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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S 정명석 징역 17년 확정. 기자회견하는 피해자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JMS(기독교복음선교회)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도형 단국대교수, 피해자 메이플씨, 조성현 피디가 입장하고 있다.
JMS 정명석 징역 17년 확정. 기자회견하는 피해자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JMS(기독교복음선교회)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도형 단국대교수, 피해자 메이플씨, 조성현 피디가 입장하고 있다. ⓒ 이정민

3년 전 기자회견 당시 입었던 검은색 정장. 메이플은 9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똑같은 옷을 입고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JMS 안에선 검정색이 사탄의 색깔이라고 해서 안에서는 못 입게 했다. 2022년 3월 16일 제가 특별히 검정색 옷을 입고 기자회견을 했고, 오늘은 끝난 날이니까, 마지막 날이니까 같은 옷을 입고 나왔다."

이날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는 JMS(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 정명석씨가 여성 신도들에게 성폭력을 가하고, 이들을 무고했다는 혐의를 전부 유죄로 판단한 항소심 판결을 유지하고 정씨의 징역 17년 형을 확정했다. 그 피해자 중 한 명인 메이플은 넷플릭스 다큐 <나는 신이다>에서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 정명석과 JMS의 실체를 폭로하고 그들과 맞서 싸웠다. 모국 홍콩과 한국을 오가며 힘든 과정을 버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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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은 이 과정에서 JMS 신도들의 협박과 2차 가해에 시달렸다. 이날 기자간담회 역시 그의 안전을 위해 시간과 장소 보안을 유지하고, 사전에 신청 받은 취재진에 한해 참석을 허용했으며, 곳곳에 경호원들이 배치된 상태로 진행됐다.

길고 힘든 싸움을 비로소 끝냈음에도 기자간담회 초반, 메이플의 얼굴은 다소 굳어 있었다.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마음은… 어… 되게 복잡한데…"라며 심경을 드러냈다.

다른 피해자 응원하는 메이플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JMS(기독교복음선교회)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피해자 메이플씨가 다른 피해자에게 응원의 말을 하고 있다.
다른 피해자 응원하는 메이플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JMS(기독교복음선교회)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피해자 메이플씨가 다른 피해자에게 응원의 말을 하고 있다. ⓒ 이정민

"그래도… 긴 싸움 끝에 드디어 답이 나온 거고. 어… 어… '정의가 진짜 있구나'라고 알게 됐다. 물론 (징역) 17년은… 솔직히 제가 받은 상처, 그리고 힘들었던 모든 게 보상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앞으로는 진짜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것 한 가지는 보장할 수 있으니까 그것만큼은 좋다."

메이플이 기자간담회가 시작한 지 약 50분 만에 처음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는 "홍콩에서 그동안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앞날이 너무 막막했다. 뉴스가 퍼지면서 직장을 못 찾았다"면서도 "그래도 이제 모든 게 끝났으니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 번 더 미소지었다.

또 다른 피해자들을 향해 "저도 끝낼 수 있으니까 (여러 분들도) 끝낼 수 있다"라며 "제 사건은 끝났지만 계속 함께 할 거니까, 우리는 함께 끝까지 이길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피해자가 피해자에게 보내는 응원 "계속 함께 할 거니까"

메이플 등 피해자를 지원해온 김도형 건국대학교 교수는 "2021년 처음으로 메이플과 연결됐을 때 '정명석을 처벌하고 나면 목숨을 끊고 싶은 심정이다. 목숨을 걸겠다'고 얘기해서 둘이 의기투합했지만, 부모님도 반대했다"며 지난 일을 떠올렸다. 그는 지지부진했던 수사와 재판으로도 모자라 항소심 재판부가 메이플의 피해사실이 담긴 녹음파일을 정씨 변호인단이 복사하도록 허가해주면서 시작됐던 극심한 2차 가해 등을 떠올리며 법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한 배경을 보면 극심한 2차 가해도 있는데 (항소심 재판부인) 대전고법은 (정씨의 형량을) 7년 감경하면서 '2차 가해는 피고인 측의 책임이라고만 할 수 없다. 수사기관 잘못도 있다'고 썼다. 재판부에 물어보고 싶다. 검찰이 JMS에 2차 가해하라고 부추겼나? 어떻게 이게 판결문에 실리나."

김 교수는 또 항소심 재판부가 녹음파일 하나의 증거능력을 문제 삼아 감형했다고 주장하며 "성폭행범이 성폭행했는데, 증거가 30개일 때와 29개일 때 형량이 바뀐다면 수긍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항소심 재판장의 연수원 동기가 정씨 변호인이었고, 그가 메이플을 찾아와 협박했던 일, 정씨 변호인들이 끊임없이 메이플을 2차 가해한 일 등을 언급하며 "(또다른) 정명석의 재판이 진행 중인데, 거기서도 변호인들의 2차 가해는 악랄하기가 끝이 없다"고 했다.

김 교수의 도움을 받아 정씨를 고소·고발한 피해자들은 메이플을 포함해 모두 21명이다. 10명은 재판이 진행 중이고, 미성년자 피해자 1명은 JMS 쪽의 회유와 협박에 못 이겨 고소를 취하했다. 나머지는 경찰 수사 마무리 단계다. 김 교수는 "한 명은 출산이 임박해서 조만간 취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피해자들이 가장 괴로운 것은 수사 지연, 재판 지연이다. 중간에 포기하는 피해자도 계속 나오리라 생각한다. 사회적 감시가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남은 수사·재판... 2차 가해 난무... "피해자들 더 확실히 보호해야"

JMS 정명석 징역 17년 확정. 기자회견하는 피해자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JMS(기독교복음선교회)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도형 단국대교수, 피해자 메이플씨, 조성현 피디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JMS 정명석 징역 17년 확정. 기자회견하는 피해자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JMS(기독교복음선교회)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도형 단국대교수, 피해자 메이플씨, 조성현 피디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나는 신이다>를 제작, 이 사건을 공론화한 조성현 MBC PD 역시 피해자 보호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메이플을 미행했던 여성이 (JMS를) 탈퇴하고 '미안하다'며 제게 외장하드를 줬는데, 거기에 메이플이 찍은 고양이 사진이 있었다"며 "현재 어디 사는지를 확인하려고 한 건데, 그런 것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도 얘기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로 그쪽에선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상황"이라며 "메이플과 나머지 사람들을 더 확실히 보호해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조 PD는 "메이플이란 사람이 대단하다.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믿었던 존재와 싸움을 시작해 모든 걸 다 견뎠다"며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작년 가을쯤 메이플이 한국에 왔다가 출국할 때 인천공항에서 '메이플 덕분에 탈퇴할 수 있었다. 고맙다'고 인사하던 이들이 있었다. 정명석을 평생 감옥에 보내는 것도 큰일이지만, 거기서 빠져나온 사람들의 회복이야말로 훨씬 더 큰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거기서 메이플이 큰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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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신이다#정명석#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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