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11 14:44최종 업데이트 23.10.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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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팩트체크 매체인 '페이크 리포터'는 지난 8일 SNS로 확산된 우리에 갇힌 어린이 영상이 전쟁 발발 이전부터 틱톡에 올라왔다고 밝혔다. ⓒ 페이크리포터

   
최근 틱톡이나 트위터(현 'X') 등에 번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 어린이를 납치해 철창에 가두고 조롱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이후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에 넘쳐나면서 전세계 팩트체크계에 비상이 걸렸다. 

문제의 영상은 3~4살 또래 아이들이 닭장 같은 철창에 갇혀있고 사람들이 낄낄대며 조롱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국내 한 일간지도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 어린이를 닭장에 가두고 조롱했다며 "인권 유린의 현장"이라고 사진과 영상을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기도 전인 지난 10월 4일쯤 SNS 틱톡(Tiktok)에 올라왔던 영상으로 드러났다. 하마스가 기습 공격해 이스라엘 민간인과 어린이를 납치한 건 지난 10월 7일(현지시간)이다.

이스라엘 팩트체커 "우리에 갇힌 어린이는 거짓... 전쟁 전 영상"

이스라엘 팩트체크 매체인 '페이크 리포터(FakeReporter.net)'는 지난 9일(이스라엘 현지시간) "가자 지구의 우리에 갇힌 납치된 이스라엘 어린이들을 보여준다고 주장하는 영상은 거짓"이라면서 "이들은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아니며, 해당 영상은 나흘 전, 즉 현재 전쟁이 일어나기 전 게시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8일부터 SNS를 통해 급속히 퍼진 틱톡 영상에는 '4일 전'이라고 표시돼 있다. '@user690306825128'이란 틱톡 이용자가 지난 10월 4일 이전에 틱톡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전 세계 팩트체커가 검증에 나섰다. 스페인 팩트체크 매체인 '말디타(Maldita.es)'는 9일 동일한 틱톡 사용자가 업로드한 다른 동영상에는 일부 어린이가 철창 밖으로 나와 연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나온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영상에 나온 목소리는 팔레스타인의 전형적인 언어가 아닌 아랍어 방언이라고 지적했다.

덴마크 팩트체크 매체인 Tjekdet(tjekdet.dk)도 10일 "해당 영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된 지난 며칠간 촬영된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영상은 아랍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제작되었으며 오랫동안 인터넷에 게시되었을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가짜 BBC 기자도 등장... 전 세계 '허위정보' 주의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트위터(현재 'X')나 틱톡 등 SNS를 통한 허위정보가 확산되면서 전세계 팩트체커도 비상이 걸렸다. 이번 분쟁과 직접 관련 없는 과거 영상이나 사진이 현재 상황인 것처럼 SNS에 퍼지고 있고, 가짜 BBC 기자 계정까지 등장해 양측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영국 BBC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는 사얀 사다리자데 기자는 지난 9일 ‘이스라엘인들이 공항을 통해 도망가고 있다’는 영상 등을 트위터에 올린 ‘베로나 마크(Verona Mark)’는 BBC 기자를 사칭한 가짜 계정이라고 지적했다. ⓒ @Shayan86

 

영국 BBC뉴스 기자를 사칭한 '베로나 마크(Verona Mark)'는 최근 트위터에 이스라엘인들이 공항을 통해 도망가는 듯한 허위 영상 등을 올렸고, 일부 영국 정치인이 이를 사실로 알고 인용하기도 했다. 

영국 BBC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는 사얀 사다리자데 기자는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BBC 기자인 척 하며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교전 분쟁과 관련이 없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영상을 게시한다"면서 "BBC 뉴스는 베로나 마크(Verona Mark)라는 기자를 고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이터 팩트체크팀도 지난 8일 최근 SNS에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보복 공격인 것처럼 퍼진 영상은 지난 5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 영상이었고, 이스라엘 남부 고속도로에서 이스라엘 공군기 2대를 육상으로 옮기는 영상 역시 하마스의 기습 공격 2주 전인 지난 9월 19일 유튜브에 처음 올라온 영상이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팩트체크 기관인 '포인터연구소'에서 미디어 활용 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알렉스 마하데만 미디어와이즈 이사는 지난 9일 "소셜 미디어에 사용자들이 이스라엘이나 가자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맥락을 벗어난 비디오와 이미지가 넘쳐난다"면서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우리에 갇혀 있다고 주장하는 영상'과 '전쟁의 불길을 부채질하는 가짜 BBC 기자'를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알렉스 마하데만은 "갈등으로 인한 허위사실은 대부분 오래된 영상이나 사진, 오해 소지가 있는 자막이 포함된 영상"이라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은 그래픽과 감정적인 영상,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정치적 갈등, 신뢰할 수 없는 출처로 인해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가속화하고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어린이를 우리에 가뒀다"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거짓
  • 주장일
    2023.10.09
  • 출처
    다수 언론 보도출처링크
  • 근거자료
    이스라엘 팩트체크 매체 '페이크 리포터' 10월 9일 트위터(X)자료링크 이스라엘 팩트체크 매체 '페이크 리포터' 10월 10일 트위터(X), Children in cages video자료링크 스페인 팩트체크 매체 '말리타'(2023.10.9.)자료링크 덴마크 팩트체크 매체 'Tjekdet'(2023.10.10.)자료링크 알렉스 마하데반 포인트연구소 미디어와이즈 이사, 'How to avoid misinformation about the war in Gaza'(2023.10.9.)자료링크 BBC, '이스라엘서 하마스에 납치된 이들은 누구?'(2023.10.10)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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