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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란 '이불 같은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포근하고 따뜻하게 '나'를 감싸주는 마음 편한 곳이 이불 속이니까요. 저도 힘들고 슬플 때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기도 하고 때론 '이불킥'을 날리기도 합니다. '나'를 완전히 무장해제시켜버리는 이불 속처럼 마음 편한 친구가 좋은 친구 같아요."

어린이를 좋아할수록 좋은 글 쓸 수 있어
 
박규연 동화작가의  ‘베프콘을 위하여’를 소개하는 북 토크가 7일 오후 4시 양재동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매헌 쉼터에서 열렸다.
▲ 박규연 북 토크 박규연 동화작가의 ‘베프콘을 위하여’를 소개하는 북 토크가 7일 오후 4시 양재동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매헌 쉼터에서 열렸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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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4시 양재동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매헌 쉼터에서는 박규연 동화작가의 '나의 첫 책' <베프콘을 위하여>를 소개하는 북토크가 열렸다.

"저에게 작가라는 것은 잊힌 꿈이었습니다. 20대에는 진지하게 고전문학을 접하면서 삶과 인생을 치열하게 생각하며 성인소설과 에세이 같은 글을 쓰려고 했지만 글을 쓴다는 게 굉장히 막막해 앞이 보이지 않는 뿌연 길 같아 결혼하고 자연스럽게 잊어버렸습니다."

대학 전공도 전혀 글 쓰는 것과 상관없었던 박규연 작가를 다시 깨운 것은 자신의 삶이었다. 

"아기를 키우면서 독서모임에도 나가고 아이를 위해 정서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치유되고 성장하는 '나'를 알게 되고 그런 동화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동화 공부를 하면서 늦었지만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박 작가의 첫 동화책 <베프콘을 위하여>는 제4회 다시 새롭게 쓰는 방정환 문학 공모전 대상작이다. 방정환의 동화 <동무를 위하여>를 모티브로 해서 현대적으로 새롭게 쓴 이야기로 특별한 점은 초등학생 68명의 어린이 심사위원까지 참여해서 뽑힌 대상 작품이다. 

"어린이를 좋아하면 할수록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어린이 동화입니다. 항상 행복하고 희망과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글을 쓰게 합니다."

이날 진행자로 북토크를 이끈 유정민 극단 '해의 아이들' 대표는 "올해는 1923년 5월 소파 방정환에 의해 어린이날이 생긴 지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고 전했다.

박 작가는 글 속에서 어른이 쓰는 동화이기에 더욱 어른의 목소리를 담지 않으려고 유의한다.

"교훈이나 깨달음이 아닌,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뿌듯하고 즐거운 기억으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글을 쓸 때 제일 중요시하는 부분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억눌린 어린이들의 욕망과 결핍을 채워주고 아이들의 상처와 고민거리를 조금이라도 위로해서 후련해진다면 정말 보람 있을 거 같아요."
 
박규연 동화작가의 북토크에는 초등2학년 친구들도 참석해 유쾌한 질문과 대답이 함께 전개됐다.
▲ 박규연 북토크 박규연 동화작가의 북토크에는 초등2학년 친구들도 참석해 유쾌한 질문과 대답이 함께 전개됐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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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프콘을 위하여>에서 배프콘은 '베스트 프렌드+콘'이 합쳐진 말로 '베프' 초등 친구의 우정이 경쾌하면서 유쾌하게 전개된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콘'의 뚜껑을 열면 행운 딱지를 숨기기가 좋은 점에서 동화 제목이 탄생했다는 숨은 의도까지 박 작가는 밝혔다.

"주인공 진성과 명후, 지민과 준이 캐릭터는 주변 어린이를 살펴볼 때 가장 흔한 친구들입니다. 모두 내 안에 있지 않나 생각해요. 주인공 진성은 기특하고 대견해요. 아마도 그렇게 살아봤으면 하는 저의 생각이 담겨있고요. 명우와 지민은 억눌려 있는 또 다른 저이고요. 준이는 긍정적이고 밝게 지내는 캐릭터로, 모두 저를 투영한 것 같습니다."

평범한 아이였다는 박 작가도 친구 이름만큼은 지금도 정확하게 기억한다고 자랑한다.

"당선 소식과 함께 책이 나오면서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꿈을 이뤄 감개무량하다가도 혹시 실수는 하지 않았나 되돌아보기도 합니다. 그림 부분은 전혀 관여를 안 했는데 머릿속 캐릭터와 너무 많이 닮았고 특히 엄마들 외모가 그대로 나와 생동감이 느껴져 출판사(밝은 미래)와 그림작가 분께(김이조)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이불 같은 친구'가 되는 작가
 
박규연 동화작가는 어린이 마음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아는 ‘이불 같은 친구’가 되는 작가를 꿈꾼다.
▲ 박규연 작가 박규연 동화작가는 어린이 마음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아는 ‘이불 같은 친구’가 되는 작가를 꿈꾼다.
ⓒ 임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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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객석에서 독자의 소재 찾기 질문이 나오자 박 작가는 속내를 말했다.

"제가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면 글 쓰는 중요한 소재를 얻을 수 있는 갈증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다니는 두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느냐며 자주 묻고 애들과 같이 휴대폰에 게임을 깔아놓고 직접 해보기도 합니다. 때론 글 쓴 것을 (애들에게) 보여주면 '재밌다'는 말보다 '요정도 괜찮아'라며 그리 후하지 않은 평가도 듣습니다.(후후)" 

책 속 '명후와 지민'의 스트레스 이야기를 하면서 엄마와 함께 북토크 객석에 참석한 초등학교 2학년 친구들이 '스트레스'를 쏟아내는 진풍경도 나왔다. 3명의 아이들은 수학 공부와 밤늦게 공부하는 게 힘들다고 토로하고 한 친구는 한글 공부가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게임을 잘하고 싶은데 안 된다는 친구도 있었다. 

"요즘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만나 놀고 싶어도 학원도 가야 하고 시간이 안 맞아 스트레스받는 것 같습니다. 저도 스트레스받으면 '쇼미 더 머니' 같은 방송을 보면서 욕도 렙으로 하면서 풉니다."

유정민 진행자의 "어떤 작가로 남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후대 평가가 남을 그런 작가라면 정말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희망을 전한다.

"애들 같은 작가, 어린이 마음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아는 그런 작가, '이불 같은 친구'가 되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한편, 이날 북토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의 선정 작가 중 첫 책을 출간한 작가의 시작을 응원하는 '나의 첫 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같이 게재할 예정입니다.


태그:#박규연 작가, #유정민 배우, #2022 문학나눔, #방정환 문학, #베스트콘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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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사물에 대한 본질적 시각 및 인간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통해 옳고 그름을 좋고 싫음을 진검승부 펼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 살아있다는 증거가, 단 한순간의 아쉬움도 없게 그것이 나만의 존재방식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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