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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이러한 요구가 교사의 정치적 권리를 제한하는 주된 근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자료사진).
▲▲문제는 이러한 요구가 교사의 정치적 권리를 제한하는 주된 근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자료사진). ⓒ joszczepanska on Unsplash

우리나라 헌법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육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고 당파적 개입과 지배를 배제한 교육의 실천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개념은 교육이라는 전문영역에서 교사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요구가 교사의 정치적 권리를 제한하는 주된 근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의 성격을 규정하는 동시에, 이견이 상존하는 '중립성'이 훼손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교사 이전에 개인으로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시민적 기본권이 불허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독일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논의는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어떤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독일에서의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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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의무는 2010년대 중반 이후, 독일 극우주의 경향의 정당인 대안당(AfD)이 기성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불신을 토대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의제로 부각되었다.

반난민, 반다문화를 표방하는 대안당의 극우적 정강에 대해 독일사회 각계에서 강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정치교육 분야를 비롯한 교육계 또한 대안당이 주장하는 반민주적 정책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뤘다. 광범위한 사회적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안당은 교육계의 비판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준수 의무를 내세웠다. 대안당은 학교와 교사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 즉, 교사는 학교에서 특정 정당을 옹호하거나 비판해서는 안 되며 객관적 중립적 입장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교사가 교육활동에서 대안당을 비판하는 것은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준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대안당은 '중립학교'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대안당을 비판하는 교사를 신고하게 함으로써 교육계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사의 중립성 준수 의무를 어떤 관점에서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독일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독일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준수 의무는 독일 기본법의 7조 1항에 근거를 두고 있다. 기본법에 따라 국가를 대리해 직무를 담당하는 독일의 교사는 특정 입장에 편향되지 않은 정치적 신중함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에 교사는 상이한 사회적, 종교적, 인종적, 정치적 세계관, 가치 등을 동등하게 존중하고 제반 교육활동에서 특정 입장에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 태도를 취해야 한다.

기본법이 명시하고 있는 민주주의, 인간 존엄의 가치에 기반해 사회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해야 하며 개인의 존엄에 손상을 가하는 행위, 태도는 엄격히 제한된다. 인종, 장애 등에 따른 차별 금지는 이러한 다양성 존중의 관점에 기반을 둔 것이다. 즉, 교사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성은 다양하고 상이한 가치에 대해 개방적 입장을 유지해야 하며 특정 가치를 선호하거나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한편, 독일 교사에게 요구되는 정치적 중립성 의무는 개별 교사가 각종 정치 사안이나 쟁점에 대해 기계적인 '객관적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교사는 기본법에 의거해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를 가지고 있으며, 학교 안팎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공개할 수 있다. 즉, 교사가 수업을 비롯한 제반 교육활동에서 자신의 의견만 제시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금지되지만,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다루는 가운데 개인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허용된다.

이를 통해 현실 정치와 관련된 교육활동에서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다룰 수 있다. 물론 이것이 교사에게 모든 정치 행위가 허용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학교 내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 동조를 요구하는 등과 같은 정치적 행위는 교사에게 허용되지 않는다.

정리하면, 독일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의무는 교사의 정치 참여나 관련 활동을 제한하는 소극적 측면을 넘어 헌법 가치에 기반해 다양한 사상, 입장을 존중하고 제반 교육활동에서 이를 동등하게 다루는 객관적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적극적 측면을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 가치 수호자로서 교사

독일에서 학교는 다양한 가치와 세계관에 대해 개방적 입장을 견지하는 가운데 학생이 각자의 삶을 준비할 수 있게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학교 내에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행위자는 단연 교사다.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는 각종 교육활동을 통해 헌법의 근간인 민주주의, 인권 존중의 가치가 학생의 실제 생활 방식으로 체화될 수 있게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와 관련, 교사는 필요시, 특정 정치적 사안에 대해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 아닌 헌법적 가치를 토대로 개인의 입장을 가질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수업을 비롯한 제반 교육활동을 통해 학생 개인이 해당 사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립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사는 헌법, 민주주의에 반하는 대안당의 정치 지향에 대해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 아닌, 문제점을 비판하며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었다. 또한, 학생이 극우적 발언을 하는 등 학교의 일상 상황에서 극우주의 관련 사안이 발생했을 때 교사는 간과하지 않고, 학습 주제로 적극 다룸으로써 학생들이 문제에 대한 바른 이해와 태도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한 상황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교사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방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이 개인 의견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는 신호로 이해되어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 강조되었다.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 필요

민주주의 교육 기관으로서 학교가 제 기능을 충실히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무엇보다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제반 교육 실행을 위해 요구되는 학교의 여건을 갖추고 교사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반면, 우리 사회에서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개념은 학생을 민주 시민으로 육성하는데 필요한 교사의 역할을 촉진하기보다 오히려 제한하는 방식으로 기능하고 있다.

생활방식으로서 민주주의를 체득하는 실천의 장인 학교에서 교사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기본 토대로서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모색이 필요하다. 민주주의, 인권 가치에 기반해 제반 교육활동을 수행할 수 있게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개념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연론 창에도 실립니다.


#교사#기본권#정치참여#교육중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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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독일에서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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