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1.13 14:16최종 업데이트 23.11.1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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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당론으로 경기도 김포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1월 1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거리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 "서울 출퇴근 인구 81.5%라서 '김포구' 편입?"

국민의힘은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특별시 편입을 추진하면서 높은 서울 출퇴근 인구를 근거로 내세운 바 있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10월 30일 김포한강차량기지에서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마련 간담회 이후 김포 외에 광명, 구리도 편입을 원하면 적극 검토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실질적으로 이 도시(김포)에서 출퇴근하는 인구의 85% 정도가 서울로 출퇴근한다니까, 그런 특수성을 담아서 얘기하니까 수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수 김포시장도 이날 "김포는 서울과 붙어 있어서 모든 물류와 출퇴근도 81.5%가 서울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포시의 서울 통근 비율이 다른 서울 접경 도시에 비해 높다고 볼 수 있는지, 서울 통근 비율이 높다고 해서 서울 편입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지 따져 봤다.

김포시 서울 통근 비율 29.3%... 12개 접경 도시 중 9위

이들이 근거로 내세운 81.5%라는 수치는 김포시의 서울시 출퇴근 인구 비율이 아니라 평일 출근시간대 '김포골드라인' 정차역 중에서 유일하게 서울에 속한 김포공항역에 하차하는 이용자 비율이다. 2020년 통계청 인구총조사 통근·통학 통계에 따르면, 김포시에서 서울로 통근하거나 통학하는 인구는 약 6만4명으로, 김포시 전체 인구(47만3970명) 가운데 12.7%에 불과했다.

<오마이뉴스>는 경기도에서 지난 2021년 12월 발표한 '2021 경기사회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 접경 12개 도시의 서울 출근 비율과 대중교통 이용 현황, 만족도 등을 비교·분석했다. 경기도는 매년 3만 1740 표본가구 내 만 15세 이상 가구원을 대상으로 주거지 중심의 평소 생활과 만족도 등을 조사하는데, 지난 2021년 9월에는 거주지 만족도, 통근·통학 여부, 교통수단 만족도 등 주거와 교통 항목도 포함됐다.

우선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 서울과 직접 경계를 맞대고 있는 접경 도시 12곳을 비교했더니, 김포시의 서울 지역 통근 비율은 29.3%로 12개 도시 가운데 9위였다. 서울 통근 비율 1위는 과천시 51.2%였고, 하남시 46.0%, 광명시 45.0% 순이었다.

또 김포시는 인천 통근 비율이 9.3%로 부천시(11.0%) 다음으로 높았고, 경기도 내 다른 시·군 통근 비율은 9.9%로 가장 낮았다.
 

서울 접경 12개 도시 거주자의 통근 지역별 비율 ⓒ 이종호


MB 정부 "위성도시 10명 중 6~7명 통근·통학, 서울 편입은 바람직 안해"

서울 출퇴근 비율이 높다고 해서 서울 편입 근거가 되는 것도 아니다. 과거 이명박 정부는 2009년 당시 인접 시군의 행정구역을 통합하는 지방행정체계 개편을 추진했지만, 이른바 '위성도시'의 서울 편입에는 비판적이었다.

현재 부산광역시장인 박형준 당시 청와대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은 2009년 10월 29일 청와대 정책소식지(<시·군 자율통합 '주민의 뜻으로, 지역의 미래로' - 통합 논의 '바로 알기'> 편)에서 "특별시·광역시가 인근 시·군과의 통합으로 확대되는 것은 수도권 과밀화 해소 및 균형 발전을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수도권을 예로 들자면 구리, 남양주, 고양, 하남, 광명, 과천 등 서울의 위성도시는 서울의 과밀화를 막기 위한 인구 분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며, 10명 중 6~7명이 서울로 통근·통학을 할 정도로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권이 형성"됐다면서도 "위성도시를 서울로 편입시킬 경우 서울이 더욱 비대화되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심화, 도시과밀화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므로 이는 인근 시와 서울시 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적 차원에서 고려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포시, '대중교통 통근' 최하위권... '대중교통 불만족' 1위
 

서울 접경 12개 도시 거주자의 통근 수단별 비율 ⓒ 이종호


그럼에도 서울 통근자 비율이 낮은 김포시에서 서울 편입 논란이 불거진 건 '김포골병라인'으로 대표되는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 때문이다.

2021 경기도사회조사에 따르면, 김포 통근자들의 대중교통 이용 비율은 12개 접경 도시 가운데 최하위권이었고, 대중교통 불만족도는 가장 높았다. 버스와 전철·지하철 이용자를 합한 대중교통 이용 비율은 31.8%로 양주시(22.8%) 다음으로 낮은 반면, 승용차 통근 비율은 56.7%로 양주시(59.6%) 다음으로 높았다.

김포시는 12개 접경 도시 가운데 교통 불편을 호소한 사람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불만족도도 가장 높았다.

'살고 있는 지역에 불만족한다'고 답한 경기도민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김포시는 '교통이 불편해서'라는 응답이 49.5%로 12개 접경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고, 하남시 46.3%, 고양시 38.7% 순이었다. 반면 대중교통 이용이 활발한 안양시, 과천시, 부천시, 성남시, 광명시 등은 '교통 불편' 응답 비율이 10%대에 그쳤고 '주거시설 열악'이나 '편의시설 부족'이란 응답이 더 높았다.
 

서울 접경 12개 도시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불만족 이유' ⓒ 이종호


전철·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불만족' 응답 역시 김포시가 가장 높았다. 지하철·경전철 이용에 '불만족'(매우 불만족+약간 불만족)이라는 응답은 김포시가 53.0%로 유일하게 절반을 넘겼고, 남양주시 35.6%, 구리시 26.7% 순이었다. 시내/마을버스 이용 불만족도 역시 김포시는 34.0%로 하남시(35.7%) 다음으로 높았다.
 

반면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통근 비율 49.9%로 가장 높았던 과천시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에 불만족한다는 응답도 9.4%에 그쳤다. 대중교통 통근 비율이 절반에 육박했던 부천시(47.3%)와 성남시(46.7%) 역시 대중교통 불만족이 각각 8.3%, 6.8%로 최하위권이었다.

서울로 편입하면 교통 문제 해소? "지하철 5호선 연장 더 시급"
 

김병수 김포시장이 지난 7일 김포시 장기본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 설명회에서 서울시 편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김포시 제공



이처럼 김포시의 대중교통 이용 불만족도가 다른 접경 도시보다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교통계획 전문가인 박경철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김포는 신도시가 서울, 인천과 붙어 있어 광역 통행이 많은 데다 선형 도시라 병목 구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김포골드라인과 국도 제48호선으로 출퇴근 수요가 집중돼 혼잡도가 높기 때문에 '교통 불편' 응답이 다른 도시보다 높게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형도시'란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노선의 양편을 따라 도시 기능이 띠 모양으로 뻗어나가는 도시 형태를 말한다. 중심부에서 사방으로 도로가 뻗어나가는 환상형 도시 형태와 달리, 병목 현상으로 교통 체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도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하남선 1단계 2020년 8월, 2단계 2021년 3월 완공) 이전까지 출퇴근시간대 병목이 심해 교통 불편 목소리가 높았다"면서 "그나마 하남시는 5호선 중량 전철이 들어가 있고, 하남시 남쪽과 서쪽, 동쪽으로도 우회 도로망이 있는데 김포는 다른 곳이 막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김포시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인천 검단 통과 여부를 놓고 인천광역시와 갈등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포시가 서울 자치구로 편입될 경우 서울시의 사업비 부담 비율이 달라질 수 있어 5호선 연장 추진에 불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지난 7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에서 인천을 거쳐가는) 광역철도는 경기도 김포시일 경우에는 국비가 70%, 지방비가 30%지만 (김포가) 서울시로 편입될 경우(도시철도) 국비가 50%로 줄어들고 서울시 부담이 50%로 늘어난다"면서 "서울시도 지금 신중하게 고민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김병수 김포시장은 지난 7일 김포시 장기본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서울 편입과 5호선은 별개로 추진되는 사항"이라면서 "국토부가 올해 12월까지 지자체간 합의를 통해 서울 5호선 김포연장 노선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시 서울 출퇴근 인구 80% 넘어서 편입"

검증 결과 이미지

  • 검증결과
    거짓
  • 주장일
    2023.10.30
  • 출처
    KBS, 김포→서울 출근자 85% 알고보니 ‘김골라 하차율’출처링크
  • 근거자료
    경기도, '경기도사회조사', 2021, 2023.11.08, 통근ㆍ통학 지역 및 교통수단(편도 기준) 경기도사회조사자료링크 김포시 보도자료, '서울편입·5호선 김포연장 밀도있는 소통 오가'(2023.11.8.)자료링크 통계청, '인구총조사', 2020, 2023.11.08, 현 거주지별/성별/통근통학지별 통근통학 인구(서울, 인천, 경기)(12세 이상)-시군구자료링크 청와대 정책소식 29권 2009.10.29. (대통령기록관 이명박정부 국정운영백서)자료링크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 경기도청 기자간담회(2023.11.7.)자료링크 박경철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오마이뉴스 전화 인터뷰(2023.11.8.)자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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