등의 탄압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던 중 한 드라마 PD가 외친 '김장겸은 물러나라'라는 구호는 패배감과 무력감에 싸인 구성원을 깨웠다. 파업 72일 만에 사장이 교체되고, 5년 전 해직된 언론인들이 지난 11일 복직했다.

2015년 회사 상황을 풍자한 웹툰을 그려 해고됐다가 대법원 판결로 2016년 복직한 권성민 PD는 다이내믹했던 MBC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14일 상암 MBC 사옥에서 권 PD를 만났다. 다음은 권 PD와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회사 풍자 웹툰을 그려 해고 된 후 대법원 판결로 2016년 복직한 MBC 권성민 PD. 침대 역할도 하는 소파와 편집기가 놓인 작은 사각형 편집실이 지금 그의 일터이다. ⓒ 권우성
"로비에 걸린 세월호 현수막... 바뀌기 시작했구나"

- 어느덧 파업을 중단한 지 한 달이 됐어요. 그동안 어떻게 보내셨나요?
"예능은 파업 종료와 동시에 방송에 들어갔어요. 예능 PD들은 파업 해단식이 끝나자마자 편집실로 가서 방송을 만들기 시작했죠. 원래대로 일상에 돌아가 바빴어요. 그리고 해직되셨던 선배님들이 복직하셔서 월요일(11일)에 행사를 했잖아요. 조합에서 제가 해직자 중에 제일 막내이니 복직행사를 준비해 달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사실 방송하는 것만으로도 바쁘잖아요. 복직 행사도 같이 준비하느라 정말 바쁘게 지냈습니다."

- 대한민국을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하잖아요. 올 한해만 놓고 보면 MBC는 정말 다이내믹 했던 것 같은데.
"저도 잘 실감이 안 나요. 예를 들어 탄핵도 한참 된 것 같은데 돌아보면 올해 있었던 일이에요. 김진혁 PD님이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에서 해직자들을 다뤘잖아요. 제가 그걸 보고 '해직 선배님들이 돌아오시는 날 환영하고 축하하는 자리에 꼭 서있고 싶다'고 만화로 리뷰를 그렸어요. 이번에 복직 행사를 할 때 만화를 그린 게 생각나서 그 컷을 찾아봤더니 그걸 그린 게 1월이더라고요. 그 만화를 그린 게 한참 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올 한 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

- MBC가 여기까지 올 수 있던 데에 김민식 PD의 페북 라이브가 상당한 역할을 한 것 같은데 .
"투쟁의 새로운 영역이 열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페북 라이브 같은 새로운 기술이 없었다면 민식 선배가 사옥 안에서 홀로 외친 목소리는 정말 아무도 들을 수 없었겠죠. 그런데 그걸 페이스북으로 실시간으로 공유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전할 수 있게 된 건 2012년 파업할 때까지만 해도 생각도 못 한 일이었잖아요.

비슷한 예로 제가 파업 때 참여했던 '마봉춘 세탁소' 같은 페이지도 있는데요. 민식 선배도 이번 싸움에서 '세탁소'의 공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거든요. 엄동설한에 조합원 수백 명이 나가서 거리 선전하는 것보다 '마봉춘 세탁소'에서 엄청 웃긴 동영상 하나 퍼뜨리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요. 미디어 환경이나 여론이 움직이는 방식들이 변하면서 투쟁의 방법이 달라진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들 같아요."

- 올 초와 지금 비교해서 바뀐 걸 실감할 수 있는 건 뭐예요?
"저희가 이제 막 바뀌기 시작했잖아요.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확 달라졌다고 느끼는 게 많진 않아요. 그래도 MBC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MBC 로비에 들어올 때 항상 보이던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MBC'라는 말도 안 되는 문구가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 MBC'로 변했습니다. 또 로비에 걸린 음수사원 액자가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을 담은 현수막으로 바뀌었어요. 이렇게 눈에 보이는 것들이 하나씩 바뀌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무엇보다 변화를 실감할 장면은, 유배지로 쫓겨나 만났던 많은 선배들이 순식간에 현업으로 돌아가서 너무 바쁘게 일하시는 모습이에요. 그걸 보면서 '이분들은 훌륭하게 일한 언론인이었는데 그동안 쫓겨나 있었구나'라고 느껴요. 다시 바쁘게 일하시는 걸 보면서 제일 크게 변화를 실감하는 것 같아요."
파업 집회가 매일 열리던 상암MBC 로비에 선 권성민 PD. 직원들이 분주히 오가는 로비에는 세월호참사 오보의 가슴아픈 기억을 잊지 말자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권우성
- 유배지 갔던 동료들이 돌아오는 걸 보면 기분이 어떠세요?
"이번에 해직자 복직 행사를 할 때 영상을 몇 개 만들었어요. 그 영상 중 하나에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내레이션을 넣고 만든 게 있어요. 지금 아나운서 2부장이 되신 김상호 선배에게 내레이션을 부탁드렸습니다. 김상호 선배는 2000년대 초반까지 MBC의 웬만한 시사교양 내레이션을 다 하실 정도로 잘 하고 멋있는 분이에요. 그 선배님을 수원에 유배돼 있을 때 처음 뵈었습니다.

거기선 일도 제대로 안 시키고, 업무와 동떨어진 걸 하니까 만나면 농담하면서 소일거리로 시간 보내는 게 일상이라 마음이 그랬어요. 그런데 더빙실에 와서 선배님이 멋지게 내레이션하는 걸 보니 울컥하더라고요. '그동안 얼어있던 땅이 녹고 해빙이 찾아와서 그들이 돌아옵니다'라는 내레이션이었는데, 그걸 수원서 만났던 김상호 선배 목소리로 들으니까 감동적이었습니다."

- 권 PD도 '유배지'에 다녀왔잖아요.
"저는 수원 경인 지사로 간지 한 달 만에 해고돼서, 유배지에서 보낸 시간이 길지는 않아요. 그래도 제일 답답한 곳이에요. 차라리 해고를 당하면 더 이상 회사가 저를 속박하지 않잖아요. 회사원 신분이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말도 자유롭게 하고, 만들고 싶은 콘텐츠를 만드는 자유라도 있지요. 하지만 유배지에 가면 감시자가 있고 출퇴근은 하는데 일은 안 줘요. 어떤 곳에 출근해서 하루 종일 제대로 된 일도 없이 무기력하게 앉아 있다 와야 하는 게 일상입니다. 가장 MBC 구성원들을 절망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아니었나 싶어요."

- 복직한 이후엔 어땠어요?
"주변 사람들은 제가 복직해도 예능국으로 다시 돌아갈 거라고는 예상 못 하셨던 것 같아요. 그때 제가 부당 해고 판결을 받으면서 부당 전보 판결도 같이 받았거든요. 수원 유배지로 보낸 것도 잘못됐다는 판결이 나왔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더 시끄럽게 만들고 싶지 않았는지 바로 예능국으로 보내줬어요.

제가 처음 <듀엣 가요제>를 담당했잖아요. 나중에 들은 얘긴데, 원래 저와 같이 일하고 싶어 했던 다른 팀이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권성민을 그런 데로 보내면 자막이나 편집 가지고 정치적인 표현을 할 수 있다. 그런 걸 할 수 없는 <듀엣 가요제>로 보내라'고 해서 갔다는 말도 들었어요. 복직도 완벽한 정상화는 아니었지만, 그 후 저에게 특별히 압박을 주거나 하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 예능 PD들도 많이 이직했어요. 물론 다른 이유로 이직하는 PD들도 있겠지만 MBC의 상황을 못 견뎌서 이직하는 PD도 있었을 텐데, 그 모습 볼 때 어떠셨어요?
"MBC의 상황을 못 견뎌서 이직한 게 제일 크죠.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한들 MBC 예능국이 정상적인 분위기였다면 남아 있었을 PD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냥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이었어요. 여기서 떠나는 게 아쉽고 서운하긴 하지만 가지 말라고 붙잡을 수는 없는 마음이죠. 같이 일하는 게 즐거웠던 선배들도 있고, 망가진 MBC가 회복되길 누구보다 간절히 바랐던 선배들도 있었거든요.

요즘 저희가 파업하고 싸우고 하는 걸 보면서 마음의 짐이 꽤 컸던 것 같아요. 몸은 밖에 있지만, 마음은 함께 하고 있다고 연락도 가끔 왔어요. 그래도 이제 사장도 바뀌고 정상화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마음의 짐을 덜어내셨으면 좋겠어요."

"KBS·YTN과 함께, 시청자에게 빚 갚아야죠"

- 7년 동안 MBC 노조는 공정 언론을 위해 싸운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도 되게 신기해요. 7년 동안 겉으로 드러난 싸움이 많지 않아서, '노조는 뭐하고 있느냐'고 비판하는 시민들도 있었잖아요. 그런데 맞서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MBC 노조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있어요. 경영진, 정부, 국정원 등은 몇 년에 걸쳐서 치밀하게 MBC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럼에도 수많은 노조원들이 이탈하지 않고 대오를 유지해서, 2017년에 다시 파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게 대단한 거 같아요.

한국은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흔하잖아요. 일단 작전에 들어가면 노조 조직률이 10% 밑으로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지요. 하지만 MBC 노조원들은 그 많은 파괴 공작을 견디고 끝내 버텼고, 다시 파업을 시작해서 이길 수 있었어요. 저도 그걸 보며 '되게 신기하다. 이런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런 문화가 언제부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지만, 이전에 MBC가 좋은 보도를 해오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던 시기를 기억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정권에게 탄압받던 시기의 MBC가 '진짜 모습'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의 시련을 견디고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잃지 않은 거라고 생각해요."
권성민 PD "사람들이 벌써 MBC가 바뀌고 있다고 호응해 주시는 건 그만큼 저희에게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그만큼 부담을 가져야겠죠" ⓒ 권우성
- 해직과 복직, 그리고 파업을 겪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졌을 것 같은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기보다는 부채감 같은 게 생긴 거 같아요. 이용마 선배가 복직하시며 하신 말씀이 '우리가 170일 파업하는 동안 많은 언론이 우리를 알려주지 않아 모르는 시민들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가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는지를, 언론인으로서 잊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하셨어요,

저는 해고 당하고 '해직자'란 이름으로 모임에 참석하거나 불려가는 일이 많았어요. 그런데 저 같은 해고자가 흔하지 않거든요. 좋은 노조에서 법률비와 생계비도 지원 받고, 언론에서 관심도 가져 주시고, 사람들이 같이 화도 내주는. 전 너무 복 받은 해고자인 거죠.

사람들이 저에게 관심 가져 주시고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시는 이유는 제가 MBC라는 공영방송의 언론인이기 때문이잖아요. MBC 노동조합 파업도 마찬가지죠. 전파라는 공공재를 사용하는 언론인이기 때문에 '너희가 어서 정상화돼서, 우리가 미처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사회의 구멍 난 부분을 대신 가서 보고 전해 달라'는 명령과 의무를 같이 주시는 거죠. 파업과 해직을 겪으며 받았던 관심과 지지는 모두 빚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방송을 만들며 그것을 갚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12일 밤 방송된 <PD수첩>의 시청률이 크게 뛰었더라고요.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랐잖아요. 시청자들이 MBC에 보이는 반응의 변화를 체감하세요?
"저희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호응해 주시는 것 같아요. 저희는 사장이 바뀌고 뉴스가 정상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거고, 정말 괜찮은 뉴스를 내보내려면 더 많이 준비하고 오랜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사람들이 벌써 MBC가 바뀌고 있다고 호응해 주시는 건 그만큼 저희에게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그만큼 부담을 가져야겠죠."

- 2012년 170일 파업으로 해직된 6명이 지난 11일 복직되었잖아요. 물론 같이 해직된 건 아니지만 권 PD님도 해직되었다가 복직되셨습니다. 그래서 6명의 복직이 남다르게 느껴질 것 같아요.
"제가 복직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했어요. 방송 제작을 하며 이걸 같이 하느라 지난주는 거의 잠을 못 잤거든요. 두 가지 중요한 일을 동시에 하려니 몸은 무척 힘들었지만, 행사를 준비하는 게 너무 즐겁더라고요. 왜냐하면 해직 선배들은 왜 MBC가 좋은 회사인지 실감하게 해준 분들이거든요. 그래서 이 선배님들을 다시 회사에서 동료로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가 해직자가 되지 않았더라면 선배들의 좋은 모습을 못 봤을 수도 있을 거예요. 연차 차이가 많이 나잖아요. 그러나 제가 해고됐던 기간에, 저를 똑같은 해직자로 대해주셨어요. 선배들을 만나면서 그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서 감회가 남다른 거 같아요. 복직 행사날은 입사 이후로 가장 행복한 날이었어요."

- 그날 MBC 내부의 반응은 어땠어요.
"꿈꾸는 거 같았죠.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 기자 선배들의 경우 보도국에서 따로 환영을 하긴 했는데 저도 선배들이 회사에서 지나다니시는 걸 보면서 순간순간 너무 울컥하더라고요. 다들 비슷했을 거예요."

- 권 PD님은 해고자 신분일 때 최승호 사장과 <뉴스타파>에서 일한 인연도 있는데. 최 사장과의 에피소드가 있을 거 같아요.
"제가 해고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해직 선배들과 등산을 갔어요. 그때 최승호 선배도 계셨죠. 최승호 선배는 당시 <뉴스타파> 앵커셨고 저는 구독하는 후원자라서 선배에게 '제가 볼 때 <뉴스타파>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재미가 별로 없어서 사람들이 많이 안 보는 것 같다. 후원자들도 돈은 내는데 안 보는 것 같다. 중요한 뉴스가 많은데 이걸 좀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고민하시면 좋겠다. 새롭고 젊은 포맷들로 확장성을 확보했으면 한다'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최승호 선배가 '자기가 와서 해'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뉴스타파>에 간 거예요.

최승호 선배는 사고방식이 열려있으세요. 젊은 태도에, 훨씬 연차가 낮은 후배들 의견도 가감 없이 수용하시고요. 열린 생각을 가진 분이셔서 <뉴스타파>에도 많이 반영된 거 같아요. 이제 MBC 사장님으로 오셨으니 MBC에서도 젊은 생각을 잘 반영해서 더 좋은 MBC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MBC 정상화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물론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아주 간단하게는 이렇게 인터뷰를 해도 더 이상 징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구성원들이 편하고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MBC 원하는 방향과 그리는 그림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됐어요. 이게 정상화의 큰 의미인 것 같아요. 그게 곧 뉴스와 다른 프로그램에 반영될 거고 누군가의 강제적인 생각에 저희가 따라야 할 게 아니라 저희끼리 치열하게 고민하고 저희가 가진 생각을 방송으로써 열심히 고민해서 내는 게 MBC 정상화의 의미겠죠."

- 권 PD가 앞으로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도 있을 거 같아요.
"그때그때 만나는 생각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지금은 조연출이니 지금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죠. 해고 기간이나 파업 기간 동안 사람들에게 받은 관심이나 지지가 갚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예능은 그냥 깔깔 웃을 수만 있으면 본연의 목적을 다 하는 거고 기본에 충실할수록 좋겠지만, 또 다른 예능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능으로 같이 이 사회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씩 함께 가질 수 있는 걸 하면 좋겠다는 고민은 합니다."

- 연말연시잖아요.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연말 인사 부탁드려요.
"저희 MBC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에게 너무 다이내믹한 한 해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것이 변했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습니다. 한 해 동안 열심히 싸우고, 또 힘들었던 시간의 결실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이 되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듭니다.

수많은 시민이 지난겨울처럼 매주 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떨지는 않아도 되는 겨울이 왔으니 함께 그 결실을 누리되, KBS나 YTN을 비롯해 올겨울에도 거리 곳곳에서 목소리를 내는 이들과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MBC 구성원들도 그렇게 할 거고요."

태그:#권성민, #MBC노조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