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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여의도 국회 앞에서부터 여의도역까지 거리를 가득 메웠다.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여의도 국회 앞에서부터 여의도역까지 거리를 가득 메웠다. ⓒ 권우성

8년 전 12월 9일 국회에서 18대 대통령을 지낸 박근혜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 당시 의결내역은 재적의원 300명에 299명 재석, 찬성 234명, 반대 56명, 기권 2명에 무효표가 7건이었다. 그리고 모두 알고 있는 것과 같이 약 3개월 뒤인 2017년 3월 10일 박근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파면'되었다.

지난 7일 오후 국회 앞에는 집회 규모 추산이 무의미할 정도로 수 많은 시민들이 비상계엄에 대한 분노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지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이 탄핵소추안 의결 불참을 당론으로 채택하며 재적의원 300명에 재석 195명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비상계엄 이후 탄핵소추 대상인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8년 전 박근혜에 대한 실망보다 훨씬 매서움에도 탄핵안 의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은 전체 108명 중 고작 3명이었다. 그리고 이중 김예지, 안철수 의원 2명만이 탄핵을 찬성했다. 국민의힘이 당장의 탄핵 절차를 늦춰 시간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8년 전과 다른 선택으로 정치세력으로서 국민과의 신뢰를 스스로 산산조각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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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전신 한나라당, 새누리당)이 내세워 당선되었던 직전 두 명의 대통령 중 박근혜는 헌법을 유린해 파면되고, 이명박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로 퇴임 후 중형을 받았다. 그리고 급작스럽게 영입해 당선된 윤석열이 집권 2년 반 만에 스스로 국회와 국민을 상대로 내란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들 3명을 배출한 책임만으로 탄핵안 의결을 넘어 자진 해산을 해도 모자랄 판인데 탄핵안 의결에 참여한 의원이 고작 3명이라니. 도대체 8년 동안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낯은 얼마나 더 두꺼워졌고, 이들의 양심과 책임감은 얼마나 가벼운 것이 되었는가.

박근혜 탄핵보다 윤석열 탄핵 훨씬 더 시급

물론 박근혜 탄핵의 원인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와 다르고 탄핵의 과정도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기는 했다. 2016년 10월부터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하면서 언론 보도를 통해 국정농단과 이권 개입이 사실로 드러났고, 이를 국회에서 정당간 논의를 거쳐 최순실 게이트 2개월여 만인 12월 9일에 탄핵소추안 가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비해 사안이 훨씬 더 급박하다. 전시 또는 그에 준하는 비상사태에서만 발동할 수 있는 비상계엄을 뚜렷한 이유 없이 선포하고 특수부대를 동원해 국회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했다. 비록 이번 비상계엄의 결론이 미수에 그쳤더라도 본질은 현직 대통령이 국회와 국민을 대상으로 내란을 통해 반헌법적 독재를 시도한 것이다. 즉 윤석열 대통령은 전 국민이 목격한 내란 미수 현행범인 셈이다.

특히 비상계엄 해제 후 국회에 투입되었던 제1공수특전여단과 제707특수임무단 지휘관들이 현장에서 실탄을 분출하지 않고 시민들과의 충돌을 피하라고 지시했다는 인터뷰들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제1차장이 폭로한 윤 대통령의 이재명, 한동훈, 조국 등 정당 대표를 포함한 방첩사령부 체포리스트들의 체포 작업 지원을 지시한 정황을 다시 생각하면 아직까지 모골이 송연하다.

이들 일선 지휘관과 책임자들이 아무 분별력 없이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대로 따랐다면 이번 비상계엄은 지금과는 다르게 '유혈사태'로까지 번졌을 수 있다.

이처럼 이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가 헌법 질서상 정당성이 없고 국민 안전의 측면에서도 위험천만한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건이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탄핵안 의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당론으로 정해 결국 탄핵안을 막았다. 결국 민심과 책임보다 당의 이해를 우선시한 것이고 이를 국민들이 용인할 리 없다.

한동훈 대표, 권한 없는 국무 개입·사태 수습 안 돼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탄핵안이 무산된 다음 날인 8일 발표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발표한 공동 담화문도 의뭉스럽기 짝이 없다. 이 담화문에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질서 있는 조기 퇴진 과정에서 혼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총리와 당대표 간 "주 1회 이상 정례 회동을 하고, 상시 소통을 통해 경제·국방·외교 등 시급한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해 한 치의 국정 공백도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한다. 대통령 유고 상황이 아닌데도 총리와 여당 대표가 국정을 이끌겠다는 이야기다.

한 대표가 적법한 권한 없이 국무를 수행하거나 사태를 수습하려 하는 것은 아무런 정당성이 없어 부적절하다. 이런 태도를 통해 성난 민심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거나 윤 대통령과 내란 공범자들, 그리고 여당이 지어야 할 책임을 지연시키거나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만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직무 정지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따른 파면이야말로 헌법과 법률에 따른 '질서 있는' 정권 퇴진 절차이다. 오히려 한동훈 대표와 국민의힘이야말로 과도하게 당리 중심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탄핵이라는 질서 있는 퇴진 절차를 유린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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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비상계엄#탄핵#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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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윤석열 내란 사태

"현실의 공허한 공포를 떠올린 나는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어디건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보기로 결심했다" -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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