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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내 삶을, 우리의 삶을, 전 세계인들의 삶을 덮친 지 1년 6개월여가 흘렀습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아득함 속에서 매일 매일 고군분투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의료진인데요. 그들은 1년여 넘는 시간 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요? <오마이뉴스>는 보건의료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와 싸운 1년 우리들의 땀과 눈물' 수기집 공모 응모작 중 몇 편을 게재합니다. [편집자말]
☞이전기사코로나 확진자 수술 당일,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http://omn.kr/1uhzc
 
23일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119 구급대 앰뷸런스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확진자가 있는 대구 시내 각 지역으로 출동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는 대구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늘어남에 따라 전날부터 전국 시·도에서 18대의 앰뷸런스를 차출해 환자이송에 나서고 있다. 대구 시내 확진자들은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과 서구 평리동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된다.
 23일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중앙119구조본부에서 119 구급대 앰뷸런스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확진자가 있는 대구 시내 각 지역으로 출동하고 있다. 중앙119구조본부는 대구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늘어남에 따라 전날부터 전국 시·도에서 18대의 앰뷸런스를 차출해 환자이송에 나서고 있다. 대구 시내 확진자들은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과 서구 평리동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된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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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부터 시작되었던 코로나19의 국내 상황은 2021년 6월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형 상태에 있다. 이렇게 길게 코로나19와 함께 할 것이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었다. 마스크 없이 다니던 일상이 언제였는지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그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도 지금 당장은 하기 힘든 상황이다.

확진자는 줄지 않고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게 코로나19는 1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야금야금 지구촌을 집어삼켜 버렸다. 무섭고도 지독하게, 지구촌을 장악해 버린 코로나19는 현재까지도 맹렬히, 번식력을 자랑하고 있다. 여러 형태의 변이 바이러스도 발견이 되면서 그 왕성한 번식력은 우리들로 하여금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하루에도 몇 만 명이 신규 확진되고 몇 천 명이 죽어 나가고 있다. SF 재난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일들이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다.

나는 공공병원 코로나19 전담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다. 지난해 2월 말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으로 의료지원을 나가서 처음 방호복을 입었던 것이 생각난다. 작년 3월 초부터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이 되었던 본원이 작년 5월말에서 12월말까지 전담병원에서 해지 되었던 7개월 정도를 제외하면 8개월 정도 방호복을 입고 감염 병동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작년 대구 코로나19 의료지원에서부터 현재 본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담병원에 이르기까지, 내가 겪었던 몇 가지 일들을 토대로 코로나19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 한다.

2020년 2월 23일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현장에 가다

2019년 12월 말이었다. 중국 우한에서 전염병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들리더니 2020년 1월 20일 우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여성이 우리나라의 첫 확진자가 되면서 그야말로 순식간에 코로나19는 우리나라를 휩쓸었다. 첫 확진자가 나오고 한 달 만에 대구·경북지역의 확진자가 하루에 500명에서 700명대로 집계되면서 그야말로 대구·경북지역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되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감염병 환자를 돌볼 많은 의료진과 그 외 여러 봉사자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 되면서, 정부는 각 지역의 공공의료 기관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과 국군 간호 장교들을 우선적으로 대구로 투입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하고 있었던 나로서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발대에 투입될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두 번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총 칼 없는 전쟁터 속으로 그렇게 나는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우리가 배치받은 곳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으로, 매스컴을 통해서도 익히 알려진 곳이었다. 우리가 도착하기 전 이틀 동안 병원 자체적으로 기본적인 준비를 해야 했기에, 병원 관계자들은 정신이 없어 보였다. 타 지역에서 지원 나온 의료진들이 강당 한자리에 다 모였고 여러 언론(우리나라 뿐만이 아닌 해외언론도 많았다)에서는 그 모습을 취재하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었다.

코로나19가 가까이 있다는 생각을 하니 심장이 쿵쾅쿵쾅 널뛰기 시작했다. 그날의 일정을 보고 받고 방호복 입고 벗기를 열심히 연습하는 것으로 그렇게 우리의 업무는 시작되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우리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방호복을 입은 채 운전을 하고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대원들,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접수하고 병동을 배치해주는 원무부 직원들, 병동 일을 조율하고 오더를 내리는 간호사들로 구성된 상황실 팀, 의사들로 구성된 진료 팀, 약을 관리하는 약제팀, 환자들의 식사를 배달하고 수거하는 팀, 수시로 방역관리를 하는 팀, 2시간마다 한 번씩 조를 바꾸어 쉴 새 없이 방호복을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는 병동 투입 간호사들로 병원 건물은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방호복을 입고 있으면 안전할 거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쉴 새 없이 환자들을 실어 나르던 구급차 소리는 늦은 밤이 되어서야 겨우 잠잠해졌다.

말로만 듣던 레벨 D 방호복은 생각보다 우리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1시간이 지나면 고글에 습기가 차면서 어김없이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고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장갑을 끼고 거추장스러운 방호복을 입고 의료 행위를 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2월 말 대구 날씨는 매섭기 그지 없었지만 환자분들이 계시는 병동은 환기 시스템도 가동할 수 없었고, 창문도 열 수 없는 상황이라 그야말로 한여름을 방불케 했다. 그래서 각 근무마다 2개조를 편성하여 2시간 근무하고 2시간을 쉬는 시스템을 2번 반복하는 것으로 업무는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중간에 방호복에 문제가 생긴다든지 신체에 이상 징후가 생기는 경우에는 그 2시간도 다 채우지 못하고 바로 나가야 할 때도 종종 있었다. 

코로나19 증상은 환자마다 제각각이었다. 끊임없이 기침을 하는 사람, 두통이 심한 사람, 고열과 근육통이 심한 사람, 미각을 상실하고 냄새를 못 맡는 사람, 아무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었다. 지금은 여러 치료제들이 나와 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되지 않았던 그 시기에는 치료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서 환자의 증상에 따라 먹는 약과 주사제를 처방하여 증상을 경감시켜 주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유되는 과정으로, 치료가 이루어졌다.

당시에는 PCR 검사를 해 2회 연속 음성이라는 결과를 받아야 퇴원이 가능했기 때문에 길게는 한 달 넘게 입원해 계시는 분들도 많았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증상의 공포만큼 이처럼 오랜 시간 격리돼야 한다는 점이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듯하다.

대한민국 국민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나라가 힘들 때 우리 국민은 더 똘똘 뭉치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이번에도 우리 국민은 그 저력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어느 나라 국민보다 적극적으로 방역에 동참했고, 철저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세계 여러 언론에서도 이런 국민들의 모습을 보도하는 뉴스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감염 병동에 투입된 지 며칠 지났을 때부터 어디서 누가 보냈는지도 모르는 구호 물품들이, 전국 각지에서 끊임없이 모여들었다. 대구에 있는 택배 아저씨들이 모두 동산병원으로 물건을 실어 나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물 한 병에도 따뜻한 격려의 한마디를 적어서 보내 주셨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또박 또박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간 어린아이들의 응원 편지들도 많았다. 힘이 절로 나고 울컥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런 국민들의 마음과 힘이 있었기에 힘든 줄 모르고 즐거운 마음으로 코로나19와 맞서 싸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질병관리청(정부)의 역할
 
15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교대 근무를 위해 방호복을 입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있는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15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교대 근무를 위해 방호복을 입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있는 병동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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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 파견팀이 대구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동안 우리 본원도 전담병원으로 지정이 되면서, 상황은 아주 급변했다. 대구 확진자 수가 늘면서 타 지역으로 환자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그야말로 기가 막힌 상황이었다.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모든 환자분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드리고 대구 코로나19 환자를 입원시키기 위해, 건물 구조도 바꾸고 여러 가지 시설을 재배치하는 작업이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졌다. 그래서 병원 식구들이 이 시기에 많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선배, 후배들과 수많은 통화와 문자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격려하고 공감하면서 그 어려운 시간을 조금은 쉽게 견딘 것 같다. 

2020년 9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었다. 그만큼 조직에 독자적 위상을 부여해 신종 감염병 대응 컨트롤 타워로서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와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업적을 인정해 준 처사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계속 생길 것이다. 이런 경우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곳들의 특성을 고려한 환경이 제대로 조성될 수 있도록 TF팀을 파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전담병원을 꾸리게 되는 병원은 어려운 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 정확한 방역수칙부터 환자 이송 경로 등 기본적인 것조차, 전문가들이 아닌 이상 의문점을 갖게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전문가가 명확한 설명과 함께 지침을 제시해준다면, 전담병원을 준비하는 운영진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본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의 지침과 대응에 대한 평가는 우수한 편이긴 하나, 이런 부분 또한 질병관리청이 앞으로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된 23일 오후 한 의료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2.23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으로 이송된 23일 오후 한 의료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2.23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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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서 타 지역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게 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까? 여러 문제점들을 예상했지만, 어느 날 드디어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병원 식구들이 묵고 있는 병원 근처에 있는 호텔에서 민원이 발생하면서 호텔에 투숙하고 있던 병원직원들이 쫓겨난 것이다.

민원 내용은 당연 코로나19 환자를 보고 있는 의료인들이 감염의 대상으로 인지되면서 같은 건물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내용이 보도 되면서, 전 국민들이 그 호텔과 창원 시민들을 질타하고 나섰고, 병원직원들을 받아준 다른 호텔 사장님께는, 응원의 박수가 전해졌다. 병원 식구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선배 · 후배 할 것 없이 다들 할 말을 잃어갔다. 묵묵히 일만 하고 있던 그들의 마음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그 어떤 위로의 말로도 그들을 달래기 어려웠다.

대구에 파견 가 있는 4주 동안 호텔만 4군데를 옮겨 다녔는데, 나도 창원 의료진이 겪은 것과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 호텔에선 우리가 코로나19 환자를 보는 의료진들이라는 말을 듣고는 더이상 투숙이 힘들다고 했다. 처음엔 내 귀를 의심했다. 대구에 있는 환자들을 위해 타 지역에서 지원을 나온 사람들에게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상식적인 것이 통하지 않았다. 기본적인 의학 지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 의료인들도 코로나19가 두려운데, 일반인들이 느끼는 코로나19의 공포는 엄청났을 것이다. 대구 현지에서도 이런 상황이었는데, 창원 지역주민들의 이 같은 반응은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론 사전에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구하고 약간의 설명이라도 드렸으면 이런 일이 생겼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을 했으면 당연히 지역민들에게 설명을 하고, 업무에 투입되는 의료인들의 숙소는 지자체에서 지정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 마땅한 것이 아닌가? 전담병원으로 지정만 하지 말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들을 미리 예견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것 같다.

본원의 전담병원 업무는 작년 3월부터 5월 말까지 1차 지정이 있었고, 작년 12월 말부터 지금 현재까지 2차 지정으로 6개월째 코로나19 확진자들을 입원시키고 있다. 1차 때는 기존의 입원환자들을 모두 퇴원시키고 감염 병동만 운영을 했었지만, 2차 때는 일반 병동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상태라 감염 병동과 일반병동의 동선을 철저히 분리하고 좀 더 세심한 방역수칙과 인력 분배를 통해 환자와 직원 모두의 안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본원처럼 경증 환자들을 입원시키는 전담병원에서부터 중증환자들을 돌보는 거점 전담병원, 전국의 보건소 및 선별 진료소, 생활 치료 센터에 이르기까지 정말 수많은 간호사 및 의료 기사들이 장시간 방호복을 착용한 채 감염병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다.

생각보다 오랫동안 감염병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으로, 그로 인해 빚어지는 스트레스 또한 최대치에 달했다고 할 수 있다. 일 한 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무 조건적인 헌신만으로 계속 밀어붙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정당한 보상과 충원인력 확보, 공공의료 시설 확충이라는 큰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국가 재난에 제대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코로나19의 현 상황 그리고 바람
 
보건의료노조는 6월 23일 2시 세종정부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9월 산별총파업 돌입을 예고 했다. 전국에서 모인 2천여 조합원들은 결의대회를 마무리하며 참가자 전원이 방호복과 단결,투쟁의 머리띠를 매고 보건복지부를 향해 요구안을 담은 현수막을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는 6월 23일 2시 세종정부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9월 산별총파업 돌입을 예고 했다. 전국에서 모인 2천여 조합원들은 결의대회를 마무리하며 참가자 전원이 방호복과 단결,투쟁의 머리띠를 매고 보건복지부를 향해 요구안을 담은 현수막을 부착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보건의료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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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벌써 18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다행히 백신 개발이 이루어 지면서 여러국가들이 백신을 구하려 혈안이다. 심지어 얼마나 많은 백신을 확보하느냐가 그 나라 대통령을 평가하는 지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라에 위기가 찾아 왔을 때 국민들은 두려워하고 위축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정부가 좀 더 민첩하고 현명하게 대처해 주기를 바라게 된다.

한동안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우리나라도 조금씩 원활하게 백신 수급이 이루어지면서 접종률도 오르고 있다. 전담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인들은 제일 먼저 접종을 끝내고 업무에 투입되고 있는 상태로, 접종 후 갖게 되는 안도감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지금 이시간에도 현장에서 묵묵히 본인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여러 의료인들과 백신개발 연구에 힘써 주신 전 세계 모든 연구진들에게 무한한 격려와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이대로라면 마스크를 벗고 일상생활을 할 날도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2020년 3월 대구에서 보낸 한 달간의 시간과 본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담병원에서 겪은 여러 경험들은 나에게 있어 아주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20년이 넘는 간호사 생활에, 어쩌면 제일 큰 이벤트가 아닐까 한다. 누군가가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그런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나 자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어느 날 집으로 멋진 배지가 도착했다. 대구 코로나19 현장에 투입되었던 의료인들에게 보건복지부에서 보내온 '덕분에' 캠페인 문구가 적혀 있는 마음이 뭉클해지는 배지였다. 내가 이런 걸 받아도 되나 싶은 생각에 잠시 주춤해지기도 했지만, 진열장에 올려놓고 볼 때마다 느끼는 뿌듯함은, 언제나 나를 기분 좋게 해주는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 배지에 새겨진 문구가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아가리라 한 번 더 다짐해 본다.

☞ 관련기사 : 코로나 확진 받은 후배 간호사의 속사정, 눈물이 났다 http://omn.kr/1ui1l

태그:#코로나, #의료진,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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