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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상정되자 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 유성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상정되자 회의장을 퇴장하고 있다. ⓒ 유성호 ⓒ 오마이뉴스

긴 시간이 지난 후, 우리나라 역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시도가 자행되었던 작금의 시간을 어떻게 평가할까? 한국의 정치뿐 아니라 개인 삶의 근간을 뒤흔든 심각한 위기의 상황으로 기록할 것이다. 헬기를 타고 나타나 유리창을 깨고 국회의사당으로 진입하는 특수군인을 맨몸으로 막은 시민들과 그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많은 국민이 느꼈던 위기와 공포를 어떻게 더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러한 윤석열 대통령의 반헌법적 내란에 빠르게 대응해, 위기 상황을 극복했다는 안도감을 느낄 틈도 없이 극단적 위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내란의 위기감이 채 가시기 전,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철저히 당리당략에 따라 내란 사건 수습을 시도하면서 무너진 민주주의 체계의 근간이 또다시 흔들리는 2차 위기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보다 당리당략 노골적으로 앞세운 집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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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7일의 '쇼츠 담화'에서 '자신의 거취를 당에 위임하겠다'라고 밝히며 자신은 더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자인했다. 자의든 타의든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대통령을 그냥 둬서는 안된다는 것이 명백해졌고 국민의힘 또한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 배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대통령 자신이 '식물 대통령'임을 선언했고 여당도 이를 인정한 상황이라면 퇴진이든 하야든 대통령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날 의지나 능력이 없으면 적절한 외력을 통해서라도 이를 시도해야 하며 그마저도 안되면 탄핵이라는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옳은 길이다.

그런데 국민의 힘은 대통령 스스로 거취를 결단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직무를 즉시 정지할 수 있는 법적 절차인 국회의 탄핵 투표를 불성립시킴으로써 극심한 혼란과 위기를 유발했다. 사회의 안정을 위해 한시라도 빨리 직무에서 배제해야 하는 대통령을 국민의힘이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반헌법적 내란 시도에 유감과 책임을 표명하면서도 탄핵을 통한 문제 해결을 정면으로 막고 있을 뿐 아니라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가 공동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괴이한 주장을 내놓은 국민의힘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것이 국민의힘식 K-정치인가?

윤 대통령의 내란 시도 후 이어진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며 들었던 생각은 집권당 국민의힘은 자신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서라면 민주주의는 쉽게 포기할 수 있는, 대통령만큼이나 위험한 '민주주의 파괴자'라는 의구심이다.

 윤석열 탄핵 표결 불참 국민의힘 의원 105명 명단.
▲윤석열 탄핵 표결 불참 국민의힘 의원 105명 명단. ⓒ 김지현



먼저, 국민의힘 원내대표 추경호는 지난 3일, 계엄 선포 후 추진된 계엄 해제 요구 투표 시작이 지연되도록 의도적으로 방해했을 뿐 아니라 국민의힘 의원들이 투표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유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그는 국민의힘 의원의 의견 수렴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힘이 실리려면 적어도 표결 시점에 국회에 있었던 그는 개인으로라도 계엄 해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마땅했다. 그러나 그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고 계엄 선포 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것이 나중에 드러났다.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다수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계엄 선포는 야당을 경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라는 대통령의 터무니없는 변명을 옹호하며 내놓은 '민주당의 폭거는 사실이다, 대통령이 오죽하면 그랬겠냐'라는 궤변은 민주주의에 대한 그들의 인식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야당을 겁박하기 위해 계엄이라는 방법이 허용될 수 있다는 반민주적 생각을 드러낸 것이다.

계엄해제 요구가 제때 이뤄지지 못해 계엄이 계속 됐다면 그들은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 추경호를 비롯한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계엄 선포는 민주당으로 인해 유발된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며 계엄 유지를 적극 옹호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황당한 허구라고 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의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은 3명의 의원을 제외한 전체가 윤 대통령 탄핵 투표에 불참해 내란으로 유린된 헌정 질서의 회복 시도를 원천 봉쇄한 것을 통해서도 여실히 확인되었다. 국민의힘에 민주주의는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서라면 간단히 포기할 수 있는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면 민주주의의 기본 틀을 깨뜨린 내란이라는 중대 범죄를 자행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 투표 자체를 어떻게 거부할 수 있는가?

사회의 신뢰 체계 무너뜨린 대통령

주말에 열린 시위에 부모를 따라 참석한 어린 초등학생들이 대통령을 동물에 비유하며 비난하는 상황을 보며 어른 세대로서 표현하기 어려운 착잡함을 느꼈다. 존경과 존중받아야 할 '대통령'이 이미 오래전부터 국민 다수의 조소 대상이 된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공포를 가져온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사건이 법과 절차에 따라 제대로 처리되지 않을 경우, 우리 사회에 큰 후유증이 남길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서라면 사회가 공유하며 지키고 있는 가치, 질서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위험한 생각이 사회에 자리 잡을 수 있다. '어떤 잘못을 하든 그냥 버티면 된다, 결국은 힘을 가진 자가 곧 정의다'라는 생각이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과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과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사건이 민주주의의 유지에서 중요한 근간을 구성하는 사회의 기본적인 신뢰 체계를 근원적으로 무너뜨린 것에 있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에 따라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공식화했지만 그 후에도 '대통령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2차 계엄이 자행될 수 있다'라는 불신은 단순한 불안을 넘어 사실로 인식되었다. 대통령이 '2차 계엄'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지만 그마저도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계엄은 있을 수 없다'고 역정을 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몇 개월 지나지 않아 계엄을 주도해 전체 사회를 공포에 빠뜨린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기관 누구의 말을 신뢰할 수 있고, 어떤 정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과 그 이후의 과정에서 나타난 파괴된 가치 질서, 정치에 대한 불신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우며 많은 시간과 비용을 요구할 것이다. 그렇기에 전체 사회가 겪고 있는 현재의 위기를 법과 절차에 기반해 바르게 수습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당장은 이번 내란 사건과 같이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건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거리로 나서는 평범한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

'현 대통령의 빠른 직무 배제는 필요하지만 탄핵은 안된다'는 극히 모순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국민의힘이 거센 사회적 저항을 받으면서도 탄핵을 필사적으로 거부하는 이유는 어떤 대의도 아닌 자신들의 안위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다. 자신들이 세운 대통령의 무모한 행위로 인해 겪고 있는 엄청난 피해는 등한시한 채 전체 사회를 계속 위기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아이돌 노래 합창하며 탄핵투표 촉구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아이돌 노래를 합창하며 탄핵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본희의장을 떠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투표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아이돌 노래 합창하며 탄핵투표 촉구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아이돌 노래를 합창하며 탄핵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본희의장을 떠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투표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 이정민

국민의힘의 반민주적 행보가 긴 기간 많은 피를 흘리며 지켜온 우리 민주주의 역사의 거대한 물줄기를 막을 수 없다. 법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과 그에 편승한 정치집단에 가해진 평범한 민초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무모한 정치권력에 의해 자행된 위기와 공포에서 하루속히 벗어나 일상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을 막는 더 이상의 시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정당으로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탄핵을 통해 정치와 사회가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필요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것이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서도, 또다시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잡기 위해 거리로 나서는 평범한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대통령#탄핵#국민의힘#내란#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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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12·3 윤석열 내란 사태

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독일에서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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