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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둔산동 한 건물 1층에 내걸린 대형 현수막.
 대전 서구 둔산동 한 건물 1층에 내걸린 대형 현수막.
ⓒ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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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오기를..."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지방검찰청 앞 대형건물 1층에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하는 커다란 현수막이 나붙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리본을 그린 뒤, 기억하겠다는 의미로 'Remember Remember Ukraine'라는 글귀를 적어 넣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100여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누가 왜 이런 현수막을 내 걸은 걸까?

현수막이 걸린 곳은 부동산 사무실. 현수막은 이 사무실 전체를 가린 채 걸려 있다. 이 현수막을 내건 주인공은 이 사무실 대표인 전제용씨다. 그는 바로 옆 작은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을 들을 때 마다 가슴이 답답했다. '내가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되나'하고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직접 전쟁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전쟁의 위협 속에서 살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을 생각하면 우크라이나의 비극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

특히, 아무런 이유도 없이 자기가 살던 집과 고향에서 쫓겨나 국경을 넘어 피난길에 오른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생각하면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자비를 들여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배지를 만들고 지인들에게 나눠줬다. 그리고는 우크라이나 난민 등을 돕기 위한 후원금을 함께 보내자고 제안, 모금을 시작했다.

전 대표의 마음에 감동한 지인들은 흔쾌히 후원금을 모았고, 100여명의 후원자들이 참여해 200여만 원을 모으게 됐다. 전 대표는 이를 UN난민기구 우크라이나 긴급구호기금으로 기부했다.

전 대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대형현수막을 제작해 자신의 사무실을 가린 채 내걸었다. 이 현수막을 보는 시민들이 우크라이나를 함께 기억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한 이 현수막에 후원금을 내 준 지인과 그 가족, 아이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이들의 선한 마음도 함께 기억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아울러 이 현수막을 보는 시민들에게 작은 울림을 주고 싶은 마음도 함께 포함됐다.

그 어떤 단체나 기관이 아닌, 시민 개인으로서 배지와 현수막을 제작하고 후원금을 모아 기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전 대표는 "비록 큰 금액은 아니지만 슬픔에 잠긴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 그리고 우리의 이 작은 마음들이 모여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우리 모두가 바라는 대로 우크라이나가 빨리 평화를 되찾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태그:#우크라이나, #난민, #대전,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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