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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명태균 씨에 대한 고소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4.12.3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명태균 씨에 대한 고소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4.12.3 ⓒ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긴급브리핑을 갖고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인물 명태균씨와 제보자 강혜경씨, 김영선 전 의원 등을 사기죄·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과 명씨를 연관지은 허위사실을 무비판적으로 확대재생산한 언론사와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날 지하철 파업 대비를 위해 인도 출장을 돌연 취소했다가 4시간만에 번복한 후 밝힌 입장이다.

'오세훈은 4번이나 나한테 살려달라고 울었다'고 주장한 명씨에 대한 법적대응 가능성을 밝힌 지 약 한 달 반만이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때 '명씨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할 생각은 없냐'는 질문을 받고 "고소장은 써 놨다"고 답한 바 있다.

"염태영·서용주·뉴스타파·뉴스토마토에 명예훼손죄 묻는다"

오 시장은 이날 명태균씨와 강혜경씨, 김영선 전 의원을 "범죄·사기집단"으로 규정했다.

먼저 그는 "명씨 등이 스스로 가중치 조작, 표본 뒤섞기, 이른바 '표지갈이' 등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하는 범죄행위를 스스로 고백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담는 소중한 도구인 여론조사를 조직적으로 조작한 행위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어 "본질은 단순하다. 명태균과 김영선 등 사기집단이 오세훈 캠프에 여론조사를 미끼로 하는 사기의 범의(犯意)를 가지고 접근했지만 우리 캠프는 단호히 물리쳤고 정도(正道)를 걸었다"라며 사기죄 및 업무방해죄 등의 혐의로 이들을 고소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명태균과 강혜경은 여론조사를 조작했고, (오세훈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 등 조작 사실을 알지 못한 인물을 속여 금전을 받아냈다"며 "이는 상대를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한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2021년 선거 당시, 우리 캠프에서 배제된 명태균은 이후에도 당과 연락하며 선거 전략에 영향을 미친 정황이 드러났다"며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일화를 만류하는 권유를 굽히지 않았던 배경에 명태균의 조작된 여론조사 자료의 개입이 있었다면 이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관련 논란을 확대 재생산 한 정치인과 언론에 대해서도 법적대응을 한다고 밝혔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 소장, <뉴스타파>와 <뉴스토마토>가 그 대상이었다.

그는 "명태균, 강혜경, 염태영, 서용주, <뉴스타파>, <뉴스토마토>는 허위사실을 반복적으로 발표하거나 보도하며 저와 저희 캠프의 명예를 훼손해 왔다"며 이들에게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를 묻겠다고 했다. "언론사에 대해서는 수일 전에 정정보도를 점잖게 요청했는데 응하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형사절차다. 마무리되면 민사도 아울러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검찰을 향해선 "기존 수사가 일단락된 만큼 이제는 저 또한 법적 조치를 통해 사기 집단과 동조 세력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며 "검찰은 제가 언급한 모든 혐의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명백한 결과를 신속하게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명태균씨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12.3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명태균씨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12.3 ⓒ 연합뉴스

"오늘 중 고소장 제출...창원지검에 할지 중앙지검에 할지 결정 못했다"

오 시장은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때 "지금 (현재 들고 있는 요약본이 아닌) 고소장을 로펌에서 작성 중"이라며 "오늘 중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공천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에 제출할 지,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할 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수사를 가장 용이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곳에서 하도록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적대응 시점이 '지금'인 까닭에 대해서는 현 검찰 수사 상황 등을 고려한 결정, 그리고 더 이상 본인도 인내할 수 없게 된 상황 때문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관련 질문에 "고소·고발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고소인도) 조사를 받게 돼 있다. 사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서울시장으로서 송사를 진행하면서 정신적 에너지를 뺏기는 것이 시민에게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극도로 자제했다"면서 "(그런데) 갈수록 거짓이 거짓을 낳고 왜곡이 왜곡을 낳는, 제 인내심이 더 이상 허용 않는 지경이 됐다. (이제는) 잘잘못을 분명히 밝히는 게 시민 여러분께 도리라 판단했다"고 답했다.

또한 "오늘 (김영선·명태균에 대한) 검찰 기소가 이뤄진다"며 "이제 이 사건(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에 대해 최선을 다해 수사할 여력 된다는 판단 하에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오세훈이 나한테 명태균을 만나보라 했다'는 내용이 담긴 김한정-강혜경 녹취록,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미공표 여론조사 조작을 통해 오 시장을 도왔다'는 의혹 등은 재차 반박했다.

그는 이날 관련 질문에 "김한정씨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저는 알 도리가 없다.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미공표 여론조사는 일반국민여론조사로 진행된 당내 경선이나 단일화 경선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면서 오히려 명씨가 여론조사 조작을 통해 후보 단일화 판단에 어려움을 끼친 게 업무방해죄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해외출장 취소 번복에 "송구"... 시 관계자 "명태균, 고려할 사안 아냐"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12.3
오세훈 서울시장이 3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12.3 ⓒ 연합뉴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혼선을 빚었던 인도·말레이시아 공무 국외 출장과 관련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오히려 여기 있으면 노사 협상 과정에 제 존재가 걸림돌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다"며 "서울교통공사 사장께 위임하고 제가 출장을 가는 게 노사 간 허심탄회한 협상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관련기사 : 오세훈, 오락가락...'지하철 파업 대비' 취소 해외출장, 4시간만에 번복 https://omn.kr/2b89d)..

서울시는 이번 출장 취소 번복 배경에 '명태균 논란'은 없다고 재차 밝혔다. 시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명태균 논란이) 무슨 상관이 있나. 그건 고려할 사안이 아니었다"면서 "교섭일정이 정해질 때부터 취소 여부를 고민했는데 (5일 예고됐던) 전국철도노조 파업 여부가 걸렸던 것"이라고 답했다.

#오세훈#명태균#여론조사조작#법적대응#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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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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