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체포영장 발부를 보도하는 AP통신 ⓒ AP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가자지구에서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가 있는 ICC는 21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에 대해 3명의 재판관이 만장일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지난 5월 네타냐후 총리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에 대한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이스라엘 강력 반발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
ICC는 "재판부는 2023년 10월 8일부터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날인 2024년 5월 20일까지 저질러진 반인도주의 범죄와 전쟁 범죄 혐의로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전쟁에서 국제법을 준수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ICC가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사법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도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ICC는 "이스라엘이 ICC의 사법 관할권을 수용하는 것이 영장 발부의 필요 요건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재판부는 두 사람(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이 식량과 물, 의약품, 의료용품, 연료, 전기를 포함해 가자지구 민간인의 생존 필수품을 고의로 제공하지 않았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생존 필수품의 부족이 가자지구 민간인 일부의 파멸을 초래하는 환경을 조성했고, 영양실조와 탈수로 어린이 등 민간인 죽음을 야기했다는 근거가 있다고 봤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ICC의 영장 발부를 맹비난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에서 "ICC의 반유대주의적이고 터무니없는 거짓을 단호히 거부한다"라며 "압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후퇴하지 않겠다"라고 반발했다.
또한 "하마스 테러 조직이 유대인을 상대로 홀로코스트 이후 가장 큰 학살을 자행하면서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7일부터 가자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전쟁보다 더 정의로운 전쟁은 없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체포 가능성 작아... "휴전 협상 복잡해져" 지적도
이스라엘과 최우방국인 미국은 ICC의 회원국이 아니라서 실제로 영장이 집행될 가능성은 작다.
AP통신은 "ICC가 네타냐후 총리를 국제적인 지명수배자로 만들었다"라며 "이스라엘을 더욱 고립시키고, 전쟁을 끝내기 위한 휴전 협상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ICC의 결정은 여러 전선에서 무장 단체와 싸우는 이스라엘의 국제적 정통성에 큰 타격을 줬다"라고 전했다. 이어 "체포 영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ICC의 124개 회원국에 방문할 경우 체포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포함되어 네타냐후 총리를 고립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ICC의 체포 영장은 정치적 결정이 아니며 존중되고 이행되어야 한다"라며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서의 학살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지지했다.
ICC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고 인질을 납치한 혐의로 하마스 지도부인 야히야 신와르와 무함마드 데이프, 이스마일 하니예 등에 대해서도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들 3명을 각각 살해했다고 밝혔으나, 하마스는 데이프의 사망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