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 ▲ 지난 10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28회 경북여성농민한마당" 행사. 이 자리에 참석한 윤두현 의원의 부인이 욕을 하고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
| ⓒ 전국여농 경북연합 | 관련사진보기 |
경북지역 여성농민들의 축제 행사에서 지역 국회의원의 부인이 막말을 하고 퇴장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북연합(경북연합)은 16일 오후 윤두현(국민의힘, 경북 경산)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각한 기후위기와 하락하는 농산물 가격으로 농민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회원들의 사기와 단합을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해서 만든 자리에서 여성농민을 모욕하고 무시했다"며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10일 경산 실내체육관에서 제28회 경북여성농민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여성 농민들뿐만 아니라 경산지역 윤두현 국회의원의 부인 서아무개씨, 배한철 경북도의회 의장, 조현일 경산시장, 경산시의회 의원 등이 참석했다.
문제는 이날 개회식장에서 발생했다. 양옥희 전국여농 회장이 인사말을 하던 도중 서씨가 욕을 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고, 그 뒤를 따라 일부 시의원이 함께 일어나 현장을 나갔다는 것이 경북연합 회원들의 설명이다.
양 회장은 "올해도 날씨 때문에 많이 애 먹으셨죠"라며 "비가 많이 와서 걱정, 비가 안와서 타들어갈까 봐 걱정이다. 올해도 농사짓기 쉽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CPTT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까지 더해지지 않아도 농민으로 살기 쉽지 않은데 이름도 어려운 IPEF(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도 할거랍니다. 개방이 우리에게 가져온 무게가 어떤지 지난 십여 년이 넘게 농민들이 감당해온 세월이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정권의 움직임은 예상했던 대로 농민의 삶을 살리는 방향과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여성농민들의 힘이 필요하다. 옳은 것을 위한 우리의 끈질김이 필요하다"고 이어갔다.
이때 앞자리에 앉아있던 윤 의원의 부인 서씨가 "뭐 저런 X가 다 있냐"라고 욕을 하면서 벌떡 일어나 나갔고 옆에 있던 시의원들도 함께 따라 퇴장했다고 복수의 목격자들은 전했다.
당시 현장에서 서씨의 욕설을 들었다는 한 회원은 "정부의 농업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기분이 나빴더라도 욕을 하는 것을 들으니 어안이 벙벙했다"며 "저게 국회의원 부인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놀랐다"고 말했다. 이후 경북연합 대표들이 윤두현 의원실을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지만 제대로 된 사과는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경북연합 "여성농민 모욕"
윤두현 "입증 못하면 법적 책임"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는 국회의원 부인에게 어떤 권력도 부여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북여성농민한마당에서 보인 행동은 자신이 무슨 권력자인양 안하무인의 권력을 휘두른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경북연합은 "윤두현 의원 부인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그 자리에서 했던 막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여했던 배한철 경북도의회 의장에 대해서도 "도를 대표하는 도의장이 여성농민들의 행사 중간에 나가버리는 무례한 행동은 경북도민으로서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라며 "도민을 위로하고 애로를 덜어줘야 할 의장의 행동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두현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발언을 하지 않고 그냥 나갔다. 그쪽에서 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욕을 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한철 경북도의회 의장은 "저는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한 뒤 다음 일정이 있어 곧바로 나와 현장 상황을 잘 알지 못한다"며 "윤두현 의원 부인을 따라 함께 나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