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인> <시그널> <킹덤> 등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은 <악귀>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김은희 작가의 글이 김태리, 오정세, 홍경의 연기로 시각화 되어 살아날 때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지 기대가 모인다.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새 금토드라마 <악귀>의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이 자리에는 출연 배우인 김태리, 오정세, 홍경과 연출을 맡은 이정림 감독이 참석했다. 이 작품은 23일 오후 10시 첫 방송한다.
김태리 "빼곡한 이야기, 좋았다"
▲ '악귀' 김태리 김태리 배우가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열린 SBS 금토드라마 <악귀>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23일 금요일 밤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킹덤> 등으로 오싹한 장르에 특히 강점을 보여온 김은희 작가의 또 다른 미스터리인 만큼 올 여름 안방극장에 어떤 스타일의 공포를 선사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악귀의 씐 여자 구산영 역을 맡은 김태리는 극 중 평범한 삶을 꿈꾸는 N년차 공시생으로, 공시생 생활 중 아버지 구강모(진선규 분)가 남긴 유품을 받고 악귀와 조우하면서 잠재된 욕망에 눈을 뜨고 조금씩 악귀에 잠식되어 가는 인물이다.
작품의 첫 인상에 대한 질문에 김태리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보단 김은희 작가님을 만나서 처음으로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라며 "민속학에 기반해 귀신을 다루는 것도 그렇고 소재가 너무 신선하다고 느꼈다. 우리나라에 귀신이 얼마나 많겠나. 그만큼 무궁무진한 에피소드가 나올 것 같아서 기대됐고, 작가님이 이 소재를 활용해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녹여내신다고 하셔서 더욱 궁금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김태리는 "이야기가 빼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12부가 완결성 있게, 구조적으로 완벽하게 짜여있는 것 같았다. 배우로서 이런 이야기를 받게 돼서 좋았다"라고 덧붙였다.
"저와 구산영이 비슷하다고 느꼈던 지점은, 미래에 대해서 대단히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면서도 꿋꿋하게 앞으로 걸어 나가는 것이다. 그런 점이 닮았고, 산영은 실제 저보다 강한 인물이다." (김태리)
오정세는 극 중 재력가 집안 출신의 민속학 교수 염해상을 연기한다. 오정세는 본인의 역할인 염해상에 대해 "(대본을 봤을 때) 위트도 없고 사회성도 떨어지고 매력이 없는 친구였는데, 이 드라마 안에선 좀 더 매력 있는 인물로 구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렇게 연기하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홍경은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경위이자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을 추적해가는 이홍새 역을 맡았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의 경험을 묻는 질문에 홍경은 "태리 선배님은 호기심이 많고 끝까지 그 호기심에 대한 답을 찾아내는 집요함이 있어서 그 점을 배웠다. 정세 선배님에겐 같이 신을 촬영하면서 진짜 이상하고 묘하고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았다. 신의 공기를 현장에 옮겨 놓으시는 카리스마가 대단하시다"라고 밝혔다.
김은희 작가가 청춘들에게 보내는 편지
▲ '악귀' 홍경-김태리-오정세 홍경, 김태리, 오정세 배우가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열린 SBS 금토드라마 <악귀>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23일 금요일 밤 10시 첫 방송. ⓒ 이정민
앞서 김태리가 언급했듯 김은희 작가는 이 작품에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녹여내려 했다. 이정림 감독은 "재작년에 작가님을 처음 만났는데, 그때 작가님이 '지금 내가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해보고 싶다'라고 하시더라. 어려운 시간을 지나왔고, 어른으로서 청춘에 대해서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라도 꼭 한번 이야기하고 싶다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극 중 산영은 20대를 보내는 청춘이고, 해상은 청춘을 조금 지났지만 외롭고 고립된 인물로서 누군가가 봤을 땐 좋은 청춘을 보내지 못한 인물이다. 작가님이 가장 잘 쓰시는 장르에 청춘이란 걸 접목시켜서 글을 쓰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청춘들에게 어떠한 말을 건네려 의도한 김은희 작가. 그의 메시지가 과연 무엇일지를 찾고 느껴보는 것도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악귀가 빙의되기 전후의 김태리 모습도 관전 포인트다. 김태리는 "한 얼굴로 두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게 가장 어려웠던 지점이다. 각각의 인물을 연기할 때 그 인물의 상황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산영이 입장에서 볼 때 악귀의 행동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아서, 산영이 입장으로 악귀를 대하면 연기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었다. 산영이 입장으로 치우칠까봐 그 점을 조심했다"라고 털어놨다.
끝으로, 드라마가 너무 무섭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정림 감독은 "15세 관람가 안에서 최대치로 무섭게 만들려 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세 배우의 캐릭터가 재밌는 부분도 있다. 무서운 것 뒤에 깨알 같은 유머가 숨어 있어서 아마 '괜찮네' 하시며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작품 소개글을 보면 '악귀는 내면의 욕망을 먹고 자꾸 자란다'는 설명이 있다. 그런 악귀가 나한테 왔을 때 과연 나는 옳은 선택을 하면서 나아갈 수 있을까 생각하며 찍었다. 이 세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면서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데 제가 볼 때 안타까운 선택도 있더라. 세 인물의 걸음을 응원하며, 나라면 어떻게 할까도 생각하면서 보시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정림 감독)
▲ '악귀' 오정세-김태리 오정세와 김태리 배우가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 사옥에서 열린 SBS 금토드라마 <악귀>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23일 금요일 밤 10시 첫 방송. ⓒ 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